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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업의욕 꺾는 '사전규제', '사후감독'으로 왜 못 바꾸나

입력 2018-08-27 18:47  

정부가 그제 입법 예고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 활동까지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개정안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확대, 지주회사 지분율 요건 강화, 기존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 등 대기업 규제를 대폭 강화한 게 특징이다.

개정안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하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는 기업의 경우 지금보다 162%(376곳)나 많은 607곳으로 늘어난다. 획일적인 기준(총수 일가 지분 20% 이상) 탓에 야구단, 축구단 등 입법 취지와 무관한 계열사들도 규제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정유사-원유수송사’ 등 시너지를 내기 위한 계열사 간 정상적인 거래도 일부를 외국 해운사에 넘겨야 할 판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수직 계열화를 통해 경영 효율을 높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번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일감 몰아주기, 지주회사, 순환출자 등 분야에서 강화한 규제는 사실상 국내에만 있는 ‘갈라파고스 규제’다. ‘유죄추정’ 원칙에 입각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정부가 위법 방지와 처벌을 위해 공정거래법에 미리 갖가지 규정을 나열하고 있으니 기업의 창의력과 의욕이 제대로 생겨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는 “모든 문제를 공정위가 공정거래법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기존 인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김상조 공정위원장 발언과도 배치된다. 미국 독일 일본 등은 위법행위가 발생할 경우에만 처벌하는 등 사후(事後)규제와 사후감독에 주력한다. 과징금은 물론 형사처벌까지 하는 한국과 달리 과태료 위주다. 다만 법을 어기면 천문학적인 과태료를 매기는 등 일벌백계하는 식이다. 사후규제가 행정력 낭비와 규제회피 노력 등 사회적 규제 비용을 줄일 수 있어서다.

기업이 뛰지 않으면 투자도 일자리도 경제성장도 기대할 수 없다. 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가 곳곳에 존재하는 한 기업이 경영 활동에 전념하기 어렵다. 현 정부는 물론 이전 정부들 역시 규제완화를 부르짖었는데도 규제개혁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촘촘하게 쌓인 사전규제 탓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규제개혁과 혁신성장도 사전규제를 없애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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