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PEF의 밸류업 사례탐구] 7. 국내 가맹사업에서 글로벌 브랜드사업으로 … 공차코리아 반전드라마 쓴 유니슨캐피탈

입력 2019-01-15 17:02  

≪이 기사는 01월15일(15:1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14년 10월 사모펀드 유니슨캐피탈이 대만 밀크티 브랜드 ‘공차’의 한국 사업(공차코리아)을 인수하자 식음료 업계는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짝 유행 후 사라져간 수많은 음료 프랜차이즈처럼 공차도 곧 퇴출될 것이란 냉소적 시각이 많았다. 공차는 2012년 한국에 첫 상륙한 후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2014년 말에는 이미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이었다.

그로부터 4년여가 흐른 지난해말 공차코리아는 한국 뿐 아니라 일본, 동남아 등 전세계 16개국에서 134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매출액이 1년 전에 비해 56% 늘어났다. 현금창출능력을 나타내는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은 전년 대비 91%나 늘어난 325억원을 기록했다. EBITDA 마진율은 25%로 글로벌 1위인 스타벅스(21%)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소비 부진과 규제 강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사이 글로벌 무대에서 ‘나홀로 약진’하고 있는 공차코리아의 반전드라마에 식음료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공차는 2006년 대만에서 시작된 밀크티 브랜드다. 2012년 김여진 전 공차코리아 대표가 한국 마스터프랜차이즈(중간 가맹사업자) 사업권을 따내 홍대 앞에 1호점을 내면서 국내에 상륙했다. 대표 메뉴인 버블티가 젊은 여성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2013년 118개, 2014년 148개의 신규 점포를 냈다. 문제는 점포 늘어나는 속도가 너무 빨랐다는 점이다. 외형에만 신경쓰는 사이 기존 점포의 매출액은 줄어들었고, 가맹점주와 고객들의 불만이 쌓여갔다.

2014년말 공차코리아 지분 70%를 인수한 유니슨은 인수 1년후인 2016년초 경영진과의 논의 끝에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당분간 신규 출점을 자제하고 신제품 개발, 마케팅 강화, 직원 교육 훈련 등 내실 다지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었다.

“신규 출점을 중단한다는 건 손쉽게 올릴 수 있는 매출과 수익을 포기한다는 뜻이죠. 하지만 출점에만 의존하다가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면 한번에 망할 수 있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습니다.” (김의열 공차코리아 대표)

공차코리아는 직원들의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인 핵심성과지표(KPI)를 매출과 출점수에서 ‘동일점포매출 성장률(SSSG)’로 바꿨다. 마케팅 전문가를 영입해 공차를 20~30대 여성들이 좋아하는 ‘쿨한’ 브랜드로 소비자들에게 각인시켰다. 신제품도 적극적으로 개발했다. 겨울엔 딸기, 봄엔 망고, 여름엔 포도, 가을엔 커피 등 계절마다 다른 테마의 신제품을 내놨다. 회사 관계자는 “신제품이 히트 치면서 신규 고객과 재방문율이 동시에 늘었고, 자연스럽게 기존 메뉴의 판매도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가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2016년 초 75%까지 떨어졌던 공차코리아의 SSSG는 그해 가을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2017년 104%를 회복했다. 지난해 가을에는 150%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한개 점포에서 나오는 매출이 1년 전에 비해 50% 늘어났다는 뜻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전체로는 134%의 SSSG를 기록했다”며 “점포수가 200개를 넘는 중대형 브랜드 중에서는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점포들의 실적이 좋아지자 가맹점 문의가 다시 몰려 지난해에만 96개의 점포를 새로 냈다”고 덧붙였다.



○잭팟 터진 일본 시장 베팅

유니슨은 공차코리아를 인수하면서 처음부터 글로벌 확장 전략을 세웠다. 한국 시장에만 의존해서는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글로벌 확장의 첫 타깃은 일본이었다. 차 문화가 발달한 일본은 매력적인 시장이었다. 유니슨 팀은 대만 본사인 로열티타이완(RTT)을 찾아가 일본 마스터 프랜차이즈(중간 가맹사업) 사업권을 공차코리아에 달라고 설득했다. “한국에서의 성공 경험도 있고 유니슨 일본 본사의 도움을 받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하자 RTT의 승인이 떨어졌다.

