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새만금, 미래 성장 이끌 전진기지

입력 2018-11-13 19:01  

2만 명 규모 스마트 수변도시 조성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메카로 육성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현실화해야

이철우 < 새만금개발청장 >



지난 추석 연휴에 풍수지리(風水地理)를 소재로 한 영화 ‘명당(明堂)’이 개봉됐다. 조선 말기를 배경으로 풍수를 보는 지관, 몰락한 왕족인 흥선 그리고 왕권을 넘보는 세도가가 명당으로 꼽히는 묫자리를 두고 벌이는 암투를 그리고 있다. 영화의 내용은 허구이지만 우리 선조들은 조상의 묫자리나 주거지의 주변 환경, 땅속에 흐르는 기운 등이 자신의 안위와 일가의 흥망성쇠를 가름한다고 믿어 왔다.

풍수지리는 중국 전국시대 말기에 시작됐는데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에 들어왔다고 전해진다. 조선 영조 때 실학자인 이중환이 쓴 《택리지》를 보면 농경사회에서 택지나 농지를 구하는 데 필요한 풍수지리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풍수지리는 묫자리와 택지 선정뿐만 아니라 도시의 입지를 결정하는 데도 중요하게 다뤄졌다. 고려 시대 승려 묘청이 개경의 왕업이 쇠해 제왕의 기운이 있는 서경으로 수도를 옮겨야 한다고 주장한 서경천도론도 풍수지리설에 근거하고 있다.

풍수지리는 단순한 미신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땅과 물의 형세 등으로 이뤄진 공간에 대한 사상이자 삶을 영위하는 데 사용한 자연에 대한 적응 전략이라 할 수 있다. 물론 풍수지리의 틀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지만 예나 지금이나 명당은 사람이 살기에 편하고 쾌적하면서 사회적·경제적으로도 가치가 높은 곳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는 듯하다.

이런 측면에서 새만금 지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새만금 호(湖) 내에 2024년까지 개발하는 스마트 수변도시는 방조제 인근 노출지를 중심으로 면적 6.6㎢, 인구 2만여 명 규모로 내부 간선도로와 항만이 인접해 접근성이 우수하다. 도시 안에 물길을 내 곳곳에 인공 수변과 마리나 등 친수 공간을 조성하고 도보권 내 수변 접근이 가능하도록 조성해 쾌적한 도시 환경을 구축한다. 이와 함께 물과 에너지 관리, 교통에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자원 관리의 효율성과 주민 편의성을 높이고 수변을 중심으로 문화·예술산업을 육성해 도시 가치를 제고하고자 한다.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 시대에 접어들었고 전 세계가 삶의 질을 높이는 주거 환경을 선호하는 추세인 만큼 특화된 수변도시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아울러 광활하고 평평한 입지적 강점을 활용해 새만금을 태양광 발전을 중심으로 한 재생에너지 메카로 육성할 것이다. 군산공항에 인접해 있거나 비행 경로에 있어 소음 등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개발 수요가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발전 사업을 추진하고 산업단지 등에 관련 제조·연구시설을 집적화해 재생에너지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새만금 내부 개발이 촉진되는 것은 물론 지역 경제의 주춧돌이었던 자동차와 조선산업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중국 전한 때 정치가이자 학자 유안(劉安)이 저술한 《회남자(淮南子)》에 ‘인시제의(因時制宜)’라는 말이 있다. 어떤 일이든 상황에 맞게 변화하고 대처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명당의 조건도 예외일 수 없다. 최근 추진되고 있는 스마트 수변도시 조성과 재생에너지 클러스터 등으로 새만금 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 사업들은 새만금의 강점을 활용한 하나의 예일 뿐이다. 새만금은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을 이끌 다양한 사업이 실현될 곳이다. 이렇듯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새만금이야말로 오늘날의 명당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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