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신발 先주문… 패션에도 '크라우드 펀딩' 바람

입력 2018-04-19 19:17  

신생 벤처 자금 마련하듯…디자인 공개 후 주문 제작
재고 부담 없어 비용절감
소비자는 한정판 저렴하게

LF '마이슈즈룸' 인기몰이
에이랜드, 티셔츠 주문 받아



[ 민지혜 기자 ]
패션업체들이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 방식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제품 출시 전 디자인과 가격을 먼저 공개하고 선(先)주문 받은 물량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비용 절감으로 가격을 낮추고 재고 부담도 줄이면서 소비자 취향까지 파악할 수 있어 ‘일석삼조’라는 분석이다.

제품을 주문한 소비자들은 미리 결제한 뒤 2~3주가량 기다려야 하는 불편이 있긴 하다. 하지만 고품질의 제품을 낮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매번 주문량이 늘고 있다. LF는 온라인 선주문 신발 제작 서비스 마이슈즈룸을 통해 목표보다 높은 주문량을 잇따라 달성했다. 디자이너 편집숍 브랜드 에이랜드는 그래픽 디자이너 7명과 협업한 제품을 선주문 방식으로 하나씩 선보일 예정이다.

◆고정비 줄여 가격 확 낮춰

LF가 마이슈즈룸으로 선보인 제품은 질바이질스튜어트 브랜드로 나온 수제화다. 정가는 16만~19만원대지만 9만9000원에 판매했다. 신발을 보관하는 창고 운영비, 물류 배송비, 매장 판매용 마케팅비 및 인건비 등을 줄여 가격을 절반 가까이 낮출 수 있었다. 지난해 10월 시험적으로 앵클부츠 100켤레를 목표로 시작했는데 450켤레의 주문이 들어왔다. 예상보다 반응이 좋아 올해 1월과 3월에도 추가로 주문을 받았다. 주문량은 각각 540켤레, 1300켤레로 급증했다.

임유미 LF 풋웨어리테일사업부장은 “선주문을 받으면 주문량만큼 생산해 보관하지 않고 바로 배송하기 때문에 물류비를 상당히 절감할 수 있다”며 “게다가 온라인으로만 주문이 이뤄져 매장에서 판매할 때 들어가는 고정비도 크게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물류비 등 비용 절감 효과를 소비자에게 가격 할인으로 돌려주고 있다는 얘기다. LF는 마이슈즈룸으로 수집한 제품별 선호도를 축적해 향후 신제품 출시에도 반영할 계획이다. 비용 절감으로 이익률을 높이면서 동시에 시장조사까지 겸하는 셈이다.

◆한정판으로 소비심리 자극

가격 메리트에 더해 ‘한정판’이라는 점도 이 같은 방식으로 생산하는 제품에 주문이 몰리는 이유로 꼽힌다. LF가 선주문 받은 신발은 해당 기간 주문을 받아 생산, 판매하는 마이슈즈룸 전용 신발이다.

네 번째 시즌 상품으로 지난 16일 주문받기 시작한 마이슈즈룸 샌들은 여름용 수제화다. 19일까지 190여 명이 주문을 마쳤다. 생산에 필요한 최소 주문량인 100켤레를 이미 넘어섰다. 1주일의 주문 기간이 끝나면 똑같은 디자인, 가격대의 상품은 구입할 수 없다.


디자이너 편집숍으로 잘 알려진 에이랜드가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독특한 그래픽을 만드는 국내 디자이너 7명과 손잡고 올해 말까지 ‘그래피커’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매달 디자이너들의 디자인을 반영한 패션 제품을 출시하는데 선주문을 받기로 했다. 첫 제품은 책 그래픽을 주로 작업한 김형진 디자이너와 협업해 내놓은 물고기 모양 반팔 티셔츠다. 4월 한 달간 주문받아 5월에 생산, 배송할 예정이다. 18일 시작된 주문에선 이틀 만에 목표량의 25%를 채웠다.

패션업계에서는 이 같은 방식이 수익성을 높이는 새로운 판로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에이랜드는 매장과 연동하는 방식도 적용한다. 에이랜드 관계자는 “대중적이면서 개인적인 물건을 찾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독특한 디자인을 반영한 제품을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주문받아 생산하기로 한 것”이라며 “매달 다른 제품을 선보인 뒤 11월엔 가장 인기 있었던 제품을 에이랜드 매장에서도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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