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의료기기·재생의료 '핀셋 입법' 나선다

입력 2018-08-12 18:39  

서비스발전법서 보건·의료 빼고 '우회로' 찾는 여야

'의료 민영화' 반대에 대체 입법
민주당, 의료기기산업 육성법
보건의료기술 진흥법 등 제안

한국당 "주고 받을 법안 있다"
당론은 원안 통과지만
"의원들 의견 수렴" 긍정적 반응

일부 야당 의원들은 반대 입장
기재위·복지위 협상서 진통 예고



[ 김우섭/박종필 기자 ] 여야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서발법)에 ‘보건·의료분야’를 빼는 대신 제약·의료기기·재생의료 등 주요 의료분야 육성을 위한 ‘핀셋 입법’에 나선다. “서발법이 의료 민영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지층의 반발에 더불어민주당이 ‘우회로’를 만든 것이다. 야당 일부 의원들은 보건·의료분야에 신산업이 등장하면 또다시 ‘규제의 벽’에 막히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며 반대해 협상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우회로 마련해 규제 완화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7일 민생경제법안 태스크포스(TF)에서 서발법에 ‘보건·의료분야’를 제외하는 대신 대체 입법안을 제시했다. 대체 입법안엔 △보건의료기술 진흥법 개정안 △첨단재생의료의 지원 및 관리법 △의료기기산업 육성법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등 보건·의료분야 육성 법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당내 일부 의원들은 시민단체 등 지지층의 반발을 이유로 서발법 원안 통과에 반대하고 있다”며 “의료 민영화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키는 동시에 관련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절충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설문조사 결과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11명의 민주당 의원(위원장 제외) 가운데 김정우 김경협 심기준 유승희 의원 등 4명은 보건·의료분야 포함 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기재위원회 위원장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경제 위기 극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전(前) 정권 정책도 과감하게 받아들인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절충안이 제시된 만큼 서발법과 개별법의 동시 통과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12년 발의된 서발법은 유통, 의료, 관광 등 서비스산업 활성화와 규제 완화를 위한 모법(母法)이다. 산업 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정책을 협의·조정하기 위한 ‘서비스산업 선진화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2012년 7월 관련 법 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으나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과 시민단체가 “의료 민영화의 시작점”이라며 반대 견해를 고수해왔다.

◆강성 복지위 위원들 변수

이번에 민주당이 제시한 대체 법안은 의료기기와 제약, 재생의료 분야의 육성 방안을 담았다. 다만 원격의료에 대한 의료법 개정 방안은 지난 7일 민생경제법안 TF에서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다.

김기선 자유한국당 의원이 2016년 7월 발의한 의료기기산업 육성법안은 혁신형 의료기기 회사에 국가 연구개발 사업 등의 참여 우대와 규제 완화, 조세 감면, 부담금 면제 등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남인순 민주당 의원이 낸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은 제약회사의 범위를 부설연구기관과 연구개발 전담 부서로 확대하고, 혁신 제약 기업에 대한 약가 우대 등 각종 지원 근거를 담았다. 보건의료기술 진흥법 전부개정 법률안은 보건산업의 범위를 보건의료기술을 이용한 식품, 화장품 기업 등으로 확대하고 지원을 늘리는 법안이다.

서발법의 보건·의료분야 제외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한국당은 당론으로 서발법 원안 통과가 필요하다고 정한 상황이어서 좀 더 논의해보겠다는 입장이다. 함진규 한국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보건·의료를 뺀 서발법은 ‘앙꼬 없는 찐빵’이 될 우려가 있다”며 “다만 협상 과정에 있고, 주고받을 법안이 있는 만큼 당내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협상 전선이 기재위에서 보건복지위원회로 확장되는 것도 부담이다. 이번에 제시된 대체 법안들은 모두 복지위 소관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나 정의당 소속 복지위 소속 의원 중 상당수가 규제 완화에 강경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이 법안들이 원격의료와 함께 복지위에서 논의되면 협상에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김우섭/박종필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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