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초적 협상가’ 도널드 트럼프가 말하는 거래의 기술

입력 2018-06-17 10:35   수정 2018-06-17 18:22


(이홍표 한경비즈니스 기자) 최근 전 세계의 이목이 한반도에 집중되고 있다. 한국·북한·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이 북한의 핵 폐기를 중심에 두고 치열한 ‘협상 게임’을 해 나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각국의 분위기를 들었다 놓았다 하는 인물이 있다. 그의 말 한마디에 판이 계속 바뀌고 있다. 바로 미국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1980년대부터 ‘협상의 대가’로 유명했다. 때로는 동네 친구처럼 편안하게, 때로는 범죄자처럼 악랄하게 협상을 하며 수십 년간 성공을 이어 왔다. 결국 그는 그 ‘협상의 기술’ 하나로 수십조원을 가진 부자가 됐고 결국 세계 최고의 권력인 미국 대통령 자리에까지 올랐다. 크게는 한반도의 미래를 예견하기 위해, 작게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거래의 기술’을 정리했다.

1 크게 생각하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말이다. 그는 아예 ‘빅 싱킹’이라는 책도 지었다. 그는 사람들은 일을 처리할 때 실패할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규모를 작게 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이런 경향이 자신과 같은 사람의 성공에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뉴욕 출신인 그는 일찍부터 뉴욕의 중심인 맨해튼 쪽에 관심을 가졌다. 부동산 업자인 아버지 덕분에 부유하게 자란 편이지만 항상 더 큰 뭔가를 바랐다. 기념비적인 건물, 큰 노력을 기울일 만한 건물을 짓는 게 그의 목표였다.

그는 크게 생각하기 위한 기본적인 요소로 ‘집중력’을 강조했다. 그가 만난 대부분의 성공한 사업가는 집중력이 강하고 충동적이며 외골수고 때로는 편집광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보통 사람과 다른 점은 이런 성격이 모두 사업으로만 집중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특성이 행복한 삶이나 더 좋은 인생을 만들 수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성격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2 항상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라

트럼프 대통령은 거래할 때 항상 최악의 경우를 염두에 둔다고 했다.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고 있으면 막상 일이 닥치더라도 견뎌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애틀랜틱시티에서 진행한 카지노 개발 사업의 예를 든다. 그는 전망이 별로인 땅 여러 필지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입했다. 이 투자의 성공 여부는 이 필지를 묶어 한 필지로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한 필지로 만들고 났지만 결코 서두르지 않고 최대한 천천히 사업을 진행했다.

그러자 홀리데이인호텔그룹에서 동업하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여기서 그의 주변 사람들은 “이제 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는데 왜 동업을 하느냐”고 조언했다. 그의 생각은 달랐다.

홀리데이인호텔그룹에 토지를 구입하기 위한 대금과 건축 비용 그리고 수년간 입은 손해를 보상해 달라고 제안했다. 고민하던 홀리데이인호텔그룹은 결국 이를 받아들였다. 그는 묻는다. “위험 부담을 떠안으면서 카지노 전부를 소유하느냐,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카지노 절반을 소유하느냐를 선택하는 것은 너무 쉬운 문제 아니냐”고 말이다.

3 선택의 폭을 최대한 넓혀라

트럼프 대통령은 ‘유연한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한 가지 거래에만 몰두할 필요도 없고 한 가지 방식을 고집할 필요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그는 일단 일을 시작하면 최소한 대여섯 가지 방식을 동원해 일을 추진한다. 왜냐하면 아무리 좋은 계획이라도 문제는 꼭 발생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호텔을 지으려다 잘 안되면 사무용 빌딩으로 바꾸면 된다. 또 카지노를 하려다 잘 안되면 그 면허를 다른 사업자에게 팔아 이익을 챙길 수도 있다.

4 발로 뛰면서 시장을 조사하라

그는 ‘사업 감각’은 본능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시장조사를 절대 믿지 않는다. 자신이 직접 조사해 물어보고 결론을 낼 뿐이다. 다만 결론을 내기 전에 다른 여러 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어볼 뿐이다.

그는 땅을 살 일이 있으면 주변에 사는 사람들에게 학교는 어떤지, 도둑은 없는지, 장 보러 다니기 편한지 물어본다. 또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이 아니라면 택시를 잡아탄 뒤 택시 운전사에게 질문한다. 묻고 또 물어보고 의문을 해결한 뒤에야 결론을 내린다.

