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에서 창업 공간을 공유하는 청년 창업자가 늘고 있다.
한정된 자본으로 사업을 꾸려야 하는 초기 창업 공간을 공유해 저렴한 임대료에 정보공유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의 ‘공유오피스(건물을 나눠 사무공간으로 재임대하는 시스템) 시장의 성장 가능성 및 향후 전망’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등록된 공유오피스 공급업체는 57개, 공유오피스는 192개다.
공유 면적은 39만3000㎡로 2016년 14만3000㎡, 지난해 24만5000㎡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공유오피스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집중됐지만 최근 들어 지방에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천안의 경우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자발적인 공간 공유가 일어나고 있다.
충남경제진흥원이 지원하는 ‘청년 CEO 500 프로젝트’ 출신인 윤지우 피어나플라워 대표(35)와 윤경아 로아(ROA) 대표(33)는 지난해 8월 숍인숍으로 개업했다. 숍인숍은 매장의 빈 공간에 다른 업종의 매장이 들어서는 것을 말한다.
꽃과 향초를 판매하는 두 청년은 향기라는 공통점을 발견해 한 공간에서 창업을 결심했다.
두 청년은 임대료가 비싼 천안의 중심 상권인 불당동에서 시세의 반값에 46㎡의 가게를 이용하고 있다. 이들이 덕을 본 것 임대료뿐만 아니다. 서로 일손을 도우며 인건비 부담을 줄였고, 최근엔 콜라보 제품도 출시했다.
윤경아 대표는 “숍인숍으로 개업한지 1년 만에 매출이 50% 올랐다”며 “공간을 같이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협업하게 되고 서로 다른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천안시 두정동에 있는 사회적협동조합 ‘우리동네’는 창업가들에게 공간을 임대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곳에는 4개의 시민단체와 스타트업이 입주해 있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어 유용한 정보가 있으면 함께 사업을 추진한다.
이다솜 '우리동네' 팀장은 “서로의 인맥을 소개하며 영업에 도움을 받기도 하고 어려운 사업은 함께 해결하는 등 다른 기업이 모여 하나의 공동체를 이룬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와 경제기관도 공간 공유 사업에 나서고 있다.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역거점형 코워킹(공동 사무실) 취·창업 카페’를 추진하고 있다. 민간 카페를 선정해 공간을 만들고 정보 교환과 교육 등 창업 관련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센터는 올해까지 10곳을 지정해 시범 운영하고 내년에는 15개 시·군에 15개의 카페를 추가로 지정하기로 했다.
정상훈 창조경제혁신센터 창업성장팀장은 “지역 마을 단위의 셀조직을 통해 취업과 창업 정보를 교류하는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며 “지역에 특화된 취업붐이 일어나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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