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준 한국동서발전 사장 "2030년까지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10배로 늘리겠다"

입력 2019-01-24 16:21   수정 2019-01-24 16:23

Cover Story
인터뷰 - 박일준 한국동서발전 사장

충남 대호호 수상태양광
경주풍력·동해안 윈드벨트 등 전국에 재생에너지 발전시설 확대

인공지능 활용한 조기경보 시스템 구축…발전 설비 등 정비 주기 '최적화'

탈황설비 등 환경설비 개선에 815억 투입
대기오염 물질 저감 위해 노력
11조 투자, 일자리 2만7000개 창출도



[ 이태훈 기자 ] “2030년까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10배로 늘리겠습니다.”

박일준 한국동서발전 사장은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정부 목표보다 초과해 달성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사장은 지난해 2월 30년간의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동서발전 사장에 취임했다. 박 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재생에너지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율을 25%로 끌어올리겠다는 ‘재생에너지 3025’를 발표했다.


▷동서발전이 추진하는 ‘재생에너지 3025’를 설명해달라.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로 높이는 ‘재생에너지 3020’ 정책을 발표했다. 동서발전은 같은 기간 재생에너지 비율을 정부 목표치보다 많은 25%로 늘릴 계획이다. 현재 동서발전의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은 514.7㎿인데 2030년까지 15조원을 투자해 용량을 5.06GW(1GW=1000㎿)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재생에너지 시설은 어느 지역에 들어서나.

“충남 대호호 수상태양광 80㎿를 필두로 대용량 태양광 발전설비 사업개발을 추진 중이다. 풍력의 경우 작년 8월 준공된 경주풍력(37.5㎿)을 기반으로 강원도 지역을 아우르는 동해안 윈드벨트를 추진하고 있다. 서해안에는 작년 말 영광풍력(79.6㎿)을 준공했다.”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한 에너지 신사업도 추진한다는데.

“발전사 최초로 4차 산업혁명 전담조직인 발전기술개발원을 신설했다. 인공지능 조기경보 시스템 등을 구축해 발전설비에 대한 최적의 정비주기를 제공받고 있다. 덕분에 약 35억원의 비용을 아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해수를 이용한 2차전지도 개발하고 있다. 작년 12월에는 10㎾h급 해수전지를 활용해 울산화력발전소 내 사무실 조명을 밝히는 실증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최근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으로 나오는 날이 많아져 발전사들도 신경을 많이 쓸 것 같다.

“동서발전은 지난 3년간 탈황설비 전기집진기 등 환경설비 개선에 815억원을 투자하는 등 대기오염물질 저감을 위해 노력했다. 작년 말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2015년에 비해 약 30% 줄었다. 석탄화력발전소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최신 액화천연가스(LNG)화력발전소 수준으로 저감하는 게 목표다. 또한 모든 LNG화력발전소에 탈질설비를 신설하는 사업 등을 진행 중이다. 전기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탈황석고와 석탄재를 석고보드와 시멘트 원료, 시멘트 대체재, 지반 안정재, 배수층재 등 다양한 분야에 재활용해 오염물질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있다.”

▷환경보전을 위해 시행 중인 다른 사업은 없나.

“이른 시일 내에 ‘사람중심 환경경영 종합계획’을 수립해 시행할 예정이다. 사업장 내에서 발생하는 환경문제에 국한해 관리하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환경문제로 영향을 받는 지역사회로 환경경영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중소기업과 협업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사업, 발전소 주변지역 취약계층 지원사업, 환경농도 측정망 구축 등이 대표적이다. 과제 추진을 위해 2026년까지 총 2조785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일자리 창출이 정부의 최대 관심사안이다.

“총 11조6000억원을 투자해 일자리 2만7000개를 창출할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사업, 친환경 연료전환 발전소 건설 등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협력기업에 대한 연구개발 지원 등으로 고용을 창출할 예정이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지역인재 채용비율을 20.5%까지 높였다. 이는 법정 의무 채용비율인 18%를 초과하는 것이다. 정규직 정원 대비 청년고용 의무비율은 3%인데 동서발전은 이보다 높은 5.3%(133명)를 달성했다.”

▷공기업으로서 사회공헌활동도 중요할 텐데.

“에너지기업인 만큼 소외계층의 에너지 복지 증진에 힘쓰고 있다. 복지시설 등에 태양광 설비를 보급하는 ‘사랑의 햇빛에너지 보급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차상위 계층(기초생활보장 수급대상 바로 위의 계층)을 위해 전기요금을 지원하는 사업도 하고 있다. 동절기와 하절기에는 이들에게 난방텐트와 선풍기 등을 제공한다. 울산에서 고용·산업위기지역으로 지정된 곳에 찾아가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 등을 하고 있다.”

▷최근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줄였다는데.

“발전사들은 발전소를 24시간 가동하기 때문에 직원들은 3교대 형태로 근무한다. 3일 근무 후 하루를 쉬는 구조로 주당 42시간을 일하는데 피로누적 등을 호소하는 직원들이 있었다. 동서발전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72명을 신규채용했다. 교대 근무자의 연간 근로시간을 2378시간에서 1870시간으로 축소했다. 초과 근로를 줄이고 일자리를 늘리는 모범적인 사례라고 생각한다.”

▷직원과의 소통은 어떤 식으로 하고 있나.

“작년 2월 취임 직후 사내방송에 8번 출연했다. 직원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에 직접 답하고 경영철학 등을 전달했다. 또한 매달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있다. 세상 사는 이야기 등 무겁지 않은 내용으로 채우고 있다. 작년 4월에는 사내 직함을 사장에서 대표사원으로 바꿨다. 사장이기에 앞서 한 명의 직원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겠다는 의미다.”

■ 박일준 동서발전 사장은

△1964년 경북 포항
△신일고, 서울대 경제학과
△행정고시 31회
△지식경제부 정책기획관
△미래창조과학부 소프트웨어정책관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정책관, 산업정책실장, 기획조정실장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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