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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파격 실험… R&D 실패해도 아이디어 괜찮으면 포상한다

입력 2018-04-13 19:03  

"실패는 혁신의 기반"

'좋았을 컬' 사례 경진대회 개최
공모 참여 250건 중 4건 시상
연구 경험 DB 구축해 자산화

사례 분석 후 R&D에 반영
"실패 활용하는 문화 퍼뜨리자"



[ 고재연 기자 ]
반도체업계는 신규 공정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공정별로 최적의 온도, 시간, 가스 투입량 등을 찾아내 ‘최고의 레시피’를 완성한다. 제품에 따라 적게는 400여 개, 많게는 900여 개 공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최적의 조합을 찾는 게 중요하다. 조합이 조금만 달라져도 다른 결과가 나오는 만큼 수많은 시행착오가 발생한다. 연구원들은 레시피를 완성한 뒤에도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다면 불량률도 줄이고, 공정 개발 시기도 앞당길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실패 경진 대회’를 열자고 제안한 이유다.

실패를 ‘공공 자산’으로

SK하이닉스는 지난 12일 경기 이천시 본사에서 실패 사례 공모전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좋았을 컬’을 열었다. ‘컬’은 문화를 뜻하는 영어 단어 ‘컬처(culture)’의 앞글자에서 따왔다. 재치 있는 행사명도 박 부회장의 아이디어다. 연구개발(R&D) 과정에서 아이디어는 참신했으나 아깝게 실패한 사례, 당시에는 몰랐는데 나중에 실패 원인을 확인하게 된 사례 등을 공모해 시상했다. R&D 과정에서 연구원 개개인이 겪은 실패 경험을 공동의 자산으로 삼는 게 목표다.

지난 한 달 동안 이어진 공모전에서 약 250건의 실패 사례가 등록됐다. 반도체 설계·소자·공정, 라인·장비 운영, 환경·안전·보건, 분석·시뮬레이션, 전략·기획 등 연구개발과 관련한 모든 분야가 포함됐다. 이날은 우수 사례 4건을 선발해 박 부회장 등 주요 임원이 참석한 가운데 시상식이 열렸다.

최우수상은 미래기술연구원 R&D공정담당 박지용 책임에게 돌아갔다. 지난해 10나노급 D램 신규 공정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검증 절차를 촘촘하게 설계했다면 불량률을 큰 폭으로 줄일 수 있었다는 내용이다. 당시 신규 공정 점검 과정은 개발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시뮬레이션에 의존했다. 박 책임은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실제 장비에 적용해 직접 돌려보는 과정을 거쳤다면 불량률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시간 대비 효용이 더 컸을 것이라는 뜻이다.

우수 사례로 선정된 또 다른 연구원은 20나노급 D램 개발 과정에서 성공적으로 적용했던 반도체 소자 구조를 10나노급 D램 개발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정성적 목표에 의존해 어려움을 겪은 사례를 공유했다. 당시 정량적이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면 개발 시기를 좀 더 앞당길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의미다.

실패 데이터베이스 구축

이미 실패한 사례를 되짚어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정 초미세화로 이미 반도체업계의 효율이 극한까지 올라간 상황에서 불량률을 조금만 낮춰도 ‘공정 혁신’을 이룰 수 있다. 작은 실패 사례들을 되짚어보고 더 나은 해결책을 찾아내는 과정이 중요한 이유다.

SK하이닉스는 공모전에 제출된 250건의 실패 사례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할 예정이다. 충분한 데이터가 쌓이면 회사 내 데이터사이언스 담당 전문가들이 사례를 분석해 R&D 과정에 직접 적용하기로 했다.

이 행사를 계기로 실패를 ‘혁신의 기반’으로 활용하는 것이 목표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박 부회장은 “혁신적인 반도체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집단지성을 통한 문제 해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실패를 두려워하는 대신 실패를 분석해 이를 혁신의 기반으로 활용하는 문화를 널리 퍼뜨리자”고 당부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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