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곳곳 색다른 매력, 파리와 사랑에 빠지다

입력 2018-10-07 15:04  

여행의 향기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이 추천하는 여행지 - 프랑스 파리



예술과 혁명의 도시이자 농후한 사랑의 이미지가 흐르는 로맨틱한 도시 파리. 이 아름다운 도시에 입성했을 때, 파리의 지도를 손에 든 채 당신과 함께 센 강변을 거닐고 싶다. 천천히 타박타박 걸으며 지도 안에 담긴 아롱디스망(구) 이야기를 당신에게 건네보려 한다. 파리의 지도는 들여다보면 볼수록 이상하다. 파리는 20개의 아롱디스망(구)으로 나뉘는데 이 20개의 구는 도대체 아무런 질서 없이 흐트러진 모양새다. 1구 옆에 2구가 있긴 한데 난데없이 8구가 나오고 16구가 붙어 있다. 이건 무슨 기준인가? 의아해하다가도 당장 필요한 전철노선도로 넘어가버리기 일쑤다. 그러나 아롱디스망은 분명 나름의 법칙으로 나눠져 있다. 이 나열의 법칙을 스스로 알아차렸다면, 그런 당신과 함께 다시 한번 파리의 골목길로 스며들고 싶다.

파리=글·사진 김민정 아시아나항공 부사무장 mjkim75f@flyasiana.com

파리 지구마다 색다른 매력이 가득

파리 지도 한가운데, 시테섬의 일부를 포함해 루브르 박물관이 있는 지역이 바로 1구다. 1구를 중심으로 20개의 구가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고 있다. 파리의 구는 달팽이집 모양으로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다. 구를 일반적이지 않은, 독특한 방식으로 나눈 것이다. 1구에서 2구로, 2구에서 3구로 빙글빙글 선긋기 하다 보면 안으로 들어오라고 손짓하는 듯하다. 느릿느릿 달팽이 같은 모습이다. 이곳에 살고 있는 파리지앵의 느린 행보와도 닮은 유순한 나열이다. 뭐든지 후딱 일을 해치우는 우리네와 달리 천천히 간격을 두고 서서히 진행되는 도시. 지하철엔 전광판이 아니라 여전히 종이 벽보가 붙고, 그것이 기한을 넘으면 다시 그 위에 새로운 벽보가 붙는 아직은 아날로그식 슬로 라이프가 이뤄지고 있는 곳이다.

또한 달팽이집처럼 외곽에서 중심으로 들어갈수록 구의 면적은 작아지면서도 주요 시설은 밀집돼 있다. 그렇게 각각의 구는 자신만의 색을 띠고 있다. 루브르 박물관이 있는 1구의 우뚝함과 보헤미안의 개성 넘치는 4구의 마레 지구 색은 다르다. 또한 19구의 벨빌이나 20구의 메닐몽탕처럼 서민들이 사는 골목길의 느낌 또한 다르다.

또한 좀처럼 알 수 없는 곳이 파리다. 한 가지 매력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도시. 수많은 환상이 집적된 이 신비한 도시는 잡았다 싶으면 벗어나 있고 알아냈다 싶으면 저만치 물러나 있는 요요 같은 곳이다. 화려한 르네상스 시절의 이야기와 매혹적인 벨 에포크 시대, 뜨거운 혁명의 열기를 늘어놓으면 파리는 그 어느 때보다 힘껏 뻗어나간 요요 같다. 1구부터 20구까지 연결하는 그 탄성 있는 줄이 다시 촤르륵 감겨드는 순간, 파리는 더욱 신비하고 알 수 없는 도시가 된다. 오랜 세월에 침윤된 건물들은 잿빛 하늘 아래에서도 그 진가를 발휘한다. 깊은 밤, 거리의 가로등이 돌길을 비추고 에펠탑에 조명이 켜지는 순간 사랑의 시간은 절정을 맞이한다. 헤밍웨이의 말대로 파리는 ‘움직이는 축제’처럼 평생 당신 곁을 맴돌지도 모른다.

파리가 지닌 역사의 몸피만큼 도시의 부피도 클 것 같지만 실은 서울의 6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이 작은 도시에 14개의 전철노선과 60여 개의 버스 노선이 그물망처럼 펼쳐져 있고 450개가 넘는 크고 작은 공원이 파리지앵의 휴식처가 돼주고 있다. 그리고 도심 중간중간에는 커다란 공동묘지도 있다. 파리 시내 묘지 중 가장 큰 규모의 페르 라쉐즈 묘지에는 쇼팽, 들라크루아, 보들레르, 오스카 와일드, 발자크, 에디트 피아프, 이브 몽탕, 짐 모리슨 등 수많은 예술가와 작가, 정치가, 학자가 잠들어 있다. 그런데 처음부터 도심 속에 묘지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곳 역시 묘지는 도심 외곽에 있었으나, 시의 영역이 확장되면서 묘지 또한 자연스럽게 시 안으로 포함된 것이다. 즉 파리는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점점 자라고 태어나는 도시임을 증명한다. 동심원을 그리며 확장해가는 시의 모습은 나이테처럼 그 성장을 안으로 안으로 결을 새겨 놓은 형태다.

