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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영 前 연세대 총장 "정부, 간섭 일삼지 말고 균형잡힌 리더의 사명 수행해야"

입력 2018-09-11 18:48  

《민본경제》서 경제정책 대안 제시
"기본으로 돌아가는 제도 개혁" 주장



[ 은정진 기자 ] “한국이 얼마나 저(低)신뢰 사회입니까. 지금 가장 필요한 건 정부는 물론 사회 전체가 서로 신뢰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겁니다.”

원로 경제학자이자 연세대 총장을 지낸 정창영 삼성언론재단 이사장(사진)은 11일 서울 관훈동 신영기금회관에서 열린 《민본경제(民本經濟)》(나남)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거시경제 지표에 의존해 국민 경제를 분석해 온 기존 틀에서 벗어나 사서삼경 중 하나인 《서경(書經)》의 ‘민본 사상’에 기반해 국민의 살림살이를 살피는 경제정책 대안을 제시했다고 정 이사장은 설명했다.

그는 “한국 경제를 둘러싼 총체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기본으로 돌아가려는 제도 개혁이 필수적”이라며 책 발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국민과 기업과 정부, 그리고 노·사·정 간 신뢰가 사회적 자본으로 축적되는 것이 그 첫걸음”이라고 했다. 그중에서도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정부가 간섭이나 규제를 일삼는 권력자가 아니라 균형 잡힌 리더로서의 사명을 분명히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이사장은 “인류의 자원 배분 기구는 시장과 권력기관 두 개인데 정부에 의한 중앙집권적 경제 개혁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걸 세계 경제가 보여줬다”며 “경제 활력을 되찾는 데 시장 기구의 핵심인 기업이 앞장서고 정부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리더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안과 관련해 정 이사장은 ‘업종에 따른 탄력적 근로시간제 허용’, ‘최저임금의 단계적 추진’ 등을 주장했다. 일률적인 근로시간 상한 적용과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영환경 악화가 고용률 악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한 선한 정책이 장기적으론 이들을 해치는 결과를 역으로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계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서는 “소득주도성장은 경제학에서 잘 얘기하지 않는 이론”이라며 “경제가 자율적으로 굴러가기 위해선 시장을 통한 광범위한 합의가 있어야 하고 정부는 시장 실패에만 적극 개입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이날 ‘기업이 일자리 창출의 주체’라는 말을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나라 전체의 일자리는 기업이 투자해 만들어야지, 정부가 정책적으로 시장 대신 뭘 하려고 하면 금방 한계에 도달한다”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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