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넷플릭스와 애플뮤직이 'K콘텐츠'를 좋아합니다

입력 2019-01-24 13:58   수정 2019-04-04 00:01


프랑스의 유명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Bernard Werber)가 프랑스 파리 센느강변에 차린 포장마차에 들어왔다. 케이블TV 예능프로그램 '국경없는 포차'에 들른 것이다. 또 한국인 장인과 함께 프랑스를 여행 중이던 루마니아인 여행객이 프로그램의 맏형 멤버 배우 박중훈 씨를 알아보고 '정말 팬이다'면서 놀란다.

전세계 안방에도 국경이 없어지고 있다. 글로벌 콘텐츠 유통기업이자 제작사 넷플릭스(netflix) 덕에 미국은 물론 영국, 브라질, 멕시코, 일본 등 세계 190여 개국에서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누워서 볼 수 있다. 이젠 통역기만 지니고 있으면 다양한 국적의 시청자가 한데 모여 한국 드라마 이야기로 밤을 샐 수 있게 됐다.

내일(1월25일) 오후 5시, 넷플릭스와 국내 제작진이 만든 좀비 드라마 '킹덤 시즌1'(6부작)이 190여개 국가에서 동시에 방영된다. 시즌2 제작도 예고된 상황이다. 자막은 27개국 언어로 제작되고, 더빙도 12개국 언어로 이뤄진다.

'킹덤'은 회당 제작비가 20억원가량 투입된 데다 인기 드라마 '시그널'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와 영화 '터널'의 김성훈 감독이 만난 것 만으로 화제가 됐었다.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가 굶주림으로 괴물이 된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다.

왕세자 이창 역을 맡은 배우 주지훈의 경우 벌써부터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 주목받는 배우로 성장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영화 '군함도'로 청룡영화상 미술상을 받은 이후경 미술감독과 '광해' 등 100여 편의 사극 영화에서 의상을 맡은 권유진 의상감독까지 이번 작품에 가세했다.

넷플릭스는 2016년 한국에 첫 진출한 이후 'K-콘텐츠'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다양한 한국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계속 큐레이션(curation)하고 있다. 2017년 봉준호 감독과 영화 '옥자'로 칸 영화제를 발칵 뒤집었고, 유재석 출연의 예능 '범인은 바로 너!'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라바 아일랜드' 등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좋아하면 울리는' '첫사랑은 처음이라서' 등 한국의 오리지널 콘텐츠 역시 잇따라 공개할 예정이다. 인기리에 종영한 '비밀의 숲'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미스터 션샤인' 등도 이미 세계 회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넷플릭스를 통해 미국과 전세계에 얼굴을 내민 '비밀의 숲'은 2017년 뉴욕타임스의 국제 드라마 부문 톱(TOP) 10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작년 말 기준으로 중국과 북한을 제외한 190여 개국 진출, 유료회원수 1억3000만여 명, 하루 콘텐츠 소비량 1억4000만 시간의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기업이다.

영상콘텐츠의 시청 주권은 더이상 제작자가 아니라 사용자들에게 넘어가고 있다. 음원 서비스에도 사용자가 제공자를 가장자리로 몰아내고 있다. 2015년 6월, 서비스에 나선 애플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뮤직'은 지금도 사용자를 향한 일방향의 서비스에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애플뮤직의 이용자 수는 지난해 4월 기준으로 전세계 4000만명을 넘어섰다. 2015년 10월엔 650만명, 2016년 3월과 6월에 각각 1200만명과 1500만명을 돌파했으며 그 해 12월 2000만명을 웃돌았다.

그간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디지털 음원 구매·보관)에서는 곡별로 과금이 이뤄지기 때문에 음악을 발견하기보다 소유하는 것이나 즐기는 것에 포커스를 둘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애플뮤직이 나오면서 국경없이 음악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음원서비스의 관점이 제공자에서 사용자로 넘어온 것이다.

1월22일 오후 6시 공개된 가수 이소라의 새로운 싱글 '신청곡'은 다음날까지 이야깃거리였다. 발매 직후 아이튠스 '톱 200 싱글' 차트 4위에 오른 데다 브라질, 멕시코, 스웨덴, 홍콩 등 세계 44곳에서 당당히 1위 음원 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신청곡'은 K팝의 대표그룹 방탄소년단(BTS) 효과까지 톡톡히 누렸다.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가 피처링한 곡이다.

방탄소년단은 공식 트위터에 "이 노래(신청곡) 신청하겠습니다. 이소라 선배님 목소리가 너무 좋아요. 슈가형 목소리가 너무 좋아요"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아이튠스 44개 지역에서 동시 1위는 한국 여자 가수 중에서 이소라가 최고 기록이다.

글로벌 음원시장에서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자 수는 2012년부터 매년 전년 대비 50%씩 성장하고 있다. 방송국도 아니고 콘텐츠 전문 제작 스튜디오도 아닌 콘텐츠 유통업체들이 모험과 혁신으로 보여주고 있는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 시대에서 K콘텐츠가 설 무대는 무섭게 커지고 있다. 넷플릭스와 애플뮤직이 '한국의 스토리'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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