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팀경기 패·패·패… '호랑이 氣'에 눌린 파트너 때문?

입력 2018-09-30 18:06   수정 2018-12-29 00:00

'美·유럽 대항전' 라이더컵

리드·디섐보와 호흡 맞췄지만 대패
"우즈의 강력한 아우라에 부담
젊은 선수들 샷·퍼팅 흔들려"



[ 이관우 기자 ]
‘골프황제’에게 환상의 짝꿍이란 없는 개념일까. 팀경기에 유독 약한 타이거 우즈(43·미국)의 징크스가 재연됐다. 미국과 유럽의 골프대항전인 2018 라이더컵에서다.

우즈는 지난 29일과 30일(한국시간) 치러진 이 대회 포볼·포섬 세 경기에서 모두 패배했다. 첫날은 올해 마스터스 챔피언 패트릭 리드와 짝을 이뤄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토미 플릿우드(잉글랜드) 조와 겨뤘지만 3홀 차로 졌다. 둘째날 포볼 경기에서도 리드와 다시 손잡고 몰리나리-플릿우드 조를 상대했다. 야심찬 복수전은 그러나 4홀 차 완패로 끝났다. 우즈는 이날 오후 ‘필드의 과학자’ 브라이슨 디섐보로 파트너를 바꿔 명예 회복을 노렸다. 하지만 1, 2차전 패배보다 더 큰 5홀 차 패배를 당했다.

◆어디 찰떡궁합 없소?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했다. 첫날 포볼에선 10번홀까지 2홀을 이기다 11, 12, 15, 16, 17번 등 5개 홀에서 내리 내줘 미국팀에 첫 패배를 안겼다. 둘째날엔 짝인 리드가 흔들렸다. 티샷이 좌우로 흩날려 깊은 러프와 해저드로 들어가는 바람에 그린 공략이 어려웠고 파세이브에 급급했다. 리드는 샷 실수가 이어지자 욕설까지 내뱉어 팀 분위기를 흔들었다.

셋째날 포섬에선 디섐보의 퍼팅이 제대로 말을 듣지 않았다. 우즈는 10번과 11번홀에서 5m, 3m짜리 퍼팅을 홀에 밀어넣어 5홀 차를 3홀 차로 좁혔다. 하지만 디섐보가 비교적 짧은 퍼팅을 실패하는 등 틈을 보이는 사이 몰리나리-플릿우드 조가 12, 14번홀 연속 버디로 밀고 들어오며 자신들의 4연승 랠리에 쐐기를 박았다.

우즈는 불편한 심경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는 “그다지 잘 못했다는 느낌도 없었는데, 세 경기나 졌다. 화가 난다. 팀경기가 그래서 짜증난다”고 말했다.

우즈의 라이더컵 전적은 13승3무20패가 됐다. 팀경기만 놓고 보면 9승1무19패로 초라하다. 2010년 10월 제38회 라이더컵 싱글매치에서 몰리나리를 4홀 차로 마지막으로 이긴 뒤 8년간 무승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그 몰리나리에게 세 번이나 덜미가 잡혔다.

7회째 출전한 우즈는 첫 파트너인 마크 오메라(61)부터 디섐보(25)까지 14명과 팀경기에서 손을 맞췄다. 연장자와 짝이 됐을 때 성적이 안 좋았지만 올해 대회에서 처음으로 리드, 디섐보 등 두 ‘영건’과 호흡을 맞추면서 징크스를 깰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다. 게다가 두 선수는 모두 우즈를 어린 시절 우상으로 섬겼던 ‘타이거 키즈’들이다. 우즈의 리드를 잘 따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기대감은 ‘역시나’로 바뀌고 말았다.

◆‘역(逆)타이거 효과’에 부상설까지

원인을 놓고는 해석이 분분하다. 가장 많이 지목되는 게 ‘역(逆)타이거 효과’다. 우즈와 같은 편이 된 선수가 엄청난 부담을 안고 경기하는 탓에 오히려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즈의 전 스윙 코치 부치 하먼은 “우즈 앞에서 잘해야 한다는 압박이 샷과 퍼팅을 흩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골프채널 해설자인 브랜들 챔블리(전 PGA 투어프로)는 “우즈의 강력한 아우라가 파트너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우즈도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진 못했다는 점에서 ‘부상이 다시 도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팬들 사이에서 나왔다. 대회 내내 어둡고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경우가 많았던 데다, 걸음걸이나 스윙 속도가 투어챔피언십 우승 때보다 훨씬 느렸기 때문이다. 미국팀 단장 짐 퓨릭은 그러나 “(부상이 도졌다는 건) 낭설일 뿐”이라며 “빡빡한 일정으로 피로감을 느꼈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우즈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4개의 페덱스컵 플레이오프를 연이어 뛰고는 곧바로 프랑스로 날아가 라이더컵에 출전했다.

우즈가 징크스에 운 사이 몰리나리-플릿우드 조는 라이더컵 출전 유럽 선수 중 처음으로 4전 전승 기록을 달성했다. 특히 플릿우드는 1979년 래리 넬슨(미국) 이후 라이더컵 데뷔 루키가 4연승을 잡아내는 대기록을 썼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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