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장 놓고 '리턴 매치'
15년 갈등끝에 김해 신공항 결정
다시 들고 나온 이유가 궁금하다
재임기간 중 기업 369개 유치
부산 미래위해 시정 연속성 중요
[ 박동휘 기자 ]
역대 지방선거에서 부산은 단 한 차례도 ‘진보’의 입성을 허락하지 않았다. 서병수 자유한국당 후보(사진)가 2014년 시장에 당선됐을 때도 50.6%의 득표율로 오거돈 후보의 공세를 뿌리쳤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리턴매치’에 나선 오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서 후보는 “뿌린 씨앗을 열매로 거둬야 한다”며 ‘준비된 시장’론을 펼치고 있다.서 후보는 20일 ‘지역 일꾼’ 얘기로 말문을 열었다. “부산의 미래를 위해 실현 가능한 정책을 추진할 인물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책으로 경쟁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의미로 들렸다. 하지만 그는 “사람들이 선거에 관심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역 일꾼을 뽑는 게 선거인데 남북한 회담 같은 전국적인 뉴스에 묻혀버렸다”는 것이다.
서 후보는 경쟁자인 오거돈 후보에 대해 “부산에서 명망이 높은 분”이라고 평가했다. 여론조사 결과 등 객관적인 판세에서 열세에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지난 10일에야 시장직 사표를 내는 등 정책을 시민들에게 알릴 만한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 대해선 상당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정책적으로 부산시의 발전을 위해 나아갈 방향을 얘기해야 하는데 현 상황은 선거 자체에 몰입해 서로 편 가르는 일에 몰두해 있다”고 말했다.
소모적인 선거 양상의 대표적인 사례로 서 후보는 신공항 공약을 꼽았다. 오 후보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다시 들고나온 것에 대한 비판이다. 그는 “지난 15년간 부산을 극심한 갈등으로 몰아넣었던 현안을 다시 끌어내는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고 했다.
서 후보는 “가덕도에 공항 짓는 걸 반대하는 부산 시민이 있겠냐”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2016년 김해 신공항으로 결정 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해를 포기하고, 가덕도로 선회하면 신공항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김해 신공항 사업은 기존 공항 옆 부지에 새로운 활주로와 관제탑, 여객터미널 등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영남권 5개 시·도가 합의해 35개 후보지 중 김해를 최적지로 판단, 국토교통부가 김해 신공항 추진을 공식 발표했다.
2030년 유치를 목표로 추진 중인 부산 엑스포 후보지에 대해서도 오 후보와 의견이 뚜렷이 갈렸다. 서 후보는 “국제박람기구 사무총장과 함께 맥도가 국제 기준에 맞다는 데 합의했는데 갑자기 오 후보가 북항에서 2030년 엑스포를 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발표한 2035년 북항재개발 사업과도 모순된다”고 했다.
서 후보는 부산의 재탄생을 위해선 ‘준비된 시장’에게 4년의 시간을 더 줘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 자동차 등 제조업 중심이던 산업 구조를 첨단 산업으로 변모시키고 2030년 엑스포 유치 등 도시 ‘리모델링’을 완성할 전략이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거대 변환에 필수 요건은 시정의 연속성이라고 서 후보는 강조했다.
그는 기업 유치를 예로 들었다. 부산은 서 시장 재임 기간에 마이크로소프트사 데이터센터 등 총 369개 기업을 유치했다. 이 중 상당수는 ‘시장 서병수’가 약속한 규제 완화 등을 믿고 투자를 준비 중이다. 이들 투자 건이 결실을 보느냐에 부산시 청년 일자리가 결정되는 셈이다. 서 후보는 “나를 믿고 오겠다는 기업이 대부분인데 시장이 바뀌면 투자 계획을 바꿀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