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공작' 황정민 "정보·감정에 액션까지 담아내는 대사 힘들더군요"

입력 2018-08-01 17:16  

8일 개봉 200억대 영화 '공작' 주연 황정민

"대북사업가로 위장, 북핵정보 수집
남한 스파이 '흑금성' 역할 열연
안기부가 기획한 북풍 사건 모티프

김정일과 별장서 만나는 장면 압권
안성 세트장 엄청난 규모에 놀라
대사도 잘 외워지지 않아 애먹어"



[ 유재혁 기자 ]
황정민(48)이 주연한 실화 첩보영화 ‘공작’(감독 윤종빈)이 오는 8일 개봉한다. 대북사업가로 위장해 북핵 실체를 파헤치던 안전기획부 스파이 ‘흑금성’이 남북한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199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 당시 대선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안기부가 주도한 북풍 사건을 모티프로 했다. 이 영화에는 투자배급사 CJ ENM 등이 총제작비 200억원을 투입했다. 1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황정민을 만났다.

“첩보영화지만 주먹질도 안 하고, 피도 안 나옵니다. 그러나 더 많은 피와 주먹질을 본 듯한 느낌을 줄겁니다. 남북한 두 인물의 우정과 화합에 대한 얘기가 뭉클한 감정을 일으킬 거예요.”

황정민이 연기한 ‘흑금성’ 박석영은 북한에 합법적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찾기 위해 중국에서 오랜 시간 공을 들이던 중 북한의 외화벌이 책임자 리명운(이성민 분)의 연락을 받게 된다. 목숨을 건 여러 테스트 과정을 통과해 신임을 얻은 박석영은 북한 영변 원자로에 접근하기 위해 광고촬영 사업을 제안하고, 마침내 김정일(기주봉 분)까지 만난다.

“흑금성 역은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처음에는 어렵지 않게 생각했는데 현장에 가보니 쉽지 않았습니다. 이러다간 큰일나겠다 싶더군요. 윤종빈 감독은 대사가 액션으로 느껴지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대사에 정보 전달만이 아니라 묵직한 감정을 실어야 했고, 본심을 감추는 속마음까지 표현해야 했어요. 관객들은 그 모든 사실을 알도록 연기해야 했지요. 상대방이 제 눈을 봐도 속내를 알 수 없는 표정 연기를 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박석영은 투철한 국가관을 지닌 정보원이자 군인이지만, 정부로부터 버림받으면서 자괴감에 빠지는 인물이라고 그는 정의했다.

“박석영은 극중 모든 인물을 다 만납니다. 도드라져 보이지 않고 묵직하게 끌고 갈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티 내지 않고 에너지를 갖고 가는 인물을 연기하려고 했습니다. 어려웠지만 해냈을 때 쾌감이 크더군요.”

황정민의 연기톤이 매너리즘에 빠졌다는 일각의 지적에 이번에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군함도’ 이후 매너리즘에 빠졌다는 비판을 받은 뒤 관성을 깨기 위해 많이 노력했습니다. 작업할 때 늘 해오던 패턴을 바꿔보려고 한 거죠. 어릴 때 선배들이 대사를 뼈로 외운다고 했는데, 툭 치면 대사가 줄줄 나올 정도로 뼈로 외워야 한다는 뜻이었죠. 이번에는 그 말을 새겨 열심히 했습니다. 실제 흑금성의 부인이 시사회를 보고 ‘남편과 비슷한 얼굴이어서 뭉클했다’고 말했어요.”

극중 박석영이 김정일과 별장에서 만나는 장면은 압권이다.

“안성 세트장에서 3일간 촬영했는데 처음에는 엄청난 규모의 공간에 놀랐습니다. 김정일과 실제 만나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김정일 분장은 까다로운 작업이라 미국팀이 했죠. 공간이 주는 위압감 때문에 대사가 잘 외워지지 않아 애먹었습니다. 실제의 저라면 그런 상황에서 100% 오줌 쌀 것 같았는데 박석영이란 인물이 대단하다고 느껴졌지요.”

극중 1990년대 인기스타 이효리와 북한 만수대예술단 소속 무용수 조명애가 CF를 찍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윤 감독이 편지를 썼고, 김제동도 거들어 이효리가 출연하게 됐다고 한다.

황정민은 “원래 CF를 차은택 감독이 찍었어요. 우리 영화 팀은 차은택의 국정농단 관련 혐의가 밝혀져 떠들썩했을 때 그 장면을 촬영했고요. 부담이 안 될 수 없었는데 다행히 촬영을 잘 마쳤습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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