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아픈 가족사 들추며 "소신과 정책 조율은 다른 문제"…손혜원, 신재민 조롱 구설수

입력 2019-01-04 09:41   수정 2019-01-04 09:47

신재민 사태에 입 연 김동연
"靑·당·국회와 협의서 보완될 수 있는 게 정책형성과정"
"34년 공직생활 동안 부당한 외압에 굴한 적 결단코 없어"
이수희 변호사 "손혜원의 말은 SNS살인 다름없어"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신재민 전 사무관의 폭로와 유서 해프닝에 대해 "소신이 담긴 정책이 모두 관철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전 부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신재민 사무관이 무사하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다행이라 생각하지만, 걱정이 남아서 많이 망설이다가 글을 올린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소신과 정책의 종합적이고 합리적인 조율은 다른 문제"라면서 "다른 부처, 청와대, 나아가서 당과 국회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보완될 수도, 수용되지 않을 수도 있는 게 정책형성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 사무관, 앞으로 절대 극단적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신사무관은 공직을 떠났지만 앞으로 어떤 일을 하든 우리 사회를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청년이며,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부총리는 이 대목에서 아들을 잃은 자신의 가족사를 들춰내기도 했다.

그는 "나도 신 사무관 또래의 아들이 있었다. 자식을 먼저 보낸 남은 가족의 아픔이 얼마나 큰지 아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사랑하는 가족과 아끼는 주위 사람들에게 그런 아픔을 주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김 전 부총리는 국무조정실장이던 지난 2013년 10월 큰 아들 덕환(당시 27세)씨를 백혈병으로 잃었다.

그는 아들이 오랜 기간 투병했지만 골수이식을 한 날도 주변에 알리지 않은 채 휴가를 썼고 발인을 마친 날도 오후 사무실로 출근해 원전대책을 지시하는 등 평소처럼 일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훗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큰아들을 생각하면) 가슴을 도려내는 것 같기도 하고 심장에 큰 구멍이 난 것 같기도 하다"라며 아픔을 토로했다.

김 전 부총리는 "기재부에서 다루는 대부분의 정책은 종합적인 검토와 조율을 필요로 한다"면서 "어느 한 국이나 과에서 다루거나 결정할 일도 있지만, 많은 경우 여러 측면, 그리고 여러 국의 의견을 듣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일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제기된 이슈들도 국채뿐 아니라 중장기 국가채무, 거시경제 운영, 다음 해와 그다음 해 예산편성과 세수 전망, 재정정책 등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국고국뿐만 아니라 거시, 세수, 예산을 담당하는 의견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특정 국 실무자의 시각에서 보는 의견과 고민이 충분히 이해되지만, 보다 넓은 시각에서 전체를 봐야 하는 사람들의 입장도 생각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공직자는 당연히 소신이 있어야 하고 그 소신의 관철을 위해 노력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저도 34년 공직생활 동안 부당한 외압에 굴한 적은 결단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에 할 일이 산적해 있다"면서 "빨리 논란이 매듭지어지고 민생과 일자리, 그리고 경제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해야 할 일에 매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부총리가 선배 공직자로서 신 전 사무관의 소신에 대해 현실적이며 객관적인 조언을 했다는 평이 이어지는 반면 2일 "돈 벌려고 나온 신재민,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고 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서는 "인격 살인"이라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자살설 보도 이후 해당 글은 삭제했지만 "신재민은 진짜로 돈을 벌러 나온 것이다. 가장 급한 것은 돈"이라면서 "나쁜 머리 쓰며 의인인 척 위장하고 순진한 표정을 만들어 내며 청산유수로 떠드는 솜씨가 가증스럽다"고 한 글을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3일 논평을 통해 "손혜원 의원 본인이 올린 SNS 글에서‘같습니다’ ‘했겠죠’라는 각종 추측성 어휘를 늘어놓으며 사실관계도 모르면서 일확천금을 꿈꾸며 단지 ‘돈’을 벌기 위해 나온 것이라고 매도했다"면서 "아무리 청와대 감싸기 급급한 여당 민주당 소속의 국회의원이라도 이건 너무했다"고 비판했다.

윤 대변인은 "그 어떤 객관적인 사실관계가 명백히 드러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손혜원 의원은 무슨 근거로 공익제보의 압박감과 부담감에 유서까지 가슴에 품고 다니는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을 매도하는 것인가"라며 "2016년 말 청문회에서 발언한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와 노승일 전 케이스포츠재단 부장에 대해 신변 보호 방법을 언급한 것과는 너무나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격살인도 모자라 한 사람의 인생을 매도하며 궁지로 몰아붙이는 것이 민주당 국회의원으로서 할 행태인지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수희 변호사 또한 mbn뉴스에 출연해 "손 의원은 SNS살인은 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민주당은 신 전 사무관을 향해 "꼴뚜기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 응분의 책임이 뒤따를 것"(홍익표 수석대변인) "스타강사가 되기 위해 기재부를 그만두고 돈을 벌기 위해서 메가스터디에 들어간다는 사람"(박범계 의원) 등으로 비판했지만 자살기도 소동 이후 "신재민 전 사무관의 빠른 쾌유를 빈다. 어떠한 이유라도 생명을 함부로 여겨서는 안된다. 신재민 전 사무관도 가족과 친지들이 겪었을 고통을 헤아리길 바라며 마음을 진정시키고 안정을 취해주길 바란다"라고 공식입장을 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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