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습니다] 한달 2번만 충전하면 되는 통근용 기아차 '니로EV'

입력 2018-09-23 07:00   수정 2018-09-23 07:03

왕복 40㎞ 출퇴근 직장인, 2주에 한번꼴로 충전하면 돼
도심 주행에 맞춰진 성능
니로 하이브리드보다 경제성 뛰어나
고속주행에선 내연기관 차보다 취약해




올 초 전기자동차(EV)가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보조금은 2만대 물량에 그치고 고객 인도까진 6개월 이상 기다려야 되는 경우도 있었는데 사겠다는 사람들이 몰린 것이다.

전기차 관심이 급격히 증가한 이유는 '400'이란 숫자가 준 주행거리의 혁신 때문이었다. 한 번만 충전해도 400㎞를 달린다는 게 아주 매력적이지 않는가. 그동안 전기차 단점으로 지적되던 충전 인프라 걱정을 상당부분 덜었다는 점에서 운전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니로EV 역시 연초 전기차 인기에 한몫 거들었던 모델이다. 기아차가 1회 충전으로 약 400㎞를 달릴 수 있는 장거리 전기차로 첫 선을 보인 것. 권혁호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은 "올해 8500대의 예약 주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니로EV는 7월부터 고객 인도가 시작됐고 8월말 기준 1066대가 출고됐다.

◆ 정말 탈만해진 전기차

"선배 탈만하네요. 차 정말 잘 나가네요"

최근 기아자동차가 마련한 니로EV 미디어 시승회에서 동승한 기자가 차를 운전하고 내뱉은 말이다. 전기차 운전 경험이 많지 않던 그는 가속 페달을 밟자 토크가 경쾌하게 반응하며 속도를 쭉 밀어올리는 전기차 성능에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와 달리 전철과 같이 미끄러지듯 속도가 붙어 도심에서 가속을 만끽하기가 좋다. 쉐보레 볼트EV, 현대차 코나EV가 그런 특징을 보인다. 니로EV도 마찬가지였다.

한시간 동안 파주 카페에서 부암동 석파정까지 약 50㎞를 달리면서 측정해 본 순간 연비는 1㎾h당 7㎞ 주행거리가 나왔다. 전기차 충전요금은 1㎾h당 약 180원. 이를 환산하면 1800원에 70㎞를 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차량 뒷유리 스티커에 표시된 에너지소비효율은 복합 5.3㎞/㎾h(도심 5.8㎞/㎾h, 고속도로 4.9㎞/㎾h). 실제 운전에서 공인 연비보다 더 효과적인 주행거리를 나타냈다. 니로EV의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385㎞로 표시됐다.

이제 정말 전기차가 탈만하다고 느낀 것은 기자가 거주하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여러 개의 전기차 충전 콘센트가 생기면서였다. 최근 볼트EV가 주차장에 충전중인 모습이 자주 보였다. 그 모습을 보니 내년엔 보조금 신청을 해볼까 하는 끌림을 느꼈다.

구청, 대형마트, 고속도로 휴게소 등 한정적으로 생겼던 전기차 충전시설이 서울지역 아파트 단지 주차장까지 늘어났다는 것은 전기차가 이제 일상 생활에 들어왔음을 의미한다. 퇴근 후에 충전해 놓고 다음날 출근할 때 전기차를 이용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시스템이 갖춰져 나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니로EV는 한 달에 2번만 충전하면 이용하는 데 큰 불편이 없어 보였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상당수는 회사까지 출퇴근 거리가 편도 20㎞ 안팎이다. 하루 주행거리를 약 40㎞로 본다면 주5일 근무가 보편화된 요즘 한 주 200㎞, 2주에 400㎞를 탈 수 있다. 그렇다면 한 달에 2번만 충전해도 통근용 차량으로 이용하는데 큰 무리는 없다.