그는 ‘신기하게도’ 직접 물어봐 얻는 결론이 항상 자문 회사의 조사 결과보다 유용하다고 평가했다.

5 지렛대를 사용하라

트럼프 대통령은 거래할 때 가장 나쁜 자세는 도저히 가망이 없다고 절망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태도를 보이면 상대방은 전의를 불태우게 되고 그러면 이미 진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최선의 방법은 항상 힘을 내 거래를 시작하는 것이고 힘을 내면 낼수록 성공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그는 ‘상대방이 가지고 있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해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자신이 유능하더라도 상대를 이길 수 없다. 겨우겨우 비등한 힘을 가지는 것만으론 아예 일 처리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를 뒤집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상상력과 사업가로서의 자질이다.

1974년 맨해튼에 있는 코모도어호텔을 구입할 때의 일이다. 그는 코모도어호텔을 사들이면서 이전 주인에게 호텔을 폐업할 의사가 있다는 이야기를 공표하게 했다. 그는 폐업 의사가 공표되자마자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호텔이 문을 닫는 게 지역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미치는지 정치인들과 언론에 떠들고 다녔다.

그가 개발해 큰 성공을 거둔 곳 중 하나는 NBC TV 사옥인 ‘텔레비전시티’다. 그는 텔레비전시티라는 이름이 사실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목표를 명확히 보여주기 위해’ 그 이름을 지었다. 뉴욕 시민들은 뉴욕에 TV 방송국을 가지고 싶어 하는 열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거래할 때는 무엇인가 일을 풀어갈 ‘지렛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6 입지보다 전략에 주력하라

트럼프 대통령은 부동산 개발을 통해 큰돈을 벌었다. 그는 부동산 거래에서 가장 잘못된 인식이 ‘입지에 따라 개발의 성공이 좌우된다’는 논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거래를 통해 부를 쌓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입지’가 아니라 ‘좋은 거래’라고 주장했다. 즉 부동산의 입지가 좋지 않더라도 선전이나 광고 혹은 사람들을 몰려들 수 있도록 만드는 ‘심리적 효과’를 통해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자신이 뉴욕에 세운 트럼프타워가 워낙 좋은 입지에 있어서 광고를 많이 할 필요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본래의 가치보다 훨씬 더 좋게 포장함으로써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었다.

그는 위치는 항상 치장하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시내의 트럼프타워를 지은 뒤 같은 이름으로 중심가에서 떨어진 곳에 ‘트럼프 플라자’를 지었다. ‘트럼프’라는 이름이 붙고 나서 그 건물의 가치가 크게 뛰었다. 또한 그 지역의 유동인구가 늘어나면서 더 큰 성공을 거두게 됐다.

핵심은 최고의 입지를 가진 땅을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과도한 투자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7 언론을 이용하라

트럼프 대통령만큼 언론을 잘 이용하는 사업가나 정치인은 없을 것이다. 그는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물건을 가지고 있어도 다른 사람이 아무도 모른다면 팔 수 없다고 강조한다.

언론은 항상 좋은 기사에 굶주려 있다. 그는 “당신이 조금 색다르거나 용기가 뛰어나거나 논쟁거리가 되는 일을 하면 언론은 당신의 기사를 쓰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그는 일을 항상 조금 색다르게 처리했고 논쟁이 빚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런 방식의 일처리 때문에 그는 젊은 시절부터 항상 일거수일투족이 기사화됐다.

물론 그는 언론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자평했다. 어떤 때는 긍정적이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많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적인 관점’에서 보면 기사가 나가면 항상 손해보다 이득이 많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를 수치화했다. 당시 뉴욕타임스 1면에 광고를 내려면 4만 달러가 들었다. 물론 독자들은 광고에 대해 완전히 신뢰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뉴욕타임스 1면에 사업에 대해 약간이라도 호의적인 기사가 한 줄만 나가면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4만 달러의 효과를 낼 수 있다. 기자가 쓴 기사이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은 것은 물론이다.

그는 “흥미롭게도 개인적인 피해를 보는 기사라고 할지라도 사업적인 측면에선 크게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그는 기자를 만날 때의 자세도 강조했다. ‘솔직하게 말하라’는 것이다. 너무 솔직해 기자들과 불편해질지라도 속이거나 변명을 늘어놓으면 앞으로의 관계가 어려워진다. 다만 아주 곤란한 질문이 오면 초점을 바꿔 ‘긍정적인 부분’을 강조해야 한다.

