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쇼트트랙 심석희 "조 전 코치가 특정 선수 1등 만들려해…나에게는 폭행"

입력 2018-12-17 11:12   수정 2018-12-17 13:43

심 선수가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한 탄원서 단독 입수
“조 전 코치가 특정 선수 1등 만들어주자고...말 안 들으니 나를 ‘나쁜 선수’로 묘사”
오늘 재판정에 출석해 폭행사건 진술 예정… “지금도 정신과 치료 중… 엄벌해달라”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21·한국체대)가 자신이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37)로부터 폭행당한 이유를 조 전 코치가 특정 선수를 편애한 결과라고 주장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재범 전 코치는 지난 1월16일 훈련 중인 국가대표인 심석희 선수를 수차례 폭행 등 2011년부터 올해 1월까지 모두 4명의 선수들을 때렸다는 이유로 1심에서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조 전 코치는 다른 선수들과는 법원에 선처를 바란다는 내용의 합의를 했지만 심 선수와는 그렇지 못했다.

심 선수는 17일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열리는 조 전 코치의 재판에 직접 나와 폭행 피해 사실을 직접 진술할 계획이다. 심 선수의 소속사 갤럭시아SM은 보도자료를 내고 “그동안 선수 보호 차원에서 출석을 미뤘지만 심 선수가 용기를 내서 출석키로 했다”고 말했다.

심 선수가 미리 법원에 보낸 탄원서에는 조 전 코치의 항소이유서를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특정 A 선수의 성적을 의도적으로 높이기 위해 자신을 홀대했다는 뜻을 강하게 전했다. 심 선수는 “(당시의) 폭행과 폭언으로 지금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탄원서를 통해 “조 전 코치는 저를 불만이 많은 운동선수, 짜증만 내는 운동 선수, 의지가 약한 선수 등으로 묘사하지만 저는 운동에 조금의 불만도 없고 짜증을 내지도 않고 누구보다도 스케이팅이 좋아서 즐겁게 해오고 있었다”며 “조 전 코치를 엄정한 법의 범위에서 강력하게 처벌해 체육계나 교육계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경종을 울려주실 것을 간곡히 탄원 드린다”고 밝혔다.

심 선수는 조 전 코치가 항소이유서에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고 적은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심 선수는 “1심 재판 때는 인사도 안하더니 이후에는 반성은커녕 주변 사람들을 이용해 끊임없이 접촉을 시도하려는 노력으로 저와 가족의 생활에 큰 불편함을 주고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탄원서의 후반은 특정 A 선수를 밀어주기 위해 조 전 코치가 자신의 경기력을 의도적으로 떨어트렸다는 내용이 많았다. 심 선수는 조 전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했을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조 전 코치는 (제가) 정해진 순서에 불만 표시했고, 계속 불만 섞인 행동이 많았고, 성의없이 훈련해 다른 선수 훈련에 상당한 방해가 됐다고 했다”며 “하지만 그 순번의 변경은 단지 A 선수를 편하게 하기 위해 바꾸었던 것으로 그렇지만 불만을 표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 전 코치가 “심 선수가 A 선수에게 타이밍을 잘 못 맞춘다며 불만을 계속 표시하며 ‘빨라’ ‘늦어’ 등의 소리를 하며 훈련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았다”고 항소이유서에 적은 것에서 대해서도 반박했다. 심 선수는 “저는 A 선수에게 ‘늦어’라는 딱 한 마디. 딱 한 번 밖에 그것도 작은 소리로 한 번 한 적 밖에 없다”며 “서로 잘 하기 위해 주장으로서 딱 한 마디 한 것 밖에는 없으며 피고인(조 전 코치)이 이 순간만 벗어나면 그만이라는 생각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심 선수는 탄원서에서 조 전 코치가 A 선수를 편애한 사례라며 다양한 일화를 소개했다. 2017년 3월12일 네덜란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A 선수를 1등 시키기 위해 자신의 스케이트 옆날을 정비하지 않고 시합에 나가도록 했다거나, 조 전 코치가 “넌 소치올림픽에서 금메달도 땄고, 세계선수권 우승도 했으니까 A 선수에게 1등을 밀어주라”고 항상 얘기했다고도 했다. A 선수에게 1등을 주라는 지시를 어기고 2017시즌 월드컵 대회에서 1등을 했더니 스케이트날을 수시로 바꾸어 경기력 하락을 유도했고 평창올림픽 3개월 전부터 이유없는 폭행과 폭언에 시달렸다는 게 심 선수의 이야기다.

조 전 코치가 폭행사건으로 징계를 받고 대표팀에서 이미 퇴출된 이후인 지난 2월 17일 평창올림픽 여자1500m 경기가 열리는 강릉아이스아레나 경기장에 몰래 잠입하여 A 선수를 코치하고 도주했다는 내용도 탄원서에 담겼다.

다만 심 선수는 조 전 코치가 A 선수를 왜 그렇게 편애하는지에 대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심 선수는 탄원서의 말미에 재판부에 “조 전 코치에 대한 1심의 형량은 너무 경하다”며 “1심에서 정한 형량보다 엄중히 처벌해 달라”고 부탁했다. 심선수는 1심 선고 전인 9월 15일과 지난 11월 27일에도 지상파 뉴스에서 “조코치의 폭행이 악의적이고 상습적이었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심 선수와 조 전 코치는 극단의 송사를 벌이고 있지만 이들은 14년간 사제의 연을 맺어왔다. 조 전 코치는 심 선수가 초등학교 2학년이던 2004년 빙상선수로 발탁해 1년전까지 함께 해왔다. 심 선수도 소치올림픽 무렵까지는 언론 인터뷰 등에서 조 전 코치와 관계에서 이렇다할 갈등을 노출하지 않았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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