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스타트업 결산⑤] K유니콘 전성시대

입력 2019-01-01 11:10   수정 2019-01-02 09:29

우아한형제들 바바블리카 등 유니콘 합류


2018년 12월 배달 앱(응용프로그램 ) 배달의민족으로 유명한 우아한형제들이 세콰이어캐피탈, 힐하우스캐피탈 등 글로벌 투자기관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면서 기업가치 3조원을 돌파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길거리에서 배달업체 전단지를 줍는 일로 사업을 시작한 우아한형제들이 8년 만에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에 공식 진입했다는 낭보였다.

이밖에도 2018년 한해 동안 송금앱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방탄소년단(BTS)을 세계적인 그룹으로 키워낸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기업가치 1조원을 돌파했다. 3조원이 넘는 돈을 벤처육성에 뿌린 정부의 노력과 적자 상태 기업의 미래를 보고 과감하게 베팅한 벤처캐피털(VC)의 전문성이 유니콘 탄생이란 결실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유니콘에 진입한 K스타트업
우아한형제들은 디자이너 출신인 김봉진 대표가 2010년 강남일대 오피스텔을 돌며 배달업체 전단지를 주워서 시작한 배달앱으로 출발했다. 앱 출시와 동시에 2030세대를 공략한 편리한 배달 서비스로 돌풍을 일으켰다. 2015년 자영업자에게 돌아가야 할 수익을 수수료로 빼앗는 회사라는 비난이 쏟아지면서 ‘수수료 0%’를 선언하는 승부수를 던지며 위기를 돌파했다. 알토스벤처스, 골드만삭스 등 투자자들은 김 대표의 뚝심을 믿고 전폭적인 지원을 보냈다.



현재 배달의민족은 월 평균 800만명의 이용자가 2700만건의 음식을 주문하는 국내 최대 배달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시장 규모가 커지자 음식점들이 적극적으로 광고비를 지출하는 선순환이 생겼다. 이번에 3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던 힘이다. 국내 스타트업의 기업가치가 3조원 이상으로 평가받은 건 쿠팡(10조1000억원), 크래프톤(옛 블루홀·5조4000억원)에 이어 세번째다. 우아한형제들은 이제 로봇과 인공지능(AI) 기술을 음식 산업에 접목, 푸드테크(음식+기술) 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베트남 등 해외로 보폭을 넓히겠다는 구상도 구체화하고 있다.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로 유명한 비바리퍼블리카는 회사 설립 3년만에 미래가 불확실한 핀테크 업체에서 유니콘으로 성장했다. 이 회사는 공인인증서 등 복잡한 인증절차 없이 상대방 전화번호만 입력하면 계좌 이체를 할 수 있는 송금앱을 출시하면서 성장의 기반을 닦았다. ‘진짜 송금이 될까’ 반신반의하며 토스를 경험하기 시작한 사용자도 점차 늘었다. 결국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했고, 누적거래액은 27조원을 넘어섰다. 송금앱의 성공을 발판삼아 다양한 금융서비스로 보폭을 넓히던 토스는 최근 신규 증권사 설립까지 추진하면서 기존 금융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인가를 받으면 IBK투자증권 KTB투자증권에 등이 신설된 2008년 이후 11년 만에 새 증권사가 탄생하게 된다.



토스는 이미 각종 금융회사 계좌를 한눈에 조회할 수 있는 ‘통합계좌조회’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내놓으며 수익 창출에 시동을 걸고 있다. 무료로 신용등급을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 소액으로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개인간 거래(P2P) 서비스, 환전 없이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미국의 유망 20개 주식 종목에 간편하게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도 토스에 탑재했다. 이번에 설립할 증권사를 통해선 소액투자 상품을 만들어 10~30대 젊은층을 더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주당 가격이 높은 종목은 쪼개서 살 수 있는 해외주식 투자 상품, 해외 상장지수펀드(ETF)를 몇번의 클릭 만으로 매매할 수 있는 서비스도 내놓을 방침이다.

◇정책자금→VC→벤처기업
올해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벤처투자에 투입된 돈은 총 3조원이 넘는다. 벤처생태계 육성을 위한 정부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혁신성장’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모태펀드 출자예산을 8300억원으로 늘렸다.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VC 자금은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성장사다리펀드), 산업은행 등 정책자금을 집행하는 기관에서 흘러나온다. 이들이 우수한 VC를 선발해 자금을 투입하면 VC는 이 돈으로 펀드를 조성해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모태펀드를 운용하는 한국벤처투자는 2005년 출범 후 2018년 9월 말까지 총 4조297억원을 벤처펀드에 출자했다. 출자사업을 통해 끌어들인 민간 자금을 합치면 총 20조1222억원 규모 펀드가 조성됐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출자펀드는 벤처생태계 육성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게 조성된 VC의 펀드자금은 유니콘을 키우는 데 쓰인다.

그 동안 구조조정 총사령관 역할을 맡아 온 산업은행도 벤처기업 육성 허브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스타트업과 VC를 연결하는 벤처투자 플랫폼 ‘KDB넥스트라운드’와 중견기업이 펀드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도록 돕는 ‘중견기업 오픈이노베이션펀드’라는 두 축을 통해서다. 특히 ‘KDB 넥스트라운드’는 그 동안 215라운드를 열어 총 738개의 벤처기업이 투자유치 기업소개(IR)를 진행했다. 이 중에 129개 기업이 7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수혈받는데 성공했다.

한국성장금융은 구조조정펀드, 세컨더리 펀드 등 다양한 출자사업을 통해 모험자본 육성에 기여하고 있다. 자본시장 중심의 선제 구조조정 시장 형성을 위해 1조830억원 규모로 조성 중인 ‘기업구조혁신펀드’가 대표적이다. 다른 VC펀드나 사모펀드(PEF)가 보유한 기업 지분을 사들이는 세컨더리 펀드를 활성화하기 위해 네오플럭스, 인베스트 등 자금을 넣기도 했다.

BTS로 유명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도 이렇게 정책자금→VC→벤처기업으로 이어지는 출자구조를 통해 혜택을 입은 회사다. 방시혁 대표가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독립해 설립한 이 회사는 거듭된 실패에도 불구하고 LB인베스트먼트, SV인베스트먼트 등 VC 지원을 등에 업고 방탄소년단을 세계적인 그룹으로 키워냈다. 빅히트는 작년 스틱인베스트먼트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면서 1조원 넘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에스엠, JYP, YG엔터테인먼트 등 빅3 상장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시가총액을 웃도는 수준이다.

프리미엄 신선식품 직배송 서비스를 내건 마켓컬리도 모태펀드와 한국성장금융 등의 출자금이 흘러들어가 성공을 거둔 사례다. 이 회사는 2015년 아이디어 단계에서 DS자산운용, DSC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50억원의 자금을 유치하며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벤처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쿠팡, 배달의민족 같은 ‘대박’기업을 계속 육성할 것”이라며 “2020년까지 10개의 유니콘을 만들어내겠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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