이를테면 “왜 부자들만을 위한 건물을 짓느냐”고 기자가 물으면 “건물을 지으면 수많은 사람에게 일거리를 줄 수 있고 뉴욕시의 세금 수입을 늘림으로써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고 답해야 한다. 여기에 트럼프타워와 같은 고층 빌딩이 얼마나 뉴욕의 경제를 부흥시키는데 큰 공헌을 했는지 강조해야 한다.

그는 일을 성공시키는 ‘마지막 열쇠’는 ‘약간의 허세’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람들의 환상을 자극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람은 자신이 위대하다고 생각하지 않을지라도 부추겨 주면 우쭐해지기 마련이다. 약간의 과장은 아무런 손해도 가져오지 않는 법이다.

그는 사람들은 가장 크고 위대하며 특별한 대상을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고 봤다. 그 스스로 이런 속성을 강조하는 것을 ‘건전한 과장’이라고 부른다. 이는 아주 효과적인 선전 수단이다.

8 신념을 위해 저항하라

트럼프 대통령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잘 대해 주려고 노력한다. 특히 자신에게 호의를 보이는 사람에겐 특별히 더 잘 대해준다.

하지만 자신을 이용하거나 부당하게 대하는 사람에겐 치열하게 대항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싸움을 하면 상황이 더 악화되는 사례도 있기 때문에 항상 이 방법을 추천하긴 어렵지만 경험상 신념을 위해 치열하게 싸우면 본래의 의도와 벗어날 수 있어도 대부분은 그중 가장 나은 결과를 얻게 된다.

그는 “자신이 공격적이지 않더라도 자신을 공격하려는 사람은 많다”고 했다. 누군가 성공하면 항상 시샘과 질투를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이를 막아내기 위해선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9 최고의 물건을 만들어라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들을 오랫동안 좌지우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잠깐은 흥분시킬 수 있고 선전도 할 수 있고 언론을 이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좋은 상품을 만들지 못하면 결국 사람들은 끝내 거짓말을 알아챈다.

그는 트럼프타워의 예를 다시 든다. 트럼프타워가 성공을 거두자 뉴욕의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트럼프타워와 같은 아르누보 양식의 건물을 짓고자 했다. 그런데 이렇게 짓기 위해서는 보통의 건물보다 수백만 달러가 더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고 대부분이 포기했다. 트럼프타워가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관련된 자재 값이 오른 것이다. 결국 남보다 먼저 최고의 물건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10 희망은 크게, 비용은 적당히

트럼프 대통령은 돈을 쓸 만한 가치가 있는 일엔 돈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가치에 비해 더 많은 돈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조원의 자산이 있지만 협력 업체가 부당하게 액수를 늘렸다고 생각하면 500만원, 1000만원짜리 일에도 전화를 걸어 불평한다. 주변 사람들은 “작은 일에 뭘 그리 연연하는가”라고 묻는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해서 100만원을 줄일 수 있으면 전화 한 통의 요금이 무엇이 아까운가”라고 묻는다. 이렇게 생각하지 못한다면 “아예 사업을 접어야 한다”라고까지 말한다.

실제로 그는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 사업은 최대한 빨리 지으며 최대한 경비를 적게 들이고자 노력한다. 그래야 빠른 임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트럼프타워와는 다른 접근이다.

11 사업을 재미있는 게임으로 만들어라

트럼프 대통령은 인생은 쉽게 변한다고 말했다. 아무리 크게 성공해도 이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예상하지 못한 일은 끊임없이 생긴다. 그래서 그는 일단 일이 터지면 그 상황을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사업을 하는 게 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고 했다. 사업은 더 큰 성공을 위한 게임의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가 하는 사업들에 대해 “어떤 큰 그림을 갖고 있느냐”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은 없다고 말했다. 그저 일이 진행될 때 최적의 순간에 최선의 방식을 찾아 일을 해결하려고 노력했을 뿐이라고 회고했다.