묘지들은 나이테에서 보이는 옹이처럼 도심에 박혀 있다. 무릇 역사와 함께 성장해온 나이테에는 삶과 죽음이 공존하고 있는 셈이다. 자연스레 죽음의 공간까지도 파리를 구성하고 있으니 그 덕에 우리는 생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게끔 된다. 이만하면 도심 속 묘지도 이유가 있지 않을까. 까마득한 밤하늘의 별처럼 말이다.

파리가 지닌 보물 센강의 풍경

파리에 머물 때 가장 즐거운 일을 꼽으라면 바로 센 강변을 거니는 것이다. 걷다가 지치면 강둑에 걸터앉아 강바람을 느껴도 좋다. 세계적인 도시, 파리를 가로지르는 센강은 그 명성에 비해 크지 않다. 강폭이 100m 안팎이니 아담하고 다정하다. 센강의 다리를 걸으며 마주하는 풍경은 파리가 지닌 보물 중 하나다. 강에는 36개의 다리가 저마다 사연을 잔뜩 머금은 채 놓여 있다.

그 중 콩코르드 다리는 가장 뜨거운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이는 1789년 7월14일 프랑스 혁명 당시 시민들에 의해 무너진 바스티유 감옥의 돌을 이용해 만든 다리다. 분노한 민중의 아우성과 유혈이 낭자했을 혁명의 공포, 자유와 평등을 쟁취하기 위한 뜨거운 갈망이 발아래에 꿈틀거리고 있음을 감지해본다. 파리에서 가장 화려한 외관을 갖춘 다리는 알렉상드르 3세 다리로 1900년 만국박람회 때 프랑스와 러시아 간 친선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다리다.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도 배경으로 등장한 이 다리 앞에 서면 그 아름다움에 절로 셔터를 누르게 된다. 다리와 함께 담기는 에펠탑 풍경 또한 그림처럼 조화롭다.

파리 시내 어디에서나 보이는 에펠탑은 참 신기한 건축물이다. 멀리서 보면 익히 아는 모습 그대로여서 놀라고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모습과 달라서 놀란다. 멀리서 보면 심플한 상징적 이미지 그대로지만, 가까이 다가설수록 심플해지기 위해 얼마나 심층적인 구조를 띠고 있는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1889년 프랑스 혁명 100주년 기념 세계 박람회를 위해 세워진 에펠탑은 건축 당시에는 도시의 미관을 망치는 흉물덩어리로 간주돼 원성이 자자했다. 소설가 모파상은 흉측스러운 에펠탑을 보지 않기 위해 늘 에펠탑 2층의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었다고 한다. 에펠탑을 보지 않기 위해서는 에펠탑에 오르는 방법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반대로 미국의 과학자 토머스 에디슨은 에펠탑의 설계자 귀스타브 에펠을 찾아와 경의를 표했다고 한다. 무려 1만8000여 개의 금속 부품으로 이뤄진 1만여t의 이 거대한 철탑이 지상에 가하는 압력은 불과 4㎏ 정도라 하니 에펠은 과연 철의 마법사라 불릴 만하다.

에펠탑을 더 가까이에서 자유롭게 느끼고자 한다면 샹 드 마르스 공원을 추천한다. 푸른 잔디밭에 드러누워 저렇게 무거운 철탑의 가벼움을 느껴보자. 자신의 몸무게를 지우고 지상에 사뿐히 내려앉은 에펠탑의 모습. 보면 볼수록 신기하고 매력적인 건축물이다.

파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 알렉상드르 3세 다리를 거쳐 강변을 따라 거닐다 보니 센강을 유람하는 바토무슈가 보인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적당한 속도로 이동하는 바토무슈 안에는 파리를 사랑하는 여행자들이 가득 앉아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손을 흔들어 보였다.


유람선을 뒤쫓아 걷다 보니 어느덧 예술의 다리, 퐁데자르에 이르렀다. 연인들이 가장 사랑한 다리인 만큼 다리 난관에는 사랑의 자물쇠가 가득했지만 지금은 안전상의 이유로 자물쇠가 모두 철거된 상태다. 그러나 여전히 다리 위에는 거리의 악사가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고 화가들은 풍경을 화폭에 옮기고 있다. 해 질 녘이 되면 청춘들은 이곳에서 와인을 마시며 사랑을 속삭일 테다. 보행자 전용 다리인 만큼 사람들은 다리를 더욱 자유롭게 느끼고 기대며 사랑한다.

