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 시대 연 노바티스 "3년 내 신약 쏟아진다"

입력 2018-11-13 09:11  

스티븐 모란 노바티스 그룹 글로벌 전략기획 총괄 인터뷰
2022년까지 약 60종의 약물 신약 허가 또는 적응증 확대
체크포인트 억제제, 골수성세포 표적제제 등에도 투자
편두통, 다발성 경화증, 황반변성 등 혁신 신약 출시 예정
전사적 디지털 혁명 추진‥데이터 기술이 미래 신약 개발 열쇠
알콘 등 전통제약사업 매각, "혁신신약 집중 위한 출발점"





'염료 회사→제약사→혁신 치료제 개발기업'

120여년 역사를 가진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의 변천사다. 노바티스는 지난해 세포 치료제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8월 세계 최초의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킴리아'를 내놓으면서다.

킴리아는 작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고 지난 8월 유럽의약품청(EMA)의 승인도 획득했다. B세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등 혈액암 분야에서 적응증도 확대하고 있다. 혁신 신약들도 잇달아 나올 예정이다. 혁신 신약은 기존에 치료제가 없었던 질병을 고치는 완전히 새로운 기전의 약물을 뜻한다. 노바티스는 2022년까지 약 60종의 약물이 신약 허가를 받거나 적응증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약업계는 노바티스가 구축한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업계 최고로 평가하고 있다. 제약시장 조사업체 이밸류에이트파마는 노바티스가 화이자, 로슈 등을 제치고 오는 2024년 전세계처방의약품 매출 532억 달러를 기록, 세계 1위 제약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노바티스가 혁신 치료제 분야에 선제적으로 투자할 수 있었던 비결을 스티븐 모란 노바티스 그룹 글로벌 전략기획 총괄에게 들어봤다.




▶ 노바티스가 CAR-T 등 혁신 의약품을 개발에 선도적으로 앞서나갈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

"킴리아가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적인 요인은 세계적인 수준의 생산 능력과 이를 바탕으로 생산 비용에서 경쟁력을 갖춘 것이라 할 수 있다. 뛰어난 파트너들과 우수한 서비스 품질을 갖춘 것도 주효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등지에서 노바티스가 보유한 강한 사업기반을 바탕으로 전세계에 이 혁신적인 약품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도 요인이다.

▶ CAR-T 외에도 유전자 치료제 등 혁신 치료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CAR-T 세포 치료제 분야를 넘어 체크포인트 억제제, 골수성세포 표적 제제, T세포 자극인자, 인터페론 유전자 자극제(STING) 등 면역항암제 분야를 광범위하게 연구하는 프로그램에 큰 규모로 투자하고 있다.

세포치료제, 유전자 치료제, 디지털 치료 기술 등 미래의 플랫폼 기술에도 역량과 경험을 쌓고 있다. 전사적으로 데이터와 디지털 전략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으며 인재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우리의 목표는 데이터와 디지털 역량을 바탕으로 제약 분야에 집중하고 제약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다."

▶ 2024년 업계 1위가 될 것이란 전망에 대해 내부에선 어떻게 평가하나.

"강력한 파이프라인을 바탕으로 혁신을 주도하는 회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다. 업계를 선도하는 혁신 기업으로서 노바티스는 지난 5년간 가장 많은 신약 후보물질을 시장에 소개해오고 있다.

킴리아 외에도 편두통 치료제 '에이모빅(Aimovig)',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시포니모드(BAF)', 신생혈관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제 'RTH-258' 등 다양한 치료 영역에서의 획기적인 치료제들이 활약할 예정이다. 장기간 혁신 기술에 투자해온 결과가 이제 빛을 보고 있다고 본다. 향후 3년간은 우리는 전례 없이 많은 신약을 출시할 것이며 이것은 우리에게 하나의 도전이자 기회라고 여기고 있다."

▶ 노바티스가 다른 제약사와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우리는 매년 R&D에 막대한 투자를 한다. 2017년 R&D에 투자한 금액은 전체 매출에 17%에 달하는 90억 달러(한화 약 10조원)에 달한다. 제약 업계 내에서도 최고 수준 일뿐 아니라, 평균적으로 매출의 5~7%를 R&D에 투자하는 소프트웨어나 자동차업계와 비교해보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또 다른 제약사들과 비교했을 때 특정 분야가 아닌 다양한 분야의 질환군에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데이터와 디지털 분야를 강화하고 있는 점도 차별점이다."

▶ 지난 6월 안과전문기업 알콘을 별도의 독립적인 기업으로 분사시키겠다는 계획을 공표했다. 알콘을 분사시키는 이유는 무엇인가?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는 측면이 가장 크다. 알콘과 노바티스는 사업모델이 매우 다르다는 것도 고려 대상이었다. 알콘 분사는 알콘이 성장세로 돌아선 시점에서 전세계적인 안과치료기기 전문기업으로서 독자적인 성장 전략을 펼칠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분사를 통해, 노바티스와 알콘 모두 각각의 성장 전략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주주들 역시 이번 분사로 미래에 얻게 될 잠재적 성공으로 인해 주주가치를 더욱 제고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2015년 백신, 동물의약품 사업을 매각하고 지난 6월 컨슈머 헬스케어 사업도 정리했다. 대
신 유전자 치료제 개발사 '아벡시스'를 인수하고 바이오 분야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노바티스는 2015년 3월 독감 백신 사업을 제외한 백신 사업부를 GSK에, 같은 해 7월 독감 백신 사업을 CSL에 매각했다. 동물의약품 사업부는 2015년 1월에 릴리에 매각했다. 지난 6월에는 노바티스가 GSK와 함께 설립한 컨슈머 헬스케어 조인트 벤처의 지분 36.5%를 약 130억 달러(한화 약 14조7000억원)에 GSK에 매각하고 항암제 사업부를 인수했다.

