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건강이야기] 뇌동맥류, 뇌출혈의 주범

입력 2019-01-06 17:19  

강재헌 < 인제대 의대 서울백병원·가정의학과 교수 >


45세 남성이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응급실로 옮겨졌는데, 검사 결과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뇌출혈로 밝혀졌다. 뇌동맥류란 뇌혈관 벽의 일부가 약해지면서 그 부위가 늘어나 꽈리 모양으로 불거져 나온 것을 말한다. 뇌동맥류의 혈관 벽은 얇고 약해서 정상 뇌혈관에 비해 터지기 쉽고, 터지면 사망률이 30~40%에 달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0년 2만5713명이던 뇌동맥류 환자가 2016년에는 7만828명으로 2.7배 증가했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자료를 활용해 약 100만 명을 9년간 추적 관찰한 한 연구에 따르면, 관찰기간에 약 100만 명 중 1960명이 뇌출혈의 일종인 지주막하 출혈로 진단됐고, 2386명은 아직 파열되지 않은 뇌동맥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동맥류 발생은 연령에 비례해 증가하고, 여성이 남성에 비해 뇌동맥류 발병 위험도가 1.56배 높다. 정상인에 비해 고혈압 환자는 1.46배, 심장질환자는 2.08배,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1.77배 더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이나 폭음을 하는 경우, 그리고 뇌동맥류 가족력이 있으면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고 한다.

뇌동맥류가 크면 시력 변화, 얼굴 감각 이상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으나 대부분 뇌동맥류는 증상이 거의 없다. 하지만 뇌동맥류가 터졌을 때는 갑작스러운 극심한 두통, 구역과 구토, 시각 이상, 의식 소실 또는 경련 발작이 나타날 수 있다.

뇌동맥류는 추울 때나 일교차가 클 때,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힘들게 배변을 할 때 일시적으로 혈압이 상승하면서 터질 위험이 높아진다. 뇌동맥류가 터졌을 때는 가능한 한 빨리 병원으로 이송해 수술적 결찰술이나 코일색전술로 파열된 뇌동맥류로 혈액이 흐르는 것을 막아야 한다.

뇌동맥류는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와 자기공명영상(MRI), 뇌혈관조영술로 확인할 수 있다. 뇌동맥류는 대부분 증상이 없기 때문에 건강검진 때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파열되지 않은 뇌동맥류가 진단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증상이 있는 뇌동맥류는 치료가 원칙이지만 증상이 없으면 뇌동맥류의 크기, 위치, 모양, 변화 유무, 나이, 동반질환 등을 고려해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뇌동맥류를 진단받으면 금연을 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으로 뇌동맥류 파열을 예방해야 한다. 고혈압 예방을 위해 하루 염분 섭취량을 제한하고 혈압을 높이는 과음도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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