맞은편에 보이는 시테섬의 풍경은 퐁네프 다리와 어우러져 시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 뒤로 산책 나온 어린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굴러간다. 통통통 뛰어가는 아이들의 발걸음이 나무로 된 바닥을 통해 전달된다. 편안하면서, 가슴이 뛰는 곳이다. 이곳을 사랑했다던 시인 랭보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조용히 가늠해본다.

영화를 낳은 유혹적인 다리 퐁네프

센강이 품고 있는 또 다른 낭만 중 하나는 강변을 따라 늘어선 고서점, 부키니스트를 구경하는 것이다. 건드리기만 해도 먼지가 폴폴 날릴 것 같은 빛바랜 책들이 햇살과 바람을 받으며 강가에 누워 있다. 족히 50년에서 100년의 세월을 가득 머금은 누런 책장을 넘기면 오래된 종이의 케케묵은 냄새가 기분 좋게 코끝을 스친다. 오래 전 영화포스터나 LP판, 파리의 시가지를 그린 그림, 엽서나 작은 기념품들 또한 산책에 즐거움을 더해준다. 어쩌면 절판된 책이나 희귀본을 구하는 행운이 따를지도 모른다.

이렇게 오늘날 파리의 명물이 된 고서점의 시초는 퐁네프 다리 근처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퐁네프 다리는 수많은 영화의 배경이 됐고, 그중에서도 특히 영화 ‘퐁네프의 연인’으로 인해 애달픈 사랑의 이미지가 녹아 있다. 수많은 연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 다리는 시테섬을 강의 양쪽과 연결하고 있다. 시테섬은 파리가 태어난 발상지다. 기원전 이곳에 정착해 살던 부족은 작은 배로 물고기를 잡으며 생을 이어 갔다. 거리를 걷다 발견하게 되는 유적지 안내 팻말의 모양이 배의 노처럼 생긴 것은 여기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작은 촌락을 이루며 살았던 섬의 주민들은 이곳이 훗날 얼마나 멋진 도시로 변모할지 과연 상상이나 했을까? 확실한 것은 800년의 세월을 버텨온 노트르담 대성당은 백년전쟁과 종교전쟁 그리고 프랑스 대혁명으로 인한 왕조의 붕괴까지 모든 것을 지켜봤다는 것이다. 잔다르크의 명예회복과 나폴레옹의 대관식이 거행된 곳이자 오늘날에도 파리지앵의 출생과 사망, 결혼과 축복의 순간을 지켜보고 있다.

노트르담 성당 전망대에 오르니, 그곳엔 콰지모도를 연상시키는 괴수석상 가고일이 지키고 있었다. 발아래엔 오랜 시간 파리를 적시며 몸을 뒤척이던 센강이 흐르고 있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참수 전까지 투옥돼 있었던 감옥, 콩시에르주리가 지척에 있고 저 멀리엔 에펠탑이 가뿐히 솟아 있다. 영욕의 세월을 말없이 지켜봤을 가고일의 시선을 따라가본다. 까마득한 언젠가는 아프고, 뜨겁고, 황홀했던 곳임을 아득하게나마 느껴본다.

파리는 고대의 역사를 담고 있는 살아 있는 박물관이자 한편으론 파리지앵이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삶의 한복판이다. 과거이자 현재이기도 한, 여러 시간대가 중첩된 매혹적인 ‘시간의 도시’에도 어느새 저녁이 내려앉았다. 그리고 여전히 파리지앵의 삶은 천천히 여유롭게 흘러가는 듯 보인다.

여행팁

아시아나항공은 인천~파리 구간을 주 5회 운항한다. (월, 수, 금, 토, 일) 예술의 도시, 파리를 경제적으로 여행하기 위해서는 파리 뮤지엄 패스(Paris Museum Pass) 카드를 구입할 것을 추천한다.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퐁피두센터, 로댕 미술관, 오랑주리 등 미술관뿐만 아니라 노트르담 성당, 개선문, 베르사유 궁전 등 주요 명소 60여 곳을 패스 하나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티켓 구매를 위해 긴 줄을 설 필요 없이 바로 입장할 수 있으니 시간 또한 절약된다. 가격은 2일권 48유로, 4일권 62유로, 6일권 74유로다. 일정에 맞게 뮤지엄 패스를 활용한다면 더 알차고 즐거운 파리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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