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View] 마크롱은 프랑스의 가치를 높일까

입력 2018-10-29 19:21  

피에르 앙리 플라망드 < 英 맨그룹 맨GLG 최고투자책임자 >


[ 이현일 기자 ] 지난여름 월드컵에서 프랑스 대표팀의 우승이 확정되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라커룸으로 내려와 선수들과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 장면은 프랑스인들에게 애국심을 불러일으켰다. 취임 후 1년여 동안 마크롱 대통령은 외교와 경제정책 등 다양한 분야의 여러 사건을 통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6월 프랑스 국영철도공사(SNCF) 근로자의 고용계약을 변경하는 개혁을 관철시켰다. 이를 통해 SNCF는 직원을 해고할 수 있게 됐다. SNCF 직원은 공무원과 같은 수준의 보호를 받아 왔으며 회사는 이들을 사실상 해고할 수 없었다. 프랑스에서 국가가 고용한 노동자들이 더 이상 평생직장을 보장받지 못하는 것은 혁명적인 변화라 할 수 있다.

마크롱 대통령이 개혁에 착수했을 때 많은 사람은 1995년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공공부문 개혁을 시도했을 때처럼 결국은 실패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마크롱의 개혁은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중의 저항을 적게 받으며 성공해왔다.

투자자들은 개혁 성공을 기대

마크롱 정부는 앞서 부유세를 축소하면서 금융소득 세율을 30%로 균일화하기도 했다. 시장은 마크롱 대통령을 금융시장에 친화적인 인물로 평가했다. 프랑스 증권시장에서 중소형 주식이 높은 주가수익비율(PER)을 유지하고 있는 점이 이를 잘 증명한다.

중소형주지수는 프랑스 경제 상황을 정확히 읽을 수 있는 유용한 지표로 통한다. 프랑스 CAC40지수에 포함된 중소형주의 주가수익률은 신통치 않았다. 하지만 이들 주식의 PER은 독일, 영국보다 높아졌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그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마크롱의 개혁이 성공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는 뜻이다.

마크롱 개혁은 다만 연금제도와 공공부문 개혁이라는 큰 난관을 앞에 두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1유로를 기여하면 모든 사람이 같은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대통령 선거 공약을 앞세워 연금 개혁에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프랑스 연금제도는 특정 직업에 훨씬 더 많은 연금을 주고 어떤 직업엔 불리한 구조다. 이같이 복잡한 연금체계를 단순화한다는 계획이다.

공공부문 개혁도 큰 반발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지금까진 공공부문 개혁은 뒤로 미루고 민간부문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연금 개혁과 공공부문의 규모를 축소하려는 시도는 정권을 뒤흔들 정도의 광범위하고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연금·공공부문 개혁이 변수

최근 마크롱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는 등 시련이 닥치고 있다. 마크롱은 부자들의 대통령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대선 때 많은 것을 약속했지만 서민들이 체험할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를 이끌어 내지 못한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그럼에도 마크롱은 개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대다수 프랑스 국민은 자신들에게 일부 피해가 돌아가더라도 연금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는 정부 주장을 지지하고 있다. 좌우 양대 정당은 세력이 약화됐고 분열돼 있어 마크롱 대통령은 정치권의 저항을 받지 않고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프랑스 경제에서 공공부문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수만 있다면 프랑스는 더욱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다.

정리=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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