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배명진 '전문가 증인출석 No' vs 국과수 "법과학에 어긋나"

입력 2018-05-23 14:35  

'PD수첩' 배명진, 25년 소리 전문가 향한 의혹
국과수도 지적한 배명진 교수의 비과학적 분석
워너원 '욕설논란' 음성분석 진행한 배명진 교수 감정서에
"전문가 증인출석 및 증인심문에 응하지 않는다"
국과수 "법과학에 맞지 않는 일"





소리공학연구소장 배명진 교수가 수수료를 받고 음성분석 감정서를 쓰면서도 "전문가 증인출석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항목을 감정서에 기재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2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목소리로 범인을 찾아 드립니다' 소리박사 배명진의 진실 편이 전파를 탔다.

PD수첩 측은 "적지 않는 비용을 받는 배 교수의 감정서에는 특이한 점이 있다"면서 "전문가 증인출석 및 증인심문에 절대로 응하지 않는다는 항목이 게재돼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박남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양심을 가지고 학식을 가지고 독립적으로 감정서를 작성했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자기 감정에 대해 책임을 안진다는 것이며 고객에게도 있어선 안되는 것이다. (전문가 증인출석은) 법과학에서는 기본이다"라고 의아해 했다.



배 교수는 25년간 ‘소리’와 관련된 사건 사고가 있을 때마다 신문과 방송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면서 약 7천 회 모습을 드러냈다.

PD수첩은 배명진 교수의 음성 분석이 과학적이지 않다는 학계의 제보에 따라 이같은 보도를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워너원 욕설파문부터 한국 사회를 뒤흔든 각종 미제사건까지, ‘소리’에서 단서를 찾아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한 그의 분석에 숨겨진 진실이 있는 것일까.

배 교수는 지난 3월 그룹 워너원의 '방송사고논란'과 관련 성문 감정서를 통해 멤버들이 속어나 성적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를 근거로 워너원 팬들인 '하성운성문분석의뢰팀'은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 감정 결과를 공지했고 파문은 잠잠해 졌다.

'하성운성문분석의뢰팀'은 "분석 결과, 워너원 멤버 그 누구도 '불미스러운 속어나 성적인 내용'을 발언하지 않았으며 논란의 중심이었던 음성파일 구간의 발언자 또한 하성운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고 했다.

하지만 'PD수첩'이 배 교수의 분석이 빗나갔던 사례들과 그의 잘못된 분석이 '미제 사건'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던 사건들을 소개하면서 지난 사례들도 신빙성에 의심을 받고 있다.

2012년 10월 제주방어사령부 김 모 하사가 제주시 도남동의 한 하천 바닥에서 시신으로 발견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군은 김 하사가 그를 질책했던 상사 때문에 투신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이때 배명진 교수는 당시 공중전화로 접수된 실제 신고 음성과 김 하사를 질책했던 선임 군인 목소리가 유사하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타살 의혹을 부추겼다. 당시 선임 군인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으나 유족은 의심을 멈추지 않았다.

타살 의혹이 있고 119 신고자가 유력한 용의자로 부상했다. 배 교수는 이에 대해 신고자와 선임이 동일인물이라고 분석했다.

유족은 "의심의 여지 없이 그걸 믿고 그가 범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건은 두 달 뒤 뜻밖의 반전을 맞는다. 진짜 신고자는 다른 사람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명 수배자였기 때문에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었던 것. 선임은 배 교수의 목소리 분석 하나로 살인범으로 몰렸던 것이다.

‘PD수첩’은 배명진 교수가 직접 작성해 법원에 증거로 제출한 문건을 입수했다. 바로 故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음성 파일, 이른바 ‘성완종 녹취’를 배명진 교수가 분석한 감정서다.

2015년 4월, 유력 정치인들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성완종 회장의 마지막 고백이 담긴 음성 파일이 공개되자 검찰은 수사에 착수했고, 이완구 당시 총리를 뇌물수수혐의로 기소했다.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이완구 총리 측은 2심을 준비하며 배명진 교수에게 ‘성완종 녹취’의 감정을 의뢰했다. 배명진 교수는 성완종 회장의 목소리 진실성이 62.7%이며, 이완구 전 총리에게 돈을 지불했다는 성완종 회장의 증언은 허위라는 내용의 감정서를 작성해 제출했다.

이 사건과 관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음성 분석을 맡고 있는 전옥엽 물리학 박사는 "과학이란 이름으로 포장해서 사람들한테 헷갈리는 정보를 주지 않았으면 한다"며 "뭘 보고서 음성이 동일하다고 분석하는지 잘 모르겠다.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나사렛대 언어치료학과 이봉원 교수는 "목소리로 그 사람의 연령대를 알 수 있다"는 배 교수의 주장에 대해 "개인차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목소리만으로 개인의 연령을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배 교수는 이같은 내용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는 취재진에게 "왜 그것을 입증해야 되느냐"며 "내가 지금 노벨상 받을 일도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입장"이라고 분노를 표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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