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 조영제로 종양에 약물 전달, 2022년 기술수출…암치료 길 넓힌다

입력 2018-12-20 15:21   수정 2018-12-20 17:02

K바이오 프런티어 - 이학종 IMGT 대표

유방·간·췌장·전립선 등
초음파로 진단할 수 있는 암세포에 약물 침투 늘려
항암제 효과 임상 확인

연내 120억 투자유치…치매 등 뇌질환으로 확대



[ 임유 기자 ]
항암제를 정맥에 주사하면 얼마나 암조직에 도달할까. 총 주입량을 100으로 환산할 때 최소 1에 지나지 않을 때도 있다고 한다. 제약업계는 더 많은 약물을 병변에 전달하는 기술을 꾸준히 연구해왔다. 암조직에 전달되는 약물이 두세 배만 증가해도 치료 효과가 크게 좋아지기 때문이다. 이학종 분당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사진)가 2010년 IMGT를 창업한 것도 효율적인 약물 전달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였다.

IMGT의 접근방식은 일반 바이오 회사와는 판이하다. 이 교수는 2006년부터 초음파 조영제와 초음파 기기를 활용한 약물 전달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2006년 하버드대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를 접하고 분자영상 나노기술이 획기적인 기술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의료영상 기술과 나노바이오 기술을 융합한 ‘영상 유도하 치료’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초음파 조영제는 인체에 무해한 가스로 채워진 마이크로 버블이다. 가스는 초음파를 산란시키는데 이를 영상화하면 하얗게 보이는 원리를 이용한다. 마이크로 버블이 초음파에 노출되면 진동하다가 초음파 세기가 세지면 터진다. 이 순간에 세포막의 투과도가 일시적으로 향상된다. 이 교수는 “이 현상을 ‘초음파천공법’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IMGT의 전략은 다음과 같다. 항암제를 넣은 나노입자와 마이크로 버블을 화학적으로 결합해 복합체를 만든 뒤 이를 정맥에 주사한다. 그다음 표적 종양 주변에 20분간 초음파를 발생시키면 종양 근처 혈관을 지나가던 마이크로 버블이 터지면서 항암제가 들어 있는 나노입자가 방출된다. 이 교수는 “약물의 종양 침투 효과와 약물 방출 지속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

이 회사는 나노입자와 마이크로 버블의 복합체를 만드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복합체를 양산화하기 위해 의약품수탁생산업체(CMO) 여러 곳과 접촉하고 있다. 첫 번째 적응증으로 삼고 있는 질병은 유방암이다. 초음파로 병변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르면 2020년 임상을 시작한다. 전임상에서 종양에 침투한 약물 농도가 기존 방식보다 두 배 개선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종양 축소 효과도 우수했다. 나노입자에 탑재할 유방암 치료제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화학항암제인 ‘독소루비신’이다. 이 교수는 “독소루비신의 부작용으로 심장 독성이 있다”며 “정상세포 손상 위험을 줄이는 게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초음파로 진단할 수 있는 간, 췌장, 전립선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계획이다.

IMGT의 기술은 플랫폼 기술이어서 적용 범위가 넓다. 나노입자에 유전자치료제, 면역항암제도 넣을 수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또 치매 같은 뇌질환에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뇌에 약물을 전달하는 것을 막는 혈뇌장벽(BBB)이 초음파를 받으면 열리는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는 “초음파로 BBB를 열 수 있다는 논문이 다수 나왔다”며 “뇌질환 치료에도 우리 기술이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의 초음파 제품력이 세계적으로 뛰어난 덕분에 기술을 개발하는 데 유리한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치료에 쓰일 초음파 기기는 우선 기존 기기를 사용하다가 나중에 초음파 세기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기기를 제작할 계획이다. 이 교수는 “산업계와 학계 등 여러 부문에서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제품 개발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고 했다. 현재 IGBT와 비슷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업체는 미국, 유럽, 대만 등에 10곳 남짓이다. 그러나 그는 “대부분 화학자가 창업한 기업이어서 의사의 임상적 수요를 충족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2016년 1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말까지 120억원을 추가로 받을 예정이다. 이르면 2022년께 기술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상장도 추진할 계획이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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