[돋보기-1]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는 제45대 미국 대통령이다. 기업인 겸 방송인·정치인이다. 대부분의 사업적 성공은 부동산 개발을 통해 이뤄낸 부동산 디벨로퍼다. 트럼프 대통령은 1946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뉴욕 사관학교를 거쳐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을 졸업했다. 그는 아버지가 운영하던 부동산 개발 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70년대 뉴욕 맨해튼에서 독자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특히 34세에 뉴욕 그랜드센트럴역의 코모도어호텔을 개발해 그랜드 하얏트호텔로 바꾸면서 큰 성공을 거뒀다. 2년 뒤 세운 68층 높이의 트럼프타워는 뉴욕의 명소가 됐다. 이어 애틀랜틱시티로 진출해 카지노 호텔업계의 대부로 자리매김하면서 41세에 수십억 달러의 자산을 가진 거부가 됐다.

하지만 1980년대 말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100억 달러에 달하는 채무에 허덕이기도 했다. 하지만 1990년대 찾아온 호경기와 함께 재기에 성공해 ‘아메리칸 드림’을 보여준 인물이 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더욱 대중적 인기를 모으게 된 것은 미국 NBC TV의 비즈니스 리얼리티 프로그램 ‘어프랜티스’의 진행을 맡게 되면서부터다. 그는 쟁쟁한 출연자들을 특유의 카리스마로 몰아붙였다. 여기서 그는 “너는 해고야(You’re fired)”라는 말을 자주 했는데 이 말이 미국에서 큰 유행어가 됐다.

[돋보기-2] 도널드 트럼프의 현재를 만들어 낸 그랜드센트럴역 재개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성공은 미국의 서울역과 같은 뉴욕 그랜드센트럴역 코모도어호텔 개발 건이다. 미국은 철도와 함께 성장했다. 하지만 20세기 들어 자동차가 대중화되면서 철도 이용이 급감했다. 그래서 철도 회사들은 합병하거나 문을 닫았다. 뉴욕의 펜센트럴철도가 운영하던 그랜드센트럴역의 코모도어호텔은 1970년대 말 심각한 재정난으로 호텔 폐쇄를 결정한다.

그때 그가 이를 인수하겠다고 나선다. 그는 “내가 호텔을 인수하고 재개발하겠으니 40년간 세금을 감면해 달라”고 뉴욕시를 설득한다. 물론 뉴욕시는 이를 어렵다고 봤다. 민간 기업에 대해 세금을 감면해 주는 것은 전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그는 ‘봉이 김선달식’ 제안을 했다. 그러면 정부가 코모도어호텔을 인수하고 그가 이를 수십 년간 저렴하게 임차하면 세금 감면 효과를 그대로 낼 수 있다는 제안이었다.

언뜻 보면 어처구없지만 뉴욕시로선 해볼만 했다. 호텔이 문을 닫으면 아예 세금을 못받을 뿐만 아니라 공사와 호텔 운영 과정에서 고용 창출도 가능하다. 또 도심 한복판의 유령 건물이 덩그러니 있는 것도 시로선 부담이었다. 결국 그는 이 논리를 통해 민간 기업이 세금 감면을 처음으로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더 놀라운 것은 그가 이 계약을 하면서 실질적으로 부담한 돈은 호텔 매각 금액인 1200만 달러의 4%(50만 달러)에 불과했다. 그는 이 계약서를 가지고 리노베이션 비용으로 무려 7000만 달러의 대출을 받아온다.

운도 따랐다. 이 시기 미국은 경제 호황을 맞았다. 이 때문에 그는 코모도어호텔을 최고급 호텔로 만들기로 마음먹고 시카고의 대부호 가문인 프리츠커 가문을 찾아간다. 그의 구상에 고개를 끄덕인 그들은 이 호텔을 세계 최초의 그랜드하얏트호텔로 만든다. 프리츠커는 전 세계 하얏트호텔을 운영하고 있고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여하고 있는 가문이다. 프리츠커가 뛰어들자 뉴욕의 체이스은행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3000만 달러를 추가 대출해 준다.

낙후돼 가던 그랜드센트럴역 인근 지역은 1980년 그랜드하얏트호텔이 오픈하고 경기가 회복되면서 활력을 되찾았다. 1987년 그는 하얏트호텔 지분 절반을 8500만 달러에 매각하는 데 성공한다. 당시 환율로 계산한 그의 지분 총가치는 1360억원이다. 당시 잠실 주공아파트의 가격이 1300만원 정도로 한국의 아파트 1만 채를 살 수 있는 돈을 개발 한 건으로 거머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그는 맨해튼의 명품 거리로 유명한 5번가(5th avenue)에 트럼프타워를 개발해 또 한 번 큰 성공을 이뤄낸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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