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포스코마저 꺾이나…올해가 더 두려운 철강업계

입력 2018-12-31 16:05  

긴장하는 철강업계
포스코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전분기보다 16% 줄어든 1.2兆

美·中 무역전쟁에 수출 악화…국내 車·건설산업 부진도 악재
"전기요금도 인상되나" 시름



[ 김보형 기자 ] 국내 대표 철강기업인 포스코 주가는 작년 증시 폐장일인 12월28일 24만30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2월 40만원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40%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2위 업체인 현대제철 주가도 작년 5월 기록한 연중 최고가(7만3600원)의 60% 수준인 4만5250원에 그쳤다.

연이은 대내외 악재로 국내 철강업계의 실적에 경고등이 켜졌다. 미국에서 시작된 보호무역 장벽이 미·중 무역전쟁으로 확산하면서 수출길은 점점 좁아지고 자동차와 조선, 건설 등 국내 수요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전기요금 인상 움직임까지 겹치면서 올해 전망은 더욱 어둡다.

美·中에 끼인 한국 철강

3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의 작년 4분기(10~12월)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분기(6~9월)보다 16%가량 줄어든 1조2800억원으로 추정됐다. 같은 기간 매출도 0.5% 안팎 감소한 16조3000억원에 그친 것으로 추산됐다. 계열사 실적을 뺀 단독기준 매출(7조5360억원)과 영업이익(8920억원)은 전 분기보다 각각 4.7%와 18.5% 줄어드는 등 실적 하락 조짐이 뚜렷하다. 현대제철도 지난해 10월 통상임금 소송 1심 패소에 따른 충당금 반영 여파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70% 급감한 1021억원에 그쳤다.

국내 철강업계는 작년부터 대미(對美) 수출 물량을 2015~2017년의 70%인 263만t으로 줄이는 쿼터제(수출 물량 제한)를 적용받고 있다. 미국발 무역장벽이 유럽연합(EU)과 캐나다, 인도, 터키 등으로 확산되면서 국내 철강회사들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작년 4분기 냉연과 열연강판 등 자동차용 판재류 수출량은 573만5000t으로 전 분기와 비교해 7% 감소한 것으로 포스코경영연구원은 분석했다.

세계 철강 생산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중국의 감산 정책 약화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된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시장인 중국의 주요 철강제품 가격은 20% 넘게 하락했다. 공해 문제와 구조조정 등으로 감산을 이어오던 중국 업체들이 가격 하락 여파로 생산량을 늘리자 저가 철근 등이 국내로 유입되면서 국내 업체들의 이익률을 갉아먹고 있다.

국내에선 수요 산업 위축

자동차와 건설 등 연관 산업 부진으로 국내 철강 수요도 꽁꽁 얼어붙고 있다.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철강제품으로 꼽히는 자동차 강판은 자동차산업의 부진과 맞물려 수익성이 떨어지는 추세다. 작년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351만 대) 후 9년 만에 가장 적은 405만 대 수준에 그쳤다. 올해는 400만 대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 정책으로 건설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도 악재로 꼽힌다. 올해 국내 건설 투자액은 230조원으로 작년보다 4.5%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도로와 교량 등 토목부문 투자는 1995년 이후 최저치인 62조원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올해 국내 철강 생산량이 7648만t으로 작년(약 7551만t)보다 1.2%가량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움직임도 걱정거리다. 고철 등을 전기로 녹여 쇳물을 생산하는 ‘전기로’를 보유한 현대제철은 2017년 전기요금으로만 1조1300억원을 지출했다. 같은 해 현대제철 영업이익(1조3600억원)의 83%에 달한다. 정부의 탈(脫)원전·석탄 정책 여파로 원가 부담이 늘어난 한전은 지난해 2분기까지 세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경우 국민 반발을 우려해 산업용 전기요금부터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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