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판교점, '축구장 2배' 식품관 승부 통해… 매출 1兆 노린다

백화점 성장 정체 속
작년 매출 10%대 증가

문화센터 규모 국내 최대
20~40대 젊은층 고객 몰려


[ 이유정 기자 ] 2015년 8월 문을 연 현대백화점 판교점(사진)은 수도권에 있는 백화점들과 다른 점이 많다. 우선 식품관 크기가 압도적이다. 연면적 9만2578㎡(2만8005평) 중 1만3860㎡를 식품관으로 꾸몄다. 축구장 크기의 두 배다. 문화센터는 국내 백화점 중 가장 크다. 가죽공방, 클라이밍 시설 등과 같은 체험형 공간에도 많이 투자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의 확산과 백화점 시장의 포화로 오프라인 유통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이례적인 성장세다. 16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판교점의 지난해 매출은 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0.3% 증가했다. 올해도 약 10% 늘어난 88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판교점엔 그동안 7740만 명이 방문했다”며 “현재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2020년엔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백화점 점포 중 연 매출이 1조원을 넘는 곳은 롯데의 소공동 본점과 잠실점, 신세계 강남점과 부산 센텀시티점 등 네 곳이다.

유통업계에선 당장의 수익보다는 중장기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춘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실험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찾고 싶은 백화점’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판교점 식품관엔 국내외 맛집이 즐비하다. 이탈리아 프리미엄 식자재 전문점 ‘이탈리’, 천재 파티시에로 불리는 일본 쓰지구치 히로노부가 운영하는 베이커리 ‘몽상클레르’, 뉴욕 브런치 카페 ‘사라베스 키친’, 360년 전통의 일본 규슈 소면 전문점 ‘진가와 제면소’ 등이 들어섰다. 판교점이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한 해외 맛집들이다. 삼송빵집과 서울페이스트리, 대구 근대골목단팥빵 등 국내 지역 맛집도 많다.

국내 백화점 중 유일하게 운영 중인 어린이미술관도 명소가 됐다. 의류 매장 40~50개를 입점시킬 수 있는 공간(2736㎡, 830평)을 2개의 전시실과 그림책 50000권으로 채워 주말마다 크게 붐빈다. 누적 방문객은 50만 명에 달한다. 13개 강의실을 갖춘 문화센터의 강좌 수도 다른 백화점에 비해 두 배나 많다.

판교점의 강점은 방문객 분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원거리 소비자와 20~40대 젊은 소비자 비중이 높다. 판교점은 안양·의왕·수원 등 거리가 10㎞ 이상 떨어진 광역상권 소비자 비중이 51.8%(올해 1~4월 기준)에 달한다. 20~40대 소비자 비중도 60%로 다른 백화점에 비해 약 15% 높다.

이헌상 현대백화점 판교점장은 “판교점을 경기 남부지역 소비자들이 쇼핑과 문화생활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수도권의 랜드마크 점포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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