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앞에 장애는 없어요" 한경닷컴 '신바람 음악회' 소울플레이어들의 땀방울

입력 2018-11-13 11:13   수정 2018-11-13 13:55


"박자가 흔들리네. 차분하게 다시 해보자."

선생님의 말에 바이올린을 든 학생은 힘차게 "네"라고 대답하고 활대를 들었다. 농현을 넣는 손가락, 활대를 움직이는 손엔 망설임이 없었다. 자폐성 장애 2급이지만 바이올린을 연주할 때만큼은 누구보다 에너지가 넘치는 송우련(21) 씨는 1시간의 레슨 동안 흔들림 없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바이올린을 연주할 때만큼은 몸이 불편하다는 걸 인지하지 못 할 정도였다.

트럼펫 연주자 이한결(24) 씨의 연습 현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끊임없이 입으로 소리를 내야하는 악기의 특성상 호흡이 달라지거나 집중력이 떨어질 법하지만 음이탈 없이 매끄럽게 연주를 이어갔다.

제14회 신바람음악회를 앞두고 협연자로 나서는 트럼펫 연주자 이한결 씨, 바이올린 연주자 송우련 씨의 연습 현장을 찾았다. 두 사람 모두 발달장애를 앓고 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은 남달랐다. 연주를 위해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 단원들과 멘토링 수업을 진행하는 내내 빠르게 레슨 내용을 숙지하면서 세밀하게 연주곡을 다듬어갔다.

송우련 씨와 이한결 씨 모두 초등학교때부터 하트-하트 재단의 오케스트라로 활동을 해왔다. 장애 판정을 받았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일반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실력으로 인정받으면서 장애를 극복한 소울 플레이어(Soul Player)로 한경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컬래버레이션 무대를 꾸미게 됐다.

이들은 각각 무대에서 '카니발 오브 베니스'(아르방), '스페인 교향곡 작품 21, 1악장'(랄로)를 선보인다. 무대 위에서 보다 완벽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이들은 매일 5시간 이상 연습에 집중하고 있다.

이한결 씨는 장애인 최초 tvN '언제나 칸타레2'에 출연했고, 포네클래식 전국콩쿠르 관악부문 대학부 1위, 베누스토 전국학생 음악장학콩쿠르 관악부문 1위를 차지했다. 국내 최고 연주자들만 입학할 수 있다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원 과정을 마치고, 현재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이한결 씨 어머니 장은실(52) 씨는 "발달장애는 사회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악기를 하고 음악에 집중하면서 사람들과 어울리고 성장을 하게된 것 같다"며 "한자와 일본어에 관심을 가져 자격증까지 획득했는데, 지금은 영어에 관심을 갖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한결 씨의 연주를 봐주고 있는 한경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트럼펫 연주자 임윤경 씨는 레슨을 마친 후 "진짜진짜 잘한다"고 이 씨를 칭찬하면서 "조언을 해주면 알아듣고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능력이 좋다"고 평했다.

송우련 씨 또한 전국청소년음악경연대회 바이올린 부문 우수상, 전국학생음악경연대회 금상 등을 수상했다. 백석예술대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있는데, 최근엔 졸업연주회 대표 연주자로 선발되기도 했다.

송우련 씨의 어머니 조매희(57) 씨는 "발달장애 치료를 위해 8살 때부터 피아노를 쳤는데, 선생님이 '음감이 좋다'고 추천을 해주셔서 초등학교 3학년 때 바이올린을 시작했다"며 "말리지 않으면 하루종일 연습하면서 음악에 빠져 살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연습을 마친 송우련 씨, 이한결 씨 모두 입을 모아 "'신바람음악회'에 참석한 관객 모두가 연주를 듣고 감동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전 세계를 돌며 울림을 주는 연주를 하는 것이 꿈이라는 이들은 "음악을 통해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을 담을 수 있어서 좋다"며 "관객들도 편안하게 즐겨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한경닷컴 주최로 열리는 '제14회 오케스트라의 신바람 음악회'는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주관하고 서울산업진흥원(SBA) 하이서울브랜드가 후원한다. 오는 16일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KBS홀에서 진행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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