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녀들의 엉뚱한 '수작'… 한적한 무주 시골마을에 떠들썩한 벼룩시장 열다

입력 2018-05-31 17:28   수정 2018-06-01 07:16

공예품 벼룩시장 '수작 부리는 마켓' 주도 여성 귀농인 5인


[ 강진규 기자 ]
전북 무주군은 덕유산을 끼고 있는 산촌이다. 인구는 2만5000여 명으로 장수·진안군과 함께 전북에서 가장 적은 편이다.

지난 4월 한적한 무주의 한 시골마을이 북적였다. 수제 공예품과 농산물, 먹거리 등을 파는 플리마켓(벼룩시장) ‘수작 부리는 마켓’(사진)이 열렸다. 동네 목수의 목공예품부터 여성 귀농인들이 만든 자수 제품, 지역 농부가 키운 토마토와 도라지 등이 판매됐다. 38명의 판매자가 물건을 팔았고 지역 주민과 관광객 등 300여 명이 다녀갔다.

플리마켓은 서울 홍대 앞, 광화문광장 등 사람들이 몰리는 대도시 지역에선 자주 열리지만 지방, 그것도 인구 3만 명도 안 되는 산골마을에선 흔치 않다.

이번 플리마켓을 주도한 사람은 도시에서 온 여성 귀농인들이다. 이들이 귀농생활 적응을 서로 돕기 위해 결성한 자수 동아리 ‘야자수’가 주축이 됐다. 무주를 방문해 다섯 명의 야자수 멤버를 만났다.

▶어떻게 귀농하게 됐나요.

(이선영 씨)“대전에서 교육 관련 회사를 다녔어요. 나름 인정받는 ‘커리어 우먼’이었죠. 나중에 은퇴한 뒤 귀농할 생각으로 땅을 사뒀는데 갑자기 건강이 안 좋아진 거예요. 2013년 요양차 내려왔다가 눌러앉았어요. 지난해부터 무주귀농귀촌협의회 사무장을 맡고 있어요. 카페도 열었고요.”

(박경선 씨)“2015년 대전에서 내려왔어요. 중·고교를 무주에서 나왔어요. 남편도 고향 친구고요. 시부모님이 무주에서 농장을 하고 계셨어요. 주말마다 내려와서 일손을 거들었죠. 토마토 키우는 게 재밌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남편에게 먼저 내려가자고 제안했어요.”

(박현미 씨)“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했어요. 시골에 놀러는 가도 살러는 못 간다고 생각한 ‘서울사람’이었죠. 쉰두 살 때인 2016년 갑자기 인생 2막을 고민하면서 다양한 귀농 교육과정을 듣기 시작했어요.”

▶시골살이는 어떤가요.

(박경선 씨)“고향으로 내려왔는데도 쉽지 않더라고요. 처음엔 농산물 온라인 판매를 위한 홈페이지를 만드는 일을 했는데 사람을 못 만나고 컴퓨터만 하다 보니 외롭고 우울했어요. 1년 정도 그랬던 것 같아요. 보다 못한 남편이 중고차를 한 대 사줬어요. 좀 돌아다니고 사람도 만나라고요. 그때부터 조금씩 괜찮아진 것 같아요.”

(이선영 씨)“맞아요. 저도 1년은 힘들었어요. 준비를 많이 못하고 갑작스레 내려와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1년쯤 지났을까. 아는 사람도 많아지고 이제는 완벽히 적응한 것 같아요.”

▶귀농인과 원주민 사이에 갈등이 많다는데.

(박현미 씨)“시골과 도시의 문화가 조금 다른 것은 사실이에요. 서로에게 관심이 더 많다고 할까. 마당에 잡초가 있으면 동네 어르신들이 ‘잡초 좀 뽑아라’고 말씀하시곤 해요. 간섭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분들 입장에선 애정 표현이기도 한 것 같더라고요.”

(이선영 씨)“적응 기간엔 좀 힘들죠.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지역 주민들과 어울리게 되면 오히려 편한 부분도 있어요. 내가 필요한 것을 부탁하기도 하거든요. 카페에 있다가 밥이 모자라면 윗동네 식당으로 올라가서 ‘밥 한 그릇만 빌려주세요’라고 하는 게 어색하지 않아요.”

▶플리마켓을 열게 된 이유가 있습니까.

(이선영 씨)“자수 작품이 쌓이면서 활용할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죠. 서울에서 열리는 마르쉐나 양평 문호리에서 열리는 리버마켓 등 플리마켓을 다니는 것을 좋아했어요. 무주에서도 그런 걸 한번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오경순 씨)“제 자수는 지난번에 8만원에 팔렸어요. 그리고 똑같은 작품을 하나 더 만들어 달라고 주문도 받았고요. 취미가 돈도 되고 무주를 알리는 방법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선영 씨)“앞으로는 1년에 세 번 정도 마켓을 열 생각을 하고 있어요. 봄에는 우리 카페에서 공방제품 중심으로 진행하고 여름엔 무주리조트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무주를 알리는 행사를 하고 싶어요. 가을엔 풍성한 무주산 농산물을 파는 직거래 장터를 열면 좋을 것 같아요.”

▶귀농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조언 한다면.

(박현미 씨)“귀농귀촌센터나 농업기술센터를 방문하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들을 수 있어요. 다양한 농가 방문도 가능해요. 시골에서 살 때는 인사만 잘 해도 지역 주민들과 잘 지낼 수 있으니 너무 겁먹지 마시고요.”

(박경선 씨)“차는 꼭 필요해요. 만약 운전면허가 없다면 따고 내려오시는 게 좋습니다.”

무주=FARM 강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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