일본 사업의 성장 속도는 생각보다 빠르지 않았다. 2015년 9월 도쿄 하라주쿠에 낸 1호점은 긴 줄을 서야 입장할 수 있을 만큼 인기를 끌었지만 가맹 문의는 거의 없었다. 브랜드가 유행한다 싶으면 곧바로 가맹 문의가 빗발치는 한국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로드숍 뿐 아니라 백화점, 지하철 등에 다 매장이 들어서고 1년동안 사업이 돌아가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가맹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됐다.

불 붙는 속도는 느렸지만 사업이 본격화되자 실적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일본 진출 3년만에 점포당 하루 평균 매출액이 약 600만원으로 불어났다. 점포 규모가 훨씬 큰 스타벅스(약 300만원)의 2배 수준으로, 일본 식음료업계도 놀라워할 정도다.

공차코리아의 100% 자회사인 공차재팬은 현재 7개의 직영점과 17개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26개 신규 출점이 예정되어 있어 연말이면 매장수가 50개로 늘어난다. 김 대표는 ”2020년말까지 점포수를 100개까지 확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국내 가맹사업에서 글로벌 브랜드 사업으로

글로벌 확장 전략의 두번째 단계는 대만 본사인 RTT 인수였다. RTT 인수는 유니슨이 공차코리아를 처음 인수했을 때부터 계획된 시나리오였다. 유니슨측은 창업주들이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를 듣고 매각 의사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공차코리아를 인수한 지 1년 뒤인 2015년말부터 “IPO보다는 지분 매각이 더 확실한 투자 회수 방식”이라며 창업주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공차코리아가 공차 전체 매출의 60~7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창업주들도 유니슨의 제안을 허투루 듣지 않았다.

공차코리아는 결국 2017년초 RTT 지분 70%를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공차코리아는 한국 일본 대만 등 3개국 직영 사업과 16개국 마스터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공차의 글로벌 본사가 됐다. 유니슨 관계자는 “공차코리아 투자의 개념이 국내 가맹 사업에서 글로벌 브랜드 사업으로 바뀌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유니슨은 곧바로 인수후통합(PMI) 작업에 들어갔다. 전략, 재무, 마케팅은 공차코리아가 담당하고, 원재료 소싱, 제품 개발, 품질 관리, 물류 등은 RTT가 책임지는 글로벌 협업체제를 만들었다. 한국이 공차의 글로벌 마케팅을 맡으면서 브랜드 파워가 더욱 강력해졌다. 예를 들어 배우 박서준이 공차의 글로벌 홍보대사가 되자 필리핀 매출이 1년만에 두배로 뛰었다.

공차는 지난해말 영국과 멕시코 진출을 확정했다. 올해 태국, 인도네시아, 캄포디아 등 4개 국가에 추가로 진출할 계획이다. 2021년까지 총 26개 국가로 확장해 글로벌 점포수를 현재 900개에서 1700개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김 대표는 “최근 싱가포르의 한 유력 일간지는 세계 버블티 시장 규모가 60억 달러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며 “전 세계 차 시장의 규모가 커피 시장의 두배나 되기 때문에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유니슨이 공차를 인수한 지 4년여가 지났기 때문에 곧 투자회수(exit)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성장성과 현금창출능력을 동시에 갖추고 있어 국내외 전략적투자자(SI) 뿐 아니라 사모펀드 등 재무적투자자(FI)에게도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라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공차는 다른 식음료 브랜드와 달리 매장 규모가 작이 투자비가 적게 드는데 비해 음료 단가가 높아 현금 창출력이 우수하다”고 말했다. 공차코리아에 따르면 공차는 EBITDA가 현금으로 돌아오는 ‘현금전환율’이 87%에 달한다. 설비투자(capex)에 들어가는 현금이 적지 때문이다. 스타벅스의 EBITDA 현금전환율은 62% 수준이다. 공차코리는 올해 글로벌 합산 기준 1800억원의 매출에 450억원의 EBITDA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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