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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총재 "금리 결정 여건 점점 어려워진다… 내외 금리차 경계심 갖고 지켜볼 것"

입력 2018-09-27 17:53  

美 올들어 세 번째 금리 인상

딜레마에 빠진 이주열 총재

"통화완화 줄여나가는 것 필요"
올해 1차례 금리 인상 시사



[ 고경봉 기자 ]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27일(한국시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표정은 담담했다.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번 미국의 금리 인상은 이미 예상된 만큼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시장과 주식, 채권시장도 ‘예고된 재료’로 인식해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거꾸로 2원80전 떨어진 1112원50전에 마감됐고,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오히려 0.5% 이상씩 올랐다.

하지만 평온한 시장과 달리 한은의 속내는 더 복잡해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한·미 간 금리 역전 폭은 1년2개월 만에 가장 큰 0.7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여기에 Fed는 올해 한 차례, 내년 세 차례가량 금리를 더 인상할 뜻을 밝혀 양국 간 금리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도 10월이나 11월 중 한 차례 금리를 올릴 전망이지만 악화하는 국내 경제 여건을 감안하면 다음 금리 인상 시기를 속단하기 어렵다. 내년 상반기에는 양국 금리차가 1.25%포인트까지 확대될 개연성도 크다.

금리 역전에도 ‘자금 유출 가능성이 높지 않다’던 한은의 기류도 변하고 있다. 이 총재는 이날 “미국은 앞으로도 금리를 올릴 계획이기 때문에 금리차에 좀 더 경계심을 갖고 자금 흐름 추이를 봐야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가 미국과의 금리차에 대한 부담을 언급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한·미 간 금리차가 향후 외국인 자금 유출을 촉발할 만한 ‘티핑포인트’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금리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백윤민 메리츠증권 책임연구원은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금리차가 1%포인트 이상 벌어지면 리스크가 상당히 커진다고 봐야 한다”며 “그 자체만으로 해외 자금이 빠져나가진 않겠지만 특정한 계기가 생긴다면 자금 유출 속도가 통제하기 힘든 수준으로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은으로선 경제 호황에 힘입어 거침없이 금리를 올리는 미국을 마냥 따라가기도 쉽지 않다는 데 고민이 있다. 경제 그늘이 짙어지고 있고 데다 물가는 목표 수준(2%)을 밑돌고 있다. 자칫 금리를 올렸다가 안 그래도 하강 국면에 있는 경기를 더 얼어붙게 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크다. 미·중 무역갈등, 신흥국 금융불안 등 대외 변수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 와중에 정부와 여당은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세를 잡기 위해 한은에 금리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한은으로선 통화정책의 실타래가 잔뜩 엉켜 있는 셈이다.

금통위원 8년차인 이 총재도 이날 “금리정책 결정 여건이 당초 예상한 것보다 점점 어려워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복잡한 속내를 내비쳤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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