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흔한라면' 러시아선 '국민라면'…1.5억명 사로잡은 K-푸드

입력 2018-06-21 11:28   수정 2018-06-21 11:52


1991년 팔도 직원들은 지역별 매출을 들여다보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팔도의 용기라면 '도시락' 판매량이 딱 한 곳에서만 급증하고 있었다. 부산이었다. 전국 다른 지역의 판매량 증가는 예년과 비슷했다. 이유를 알아봤다. 블라디보스토크와 부산항을 오가는 러시아 선원들이 대량으로 사가고 있다는 현지 보고가 올라왔다.

러시아에서 가능성을 발견한 팔도는 곧바로 현지 사무소를 통해 시장 조사에 돌입했다. 맛을 더 현지 선호도에 맞게 개선하고 광고도 했다. 이같은 노력을 통해 매해 두 자릿 수 성장률을 러시아에서 낸 팔도의 도시락은 1990년대 후반 이미 1억5000만명 인구의 러시아 라면 시장의 50%를 점유한 '국민 라면'으로 자리잡았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보다 러시아에서 더 잘 팔리는 'K-푸드'(한국 식품)가 있다. 제품의 속성이 러시아의 기후, 소비자들의 특성 등과 우연치 않게 맞아 떨어지면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팔도 도시락은 지난해 러시아에서만 2억달러(한화 약 2200억원)가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팔도의 국내 전체 라면 매출(약 2000억원)을 러시아에서 단 한 품목으로만 뛰어넘었다.

도시락의 국내 매출이 연간 40억~50억원 정도다. 러시아의 50분의 1도 안된다. 팔도 관계자는 "국내 판매량은 변화가 거의 없지만 2010년 이후 러시아에서는 매년 10%씩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인기에 팔도는 러시아에 공장도 늘렸다. 2005년과 2010년 각각 모스크바 인근 라멘스코예시와 리잔시에 현지 공장을 새로 지었다. 모두 8개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반면 국내 판매분은 이천공장에서 30년째 비슷한 수준으로 생산하고 있다.

처음 인기 요인은 사각용기였다. 둥그런 다른 컵라면보다 바닥에 닿는 면적이 넓어 배가 흔들려도 뒤집힐 가능성이 낮아 선원들이 먹기 시작했다. 러시아 현지에서도 인기가 높아지자 보따리상들이 사갔다. 선원들의 간식거리로 출발한 도시락은 추위를 달랠 수 있는 먹거리로 인식되면서 러시아 전역에서 인기를 끌었다.

인지도가 높아지자 팔도는 러시아 사람들이 좋아하는 치킨, 버섯, 새우 등 다양한 맛이 들어간 제품을 내놨다. 국내에서는 4종의 도시락 제품이 있지만 러시아에서는 11종 출시했다.

팔도는 1997년에는 블라디보스토크 사무소를, 1999년에는 모스크바 사무소를 개설해 수출을 하다 2005년에는 러시아 법인도 설립했다. 팔도 관계자는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도 판매되고 있는 도시락은 열차 여행객이 필수 준비 품목으로 꼽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오뚜기 마요네즈도 러시아 소비자들에게 인기 있는 국내 제품이다. 러시아 특유의 추운 날씨 덕에 마요네즈가 지방질 공급원으로 각광 받을 정도다. 각 가정마다 업소용 마요네즈를 구비해 주식과 함께 먹는 광경은 이제 흔히 볼 수 있다.

롯데칠성은 30년 가까이 러시아에 '밀키스'를 수출하고 있다. 딸기, 포도, 바나나 등 국내에선 출시하지 않은 제품이 총 11가지나 된다. 러시아가 기후적, 지리적 여건상 다양한 과일을 맛보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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