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의 반격…"카카오 잡을 호출앱 이달 출시"

입력 2019-01-06 18:34   수정 2019-01-07 16:55

승부수 던진 택시업계

4개 택시단체 5%씩 공동 출자
'티원택시' 앱 20일께 서비스
'기술흐름 역행' 부정 여론 돌파

목적지 입력 없이 호출 가능
"기사 15만~25만명 모집 예상"



[ 김남영 기자 ] 택시업계가 이달 카카오T 택시, SK텔레콤 티맵택시에 맞설 대항마를 내놓는다. 카카오 카풀로 인해 택시업계의 반(反)카카오 정서가 팽배해진 가운데 자체 택시 호출 서비스로 승부수를 띄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티원모빌리티는 이달 20일 전후로 스마트폰 기반의 ‘티원택시’ 앱(응용프로그램)을 내놓고 서비스를 시작한다. 4대 택시 이익단체인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이 5%씩 공동 출자한 스타트업이다.


티원(T-one)이라는 서비스 이름은 ‘택시들이 하나로 뭉친다’는 뜻을 담았다. 카풀 등 승차공유 서비스 도입 찬반논란 속에 택시업계 결속을 다지고, 기술 흐름에 역행한다는 부정적 여론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포했다. 문진상 티원모빌리티 대표는 “4개 택시 단체에서 도와주고 있어 기사 모집이 어렵지 않다”며 “최소 15만 명에서 최대 25만 명까지 모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15만 명이면 티맵택시를 이용하는 기사 수(지난달 기준)와 비슷한 규모다. 25만 명까지 유치하면 23만 명(지난달 기준)인 카카오T 택시를 넘어서게 된다.

문 대표는 지난 6년여간 ‘코코택시’라는 이름의 스마트폰 기반 택시 호출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택시업계와 오랜 유대관계를 쌓은 것을 바탕으로 택시업계용 호출 서비스 개발에 참여했다.

티원택시는 후발주자로 나서는 만큼 콜센터와 협업한다. 아무리 앱이 보편화하고 있어도 서울 외 지역에서는 직접 콜센터로 전화해 콜택시를 사용하는 비율이 절반에 달하기 때문이다. 음성으로 목적지 주소를 말하면 바로 인식하는 음성인식 서비스도 도입한다. 추후 장애인을 위한 택시 배차 기능 등을 더할 예정이다.

택시를 부르는 방법에도 차이가 있다. 기존 택시 호출 서비스에서는 목적지를 넣어야만 택시를 부를 수 있다. 티원택시에서는 목적지를 입력할 필요가 없다. 기사들이 목적지를 보고 승차거부하는 부작용을 막는 조치다.

문 대표는 “서비스 개시 후 캠페인을 통해서도 잘못된 승차거부 문화를 바꿔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차 방식 역시 다르다. 호출에 빨리 반응하는 기사가 아니라 승객과 가장 가까운 기사가 간다.

시장에서는 티원택시 도입을 택시업계의 승부수로 보고 있다. 택시 호출 서비스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카카오에 도전장을 던지는 것이다. 택시업계는 플랫폼 사업자인 카카오가 택시사업을 시작하면서 택시 사업자, 근로자, 이용자로 이뤄진 생태계를 어지럽혔다고 비난한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지역 콜택시 시장이 완전히 무너지며 막대한 실업자가 발생하는 등 카카오택시가 끼친 폐해가 막심하다”고 주장했다.

급성장하는 택시 호출 서비스 시장에서 수익을 얻겠다는 의도도 있다. 카카오가 독주하던 스마트폰 기반의 택시 호출앱 시장에 SK텔레콤이 나타나면서 시장은 커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전체 택시 호출앱의 월간 실이용자수(MAU)가 지난해 11월 580만 명이었지만 지난달에는 650만 명으로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카카오와 택시업계 간 갈등이 최고조로 치달은 점도 티원택시 도입의 배경으로 꼽힌다. 택시업계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카풀 서비스를 도입한다는 이유에서 택시업계의 반카카오 정서는 커졌다. 지난달 29일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에 택시단체가 불참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카카오와 SK텔레콤이 시장을 선점해 이용자들은 카카오T 택시와 티맵택시에 익숙해져 있다”며 “불친절, 승차거부 등에 대한 반감을 하루빨리 떨쳐내는 게 기존 택시업계의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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