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단독] 모멘티브 품은 KCC, 실리콘 세계 2위로… 올 최대 해외 M&A 성공

입력 2018-09-13 06:38   수정 2018-09-13 06:43

세계 3대 실리콘社 미국 모멘티브 인수 확정
KCC, 원천기술 수천건 확보..4000곳 넘는 영업망도 얻어
'삼성전자 주요 협력사' 원익, 석영·세라믹사업만 인수
‘윈윈’ 도운 임석정 SJL 회장, PE 설립 1년만에 운용자산 1조원 돌파



≪이 기사는 09월12일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모멘티브는 2006년 아폴로PE가 제너럴일렉트릭(GE) 핵심 계열사이던 GE어드밴스트머티리얼즈와 GE바이엘실리콘, GE도시바실리콘 등을 인수합병해 출범시킨 회사다. 미국 다우코닝, 독일 와커와 함께 세계 3대 실리콘 및 석영·세라믹 기업으로 꼽힌다. 이 회사 매출의 90%는 실리콘, 나머지 10%는 석영·세라믹 부문에서 나온다. 글로벌 규모의 실리콘 사업을 원하는 KCC와 석영·세라믹사업부 인수 기회를 찾던 원익이 SJL파트너스를 통해 손잡은 이유다.

KCC는 모멘티브 인수로 단숨에 세계 24개 생산공장에서 연간 30만t의 실리콘을 생산하는 세계 2위 회사로 도약한다. 연간 6만t 가량인 실리콘 생산량을 단숨에 4배 이상 늘리게 된다. 모멘티브의 브랜드와 수천 건의 원천기술, 4000곳 이상의 고객사를 통한 글로벌 네트워크도 확보하게 됐다.

원익그룹은 반도체 재료인 석영·세라믹 제조업체인 원익QNC를 인수주체로 내세운다. 국내 석영 및 세라믹 시장 점유율이 각각 37%, 26.6%로 1위인 원익QNC는 세계 1위 석영·세라믹업체로 부상한다.

국내 M&A 사상 처음으로 대기업과 중견기업 PEF가 힘을 합쳐 3조원이 넘는 해외 기업을 인수한 배경에는 이들 3사의 오랜 인연이 자리잡고 있다. SJL파트너스를 이끄는 30년 경력 투자은행가 임석정 회장은 2012년께 삼성전자로부터 이용한 원익그룹 회장을 소개받았다. 원익은 삼성전자의 가장 중요한 협력업체 중 하나다.

이용한 회장은 지난 1월 모멘티브가 중국 기업에 넘어갈 조짐을 보이자 임 회장에게 다급하게 ‘SOS’를 쳤다. 미국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가 중국 기업에 매각하려 했기 때문이다. 외국 자본의 미국 기업 인수에 대한 투자 승인 여부를 심의하는 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승인을 받지 못해 불발됐지만, 중국 기업의 인수 시도가 이어졌다. 원익으로선 모멘티브가 중국 기업으로 넘어가면 반도체 원료를 공급받지 못할 게 불 보듯 뻔했다.

문제는 원익그룹이 필요한 모멘티브의 석영·세라믹 사업부만 인수하는게 불가능하다는 사실이었다. 투자금 회수를 위해 모멘티브를 매물로 내놓은 아폴로가 원익그룹을 위해 매출 비중이 10%에 불과한 석영·세라믹 사업부만 따로 떼어내 팔 리 없었다. 그렇다고 3조원이 훌쩍 넘는 거대 해외기업을 원익그룹이 독자적으로 사는 것도 무리였다.

이 회장의 제안을 받은 임회장은 당초 SJL-원익그룹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할 계획이었다.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실리콘 사업부는 SJL이 가져다 되팔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독일 바커, 일본 신에츠같은 메이저 실리콘 회사는 물론 미국 원천기술 보유기업에 눈독 들이는 중국 화학기업 등 인수후보가 전세계에 널려 있어서다.

KCC가 컨소시엄에 참여한 건 지난 3월. 정몽진 KCC 회장이 임 회장의 인수 계획을 접하고 컨소시엄 참여를 전격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KCC도 모멘티브를 인수하려 했다가 아폴로가 거부해 무산된 경험이 있었다.

모멘티브는 2006년 아폴로가 38억달러를 주고 이 회사를 살 당시 인수금액의 90%를 은행들이 앞다퉈 대출해줄 정도로 우량한 회사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를 이겨내지 못해 2014년 법정관리(챕터11)를 신청했지만 아폴로가 같은 해 다시 사들였다. 기계, 전자, 화학, 섬유, 종이, 건축, 토목, 화장품 등 실생활에 쓰이지 않는 분야가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실리콘의 원천기술과 생산시설을 모두 갖춘 알짜 회사로 평가받는다. 모멘티브는 세계 최초의 산업용 실리콘 생산기술, 의료용 튜브, 샴푸와 린스가 결합된 투인원 샴푸, 자외선(UV) 차단기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실리콘, 실리콘 폴리에테르를 사용한 섬유유연제 등 실리콘 분야에서 대부분의 ‘세계 최초’ 기록을 갖고 있다.

SJL, KCC, 원익 세 회사의 지분인수 비율은 각각 50 대 45 대 5로 정했다. KCC와 원익 모두 국내 시장이 주력이어서 CFIUS의 승인을 받지 못할 가능성을 낮췄다. 이같은 인수구조는 글로벌 화학소재 기업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의 11배에서 거래되는데 비해 KCC컨소시엄이 7배에 모멘티브를 사들이는 발판이 됐다.

KCC 컨소시엄은 모멘티브 지분 100%를 사들인 뒤 실리콘 사업부와 석영·세라믹 사업부를 분리할 계획이다. 실리콘 사업부를 원하는 KCC와 석영·세라믹 사업부를 희망하는 원익의 이해 관계를 맞추기 위해서다. 두 사업부 모두 SJL이 50%의 지분을 갖는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실리콘 사업부는 SJL과 KCC가 5 대 5, 석영·세라믹 사업부는 SJL과 원익이 5 대 5의 지분을 나눠 갖는 구도가 된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회사를 상장시켜 SJL은 투자금을 회수하고 KCC와 원익은 남은 지분 50%를 갖고 경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IB업계 관계자는 “PEF가 거래 기회를 찾아 성사시키면 기업이 인수 회사를 경영하는 이상적인 SI(전략적투자자)와 FI(재무적투자자)의 결합 구조”라고 말했다.

사모펀드(PEF)인 SJL이 인수금액 절반을 대는 덕분에 KCC와 원익의 부담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수금액 30억달러 가운데 12억달러만 컨소시엄이 부담한다. 나머지 18억달러 중 16억달러는 인수금융(M&A 인수금액 대출), 2억달러는 모멘티브 내부 현금으로 조달한다. 인수금융 16억달러는 공동으로 빌리되 SJL, KCC, 원익이 각각 8억달러, 7억2000만달러, 8000만달러에 대해 보증을 서는 구조다.

지난해 말 임 회장이 자신의 이름을 따서 세운 SJL파트너스는 셀트리온홀딩스, 비제바노(금강제화 특수관계사)에 이어 모멘티브 투자를 성사시킴에 따라 출범 1년도 안돼 운용규모(AUM) 1조원을 넘어서게 됐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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