물론 주말 여행에서 전기차를 이용한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어디까지나 통근용이라는 범위를 정한다면 충분히 월 2회 충전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이기상 기아차 환경기술센터장(전무)은 "한 번 충전으로 서울에서 대전까지 왕복 주행이 가능하고, 서울역에서 부산역까지 충전 없이 도달할 수 있다"고 니로EV를 소개했다.


◆ 도심 통근용차로 탈만하네

니로EV는 코나EV와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전용 파워트레인을 공유한다. 코나와 니로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나와 크기와 성능은 비슷하고 내외관 모습 차이만 날 뿐이다. 각자 디자인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기자는 코나 디자인보단 니로 디자인이 취향에 더 맞았다.

실내 운전석에서 약간 특이한 점을 발견했는데 변속기 모양이었다. 파킹(P), 주행(D), 후진(R) 정지(N) 등을 돌려서 맞추는 조그다이얼로 조작하게 했다. 운전석과 조수석 가죽시트에 초록색 스티치를 넣어 포인트를 준 부분도 최신 트렌드와 잘 어울렸다.

다양한 주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판 클러스터 조작은 쉽고 편리했다. 사용자를 위해 쉽게 설계한 부분은 현대·기아차의 장점으로 꼽고 싶다. 효율을 강조한 차답게 나의 운전모드로 들어가면 '경제 운전·보통 운전·비경제 운전'의 비중을 확인할 수도 있었다.

한 가지 특징적인 건 '원페달 드라이빙 시스템'의 적용을 꼽을 수 있다. 주행 중 스티어링 휠에 부착된 패들쉬프트(기어변속장치)의 좌측 버튼을 누르면 브레이크 페달 조작 없이도 회생제동량을 조절할 수 있도록 세팅돼 있었다. 0~4단계까지 레버 조작으로 정차까지도 가능한 장치다. 우측 버튼은 그 반대 기능을 담당했다.

니로EV는 가급적 출퇴근용으로 이용하거나 도심에서 타길 권한다. 이유는 내연기관 차량 대비 승차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속도를 높일수록 바닥에서 운전석으로 전달되는 노면 진동이 조금 컸고 시속 130㎞ 이상 차를 몰고가면 운전하는 맛이 좀 떨어졌다. 대부분 전기차가 갖고 있는 단점이 니로EV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전기차는 배터리가 시트 아래로 들어가 있어 하중이 무겁다. 서스펜션 반응이 딱딱하고 쇽업쇼바의 진폭이 동급 내연기관 차량보다 적어 충격 흡수에 약한 구조다. 그래서 부드러운 승차감에 취약하고 노면 진동도 더 크게 운전석까지 전달된다. 대신 도심에서 짧은 거리를 이동할 때 순간 가속이 뛰어나 니로 하이브리드를 탈 때보단 운전 재미가 훨씬 좋았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과속 단속 카메라가 군데군데 많아서 시속 120㎞ 이상 달릴 수 있는 구간도 많지 않다. 니로EV는 지나친 과속만 피한다면 주행 성능이 크게 불만으로 다가오진 않았다.

니로는 기아차의 친환경 전용 모델이다. 현대차 아이오닉과 같은 역할을 맡았다. 2년 전 타봤던 니로 하이브리드와 비교하면 전기차 가격은 세제 혜택 후에도 대략 500만원가량 비싸지만 보유기간이 길면 길수록 휘발유를 넣는 하이브리드 모델보단 유지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게 전기차의 특성 중 하나다.

전기차는 배터리 용량에 따라 주행거리 차이가 생긴다. 64㎾h 배터리를 탑재한 장거리용 모델은 최대 385㎞, 39.2㎾h 배터리를 얹은 단거리용 모델은 최대 240㎞를 달린다. 구매자들에게는 단거리용보단 아무래도 충전 횟수가 줄어드는 장거리용 모델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장거리용 니로EV는 국고 및 서울시 기준 보조금 혜택을 받으면 프레스티지 트림 3080만원, 노블레스는 3280만원에 살 수 있다. 이중에서 고급트림 구매 비중이 70%에 달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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