매각은 제약 분야에 더욱 집중하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GSK와의 거래는 양사 및 이와 관계된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매우 긍정적이었다고 생각한다. 혁신 신약에 몰두하는 것이 회사의 전략이다. 각자가 규모의 경제를 갖추고 있는 분야에 투자하여 해당 분야의 리더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규모를 기반한 리더십은 보다 큰 가치를 창출한다고 생각한다."

▶ 진단사업을 함께 키우는 로슈와는 다른 전략이다.

"과거에는 진단 회사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혁신신약 개발에 집중한다는 회사의 전략에 따라 처분했다. 항암 분야에 있어서 진단은 중요한 요소겠지만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회사로서 진단 분야에 별도로 투자하는 것에 대한 필요성은 크지 않다."

▶ 기업 인수합병(M&A) 관련 부서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가?

"노바티스에는 M&A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몇몇 전담 부서가 있다. 사업 개발 및 라이센싱(Business Development & Licencing) 부서 외에도, 노바티스 연구소 NIBR(Novartis Institutes for BioMedical Research)에 파트너기업이나 인수기업을 물색하는 팀이 따로 있다. 노바티스 벤처펀드도 스타트업에 대한 초기 단계 투자를 맡고 있다."

▶ 노바티스의 미래 전략을 대변하는 한가지 ‘키워드'를 꼽는다면 무엇인가.

"'리이매진 메디슨(Reimagine medicine)'이다. 완전히 새로운 치료 방식을 찾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효능이 뛰어난 혁신 신약(first in class)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새로운 플랫폼 기술 역량을 만들고 더 효과적으로 의약품을 개발하려고 한다.

디지털 혁명도 추구하고 있다. 미래 신약 개발에는 데이터 및 디지털 기술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혁신을 창출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조직의 모든 구성원들이 디지털 기술과 고급 분석 및 인공지능 기술을 전면적으로 포용해야 한다.

더불어 ‘Inspired’, ‘Curious’, ‘Unbossed’ 란 키워드로 대변되는 조직문화 개선 노력도 강조하고 싶다. ‘Unbossed’란 말은 조직의 리더들이 기존의 위계 체계나 권위를 버리고 ‘섬김의 리더십’을 추구하자는 의미다. 리더가 자신의 팀원들이 느끼는 어려움을 제거해주고, 앞서 말 했듯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펼칠 수 있도록 권한을 위임해주자는 것이다."

▶ 노바티스는 중국 시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상하이에 연구개발센터를 세우고 중국 바이오벤처들과도 협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노바티스가 2006년 문을 연 상하이 연구센터는 매우 성공적이다. 글로벌 신약 개발 프로그램을 따라 상하이 센터에서 연구한 첫 신약선도물질이 이미 나왔다. 상하이 센터는 후성유전학(epigenetics)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어 기대가 크다."

▶ 올해 들어 중국에서 불량 백신과 발암물질 검출 발사르탄 등 의약품 생산과 관련한 문제들이 많았다. 중국의 제약바이오산업의 경쟁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치료제의 품질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앞으로 의료체계는 신뢰할 수 있는 고품질 복제약(제네릭)의 가치에 대해 더욱 주목하게 될 것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전체 처방의약품 중 80%가 제네릭이다. 제네릭이라고해서 품질에 타협이 있어선 안된다. 우리가 세계 최대 제네릭 생산기업인 자회사 산도스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다. 우리는 높은 품질의 제네릭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생산 측면에서 중국은 월등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도 더 주목해야 하는 것은 중국 시장의 변화다. 중국은 혁신 신약의 가치와 특허를 존중하고 혁신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기 위해 관련 규제를 유연하게 바꾸고 있다."



▶한국은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앞으로 제약바이오업계에서 바이오시밀러의 영향력이 얼마나 커질 것으로 예상하는가?

" 바이오시밀러가 제네릭 의약품과 동일하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과 규제를 조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현 의료체계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보다 많은 기업들이 바이오시밀러를 생산하고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환자를 위해서도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 한국의 제약바이오산업을 어떻게 평가하고 전망하고 있는가? 조언할 부분이 있다면?

"한국은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첨단 기술(Technology) 측면에서 강한 경쟁력이 있으며 우수한 인재들도 확보하고 있다. 만약 첨단 기술과 제약 및 헬스케어 산업의 교차 지점에 투자를 시작한다면 더 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제약회사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헬스 기술(Health Tech) 분야를 선점하는게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조세 지원이나 규제완화, 강력한 지적재산권 보호 등의 조치와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헬스케어 분야와 첨단 기술 분야의 교차 지점에 투자를 이어나가야 한다. 스위스의 시스템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전세계 의료 산업은 현재 급속도로 혁신과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과 디지털 혁명이라는 두 축이 이러한 혁신을 이끌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학문, 조직간 장벽을 넘나들며 추진되고 있으며, 이러한 협업과 융합은 의료 과학 분야에서 매우 폭발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기존의 편안한 영역에서 벗어나 다른 조직, 다른 학문에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다양한 전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이를 통해 전도유망한 아이디어를 찾아낼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약바이오산업에서 불고 있는 디지털 혁명은 모든 것을 변화시킬 것이다. 예를 들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센서 기술은 연구진과 의료진이 환자의 건강 상태나 환자가 치료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등에 대한 다량의 정보를 얻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과 같은 디지털 기술은 잠재력이 있는 신약을 연구, 개발하는데 있어 효율과 효과성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바젤=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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