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재판부에 보석 허가를 재차 호소했다.신 회장 측 변호인단은 25일 서울고법 형사8부(강승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속행 공판에서 "법원이나 검찰이 (기업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이같이 요청했다.
신 회장은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 위기에 처해 있는 상태다. 신 회장의 형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오는 29일 예정돼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의 해임과 자신의 이사 선임 안건을 주주 제안 안건으로 제출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신 전 부회장과 네 번의 표대결에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로부터 신임을 받았던 신 부회장이 이번 주총을 앞두고 초조해하는 건 이번이 신 회장 부재 속에 열리는 첫 주총이기 때문이다.
주총이 열릴 때마다 직접 일본으로 가 주주들을 설득했던 신 회장의 인신이 구속되면서, 그간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줬던 주주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 전 부회장도 이런 분위기 속에서 "신 회장이 수감돼 있어 이사로써 직책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며 주주들을 설득하고 있다.
일본 재계에선 실형을 선고받으면 임원직에서 사임하는 게 관례다. 신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 건으로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후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자진 사임했으나 이사직은 유지하고 있다.
이후에도 신 전 부회장 측은 공개적으로 "옥중(獄中)경영은 사회적으로 도저히 허용될 수가 없다"며 "대표이사가 실형을 받아 구속되는 사태가 예견 가능했음에도 이를 방치한 이사들의 책임이 극히 무겁다"고 신 회장과 이사회를 동시에 압박해왔다.
신 회장 측 변호인단은 "피고인에 대한 해임 안건이 상정된 이상 신동빈, 신동주 두 당사자에게 대등한 기회를 부여해 쌍방의 주장을 주주들이 충분히 듣고 의사결정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또 "신 회장이 보석으로 풀려나면 도망가거나 무죄 선고를 받은 것처럼 행동할 수 있다는 검찰 의견은 설득력이 없다"며 "보석이 허용되면 변호인단이 신 회장과 동행해 공판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피고인은 그간 재판에서 신 전 부회장과 대결에서 승리해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됐다고 주장해왔다"며 "'국정농단' 주요 피고인 중 보석이 인용된 사례가 없다는 점에 비춰봐도 보석은 불허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보석이 허가되지 않고 신 회장 해임안이 통과되면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의 경영은 사실상 끊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 한국 롯데 계열사 지분 다수를 보유한 호텔롯데의 최대주주가 일본 롯데홀딩스이기 때문에 일본 롯데는 한국 롯데에 막대한 영향력 행사도 가능하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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