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핫딜 막전막후]① 조용병·김병주 회장 담판이 분수령된 ING생명 인수

입력 2018-09-06 18:02  

7월30일 양측 회장, 인수제안 1년 만에 1대1 담판
회담 결렬 직후 KB금융 전격 인수제안하며 거래 '오리무중'
"'현실론'의 MBKvs 원칙론의 신한지주, 프로와 프로의 명승부"



≪이 기사는 09월06일(04:1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 7월30일 아침 7시30분 서울 소공로 더플라자호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마주 앉았다. 작년 8월 신한금융지주가 처음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제안한 지 1년 만에 처음으로 양측 회장이 1대1로 최종 담판을 짓는 순간이었다.

◆남은 가격차 230억원

당일 아침까지만 해도 신한지주, MBK 실무자들은 모두 결과를 낙관하는 분위기였다. 남은 가격차는 230억원. 2조4000억원에 달하는 거래규모를 감안하면 거래는 이미 성사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예상과 달리 1시간반 후 플라자호텔을 나서는 두 회장의 표정은 잔뜩 굳어있었다. 230억원의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이다. 주당 4만9600원을 제시한 조 회장에 맞서 김 회장은 주당 5만600원에서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양측 관계자는 “숫자를 잔뜩 준비해 간 김회장에 맞서 ‘숫자가 주요 화제가 되면 투자은행가에게 말린다’고 판단한 조 회장은 회담 내내 일상적인 화제로 일관하다 숫자 얘기는 마지막 3분만 했다”며 “투자은행(IB) 업계 베테랑과 금융권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의 첫 만남 다운 일전”이라고 말했다.

8월3일. 신한지주를 휘청거리게 만드는 정보가 전해졌다. KB금융지주가 전격적으로 구속력 없는 제안(non-binding offer)을 한 것. 가격 범위 상단이 5만원 중후반대일 정도로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경쟁 후보가 없기 때문에 MBK가 결국 돌아올 것’으로 낙관하던 신한지주로서는 당혹스러운 일이었지만 이내 침착함을 되찾았다. 가격상단은 높아 보이지만 1년 가까이 거래를 준비한 신한지주를 KB금융지주가 쫓아오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신한지주가 MBK와 ING생명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이 작년 11월, 가격범위를 정해 구속력없는 제안을 한 건 지난 2월의 일이었다. 지난 1월 잠시 실사만 하고 인수전에서 빠졌던 KB지주가 반 년 가까이 벌어진 격차를 따라잡을 수 없다고 분석했다.

나흘 뒤인 8월7일 신한지주는 자신의 페이스대로 주당 5만원(주당 2600원 배당금 포함)의 최종제안(binding offer)을 했다. 지난 5월4일 ING생명 지분 45%를 주당 4만7000원에 먼저 사고 나머지 14%는 1년 뒤 추가로 매수하는 2중 구조의 구속력있는 제안을 한 이후 3개월 만의 수정제안이었다. MBK가 역으로 ‘주당 5만2000원’을 제안하는 바람에 거래가 무산될 뻔한 위기도 그 사이 있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주당 5000원이나 더 높은 가격에 격노했기 때문이었다.

◆킥오프미팅 당일날 '인수포기' 선언한 KB

같은날 KB금융지주는 골드만삭스, 김앤장 법률사무소 등 자문사들과 잡은 첫 회의(킥오프미팅)를 취소함으로써 ING생명 인수전 포기를 공식화했다. 신한지주의 진도가 예상보다 훨씬 많이 나갔다는 판단 때문으로 알려졌다. KB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올 초 예비실사를 했기 때문에 회사의 미래전략 차원에서 구속력없는 제안을 해본 것일 뿐”이라며 “금융회사 간의 상도의상 애시당초 신한금융지주의 거래에 훼방을 놓거나 가격경쟁을 할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틀 뒤인 8월9일 저녁 MBK로부터 연락이 왔다. 신한지주가 제안한 주당 5만원에 거래를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2018년 8월 신한지주가 MBK에 ING생명 인수를 타진한 지 정확히 1년 만에 거래가 성사되는 순간이었다. 신한지주로서는 비은행자산 가운데 가장 우량한 매물로 평가받던 ING생명을 손에 넣어 '1등 금융그룹'을 탈환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2005년 설립 이래 최대 규모의 투자금을 회수하게 된 MBK로서는 '투자는 잘하지만 투자금 회수(엑시트) 실적은 의문'이라는 꼬리표를 단숨에 떼는 날이기도 했다.

거래 내용을 잘 아는 관계자는 “‘눈 앞의 주당 5만원과 다음 기회에 5만원 중반 이상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 사이에서 현실론을 택한 MBK의 투자전문가다운 냉정함과 아무리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해진 가격과 조건을 지킨 신한지주의 금융사 특유의 우직함이 제대로 맞선 한판”이라고 평가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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