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건강이야기] '미각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입력 2018-12-23 17:33  

강재헌 < 인제대 의대 서울백병원·가정의학과 교수 >


건강을 위해 식사를 조절하다 보면 유독 몸에는 좋지 않지만 먹고 싶어 참기 힘든 음식이 있기 마련이다. 음식에 대해 중독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어색하기는 하지만, 특정 음식을 제한하면 담배나 술 중독처럼 금단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미각 중독’이 있는 사람들은 특정 맛에 신체적, 정신적으로 의존해 반복 섭취하고, 일정 기간 이상 먹지 못하면 불쾌감과 기분 저하를 느끼기도 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강한 맛을 찾게 된다.

동물실험에서 단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에 대해 약물 중독과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고 보고됐다. 특히 단 음식을 주다가 중단하면 땀을 흘리거나 몸이 떨리고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등 전형적인 금단 현상이 나타났다. 미국의 한 대학이 시행한 연구 결과 아이스크림과 감자칩, 사탕, 초콜릿, 비스킷, 흰 빵과 파스타 등의 식품이 사람에게 미각 중독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한국 사람에게는 떡과 국수, 짠 음식 등이 미각 중독을 흔히 유발한다.

미각 중독의 가장 큰 위험성은 ‘생활습관병의 주범’이라는 점이다. 패스트푸드의 단맛, 짠맛, 고소한 맛 등은 미각 중독을 일으켜 적정량보다 더 많은 음식을 먹게 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지방간 등의 대사질환과 더불어 관절염, 척추질환 등의 근골격계 질환, 대장암, 유방암 등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 또한 설탕 과다 섭취는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병 등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

한국 사람들은 김치, 국, 찌개를 통해 염분을 많이 섭취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하루 권장량인 2000㎎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나트륨을 섭취하고 있다.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면 고혈압, 위암, 심장병, 신장병, 골다공증 등의 질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

소금 중독은 음식의 염분량을 단계적으로 5~10%씩 줄이면 대부분 맛의 변화를 못 느끼기 때문에 개선할 수 있다. 달거나 기름진 음식에 대한 중독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탐닉 음식’을 먹기 전에 한 번 더 참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샐러드나 나물 등을 먼저 먹는 등 식사 순서에 변화를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식사를 한 뒤에는 양치질로 치아와 혓바닥까지 닦아내고, 입안이 심심할 때마다 물을 마시며, 무언가 씹고 싶을 때는 채소나 무가당 껌을 선택한다. 탐닉 음식을 집안과 사무실 등에서 다 치워 눈에 띄지 않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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