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産·學·醫 햄버거 미팅'이 일상… "보스턴, 바이오벤처社엔 천국"

입력 2018-04-17 18:34  

갈 길 먼 K바이오 (4)·끝
세계 최대 바이오클러스터 美 보스턴서 배운다

매사추세츠주, 10년간 1조 투자
병원·스타트업·대형 제약사 즐비
분야별 정기모임·학회 활성화

'腦전이 폐암치료제 강자' 제노스코
3년 前 의사들 조언받고 기사회생



[ 한민수 기자 ] 미국 보스턴 콩코드가에 있는 바이오 벤처기업 제노스코는 3년 전 큰 위기를 겪었다. 개발 중이던 비소세포폐암 신약이 노바티스 등 대형 제약회사들에 선수를 뺏겨 경쟁력을 잃은 탓이었다. 회생의 발판을 마련한 것은 주변 의사들 덕분이었다. 폐암환자에게 동반되는 암의 뇌 전이에 주목하면서 이 회사 위상은 180도 달라졌다. 한인 벤처기업가인 고종성 제노스코 대표는 “정보 교류 등을 위해 참여하던 모임에서 만난 의사들의 조언을 듣고 실마리를 찾았다”며 “바이오벤처, 다국적 제약사, 창업투자사, 병원 등이 어우러져 협업 생태계가 조성된 보스턴은 바이오 벤처기업에는 천국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일상화된 산·학·병 협업

보스턴 클러스터 지역은 점심시간이 분주하다. 연구자와 기업인, 의사 등이 수시로 만나 점심을 먹고 정보를 교류하는 게 일상화돼 있어서다. 정기모임 및 학회도 수시로 열린다. 바이오젠 셀젠 등도 이런 생태계 속에서 세계적 바이오 제약기업으로 성장했다. 제노스코도 마찬가지다.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25%가 암이 뇌로 전이되는데 아직 치료제가 없다는 의사들의 조언이 개발 전략을 바꾼 계기가 됐다. 이 회사는 뇌로 전이된 암에도 효과가 있는 3세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중에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빠른 개발 단계를 밟고 있다. 2015년 7월에는 유한양행에 기술 수출까지 했다.

고 대표는 “보스턴에서는 매달 연구분야별로 연구자 기업 의사 등이 모이는 정기모임과 학회 등이 활성화돼 있다”며 “여기서 알게 된 의사들에게 자문하지 않았다면 폐암 치료제 개발을 포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정부의 적극 투자가 밑거름

보스턴이 세계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로 발돋움하게 된 것은 매사추세츠주정부의 적극적 투자가 한몫했다. 매사추세츠주정부는 바이오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보고 2007년부터 10년간 1조원을 투자했다. 인프라가 갖춰지자 보스턴을 가로지르는 찰스강 남쪽 케임브리지 지역에 바이오기업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북쪽 롱우드에 있는 연구병원들과 협업하는 생태계도 갖춰졌다. 매사추세츠주정부는 세계 1위 바이오 클러스터 지위를 굳히기 위해 향후 5년간 50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하는 2차 생명과학투자계획을 지난해 내놨다.

미국의 바이오 전문지 젠(GEN)은 보스턴을 미국 1위 바이오 클러스터로 선정했다. 보스턴 클러스터 입주사들이 2016년 미국국립보건원(NIH)으로부터 받아낸 연구자금은 5600억원에 달했다. 이는 뉴욕(3900억원)과 샌프란시스코(2500억원) 클러스터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NIH는 연구의 중요성과 혁신성을 판단해 자금을 지원한다. 보스턴에서 그만큼 환자에게 중요하고 혁신적인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NIH 외에도 이 지역 벤처회사들이 투자받은 금액은 1조9000억원 규모다. 일자리는 5만여 개에 이른다.

김종성 보스턴대 퀘스트롬경영대학 교수는 “매사추세츠주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환자를 직접 치료하며 현장 연구를 하는 연구병원, 이들의 연구를 사업으로 연결하는 수많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글로벌 제약사들이 모여 보스턴이 세계적 바이오 클러스터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병원이 바이오 허브 역할

서울 면적의 5분의 2 크기인 보스턴에는 5000여 개의 스타트업이 몰려 있다. 하버드의대 협력 병원들이 중심이 된 바이오·의료 클러스터다. 250여 개의 바이오 제약기업과 20여 개의 대형 병원, 하버드대와 MIT대 등이 밀집해 있다. 대학과 병원에서 이뤄지는 각종 연구가 이곳의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에 의해 상업화되는 과정을 거친다.

이곳에서는 연구병원들이 사업화 아이디어의 보고로 떠오르고 있다. 2016년 NIH로부터 연구자금을 받은 상위 6개 기관 중 5개가 보스턴 소재 연구병원이다. 배수찬 베스이스라엘디코니스병원 연구원은 “보스턴에 지원된 연구자금 중 65%가 병원, 32%가 대학이 따낸 것”이라며 “병원은 환자와 직접 소통하면서 원하는 약 및 치료법을 개발하기 때문에 연구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스턴=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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