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고 하듯" 빚쟁이 잡고 SNS로 신용매기는 '빅데이터 브라더' 중국

입력 2019-01-29 13:35   수정 2019-01-29 14:07

'사회질서 유지' 명목 첨단기술 적극 활용
인권침해·개인정보유출 등 윤리적 논란도




중국에서 ‘실시간으로 빚쟁이 잡는 앱(응용프로그램)’이 공개됐다.

지난 16일 중국 허베이성 고등인민법원이 출시한 악성채무자들의 실시간 위치를 보여주는 앱 ‘노뢰지도(老?地?)’가 그것. 500m 이내 채무자 정보를 파악해 실시간으로 앱 화면에 표시한다. 채무자로 표시된 사람이 빚을 갚을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이면 당국에 신고하라는 의도다.

이 앱은 위성항법장치(GPS)에 기반해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포켓몬을 잡는 게임앱 ‘포켓몬 고(GO)’와 흡사해 일명 ‘빚쟁이 고’로 알려졌다.

중국이 첨단기술을 활용해 범죄자들을 찾아내고 통제한 사례는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중국은 사회질서 유지 명목으로 첨단기술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국가로 분류된다. 첨단기술 활용은 이미 중국인의 일상 곳곳에 파고들었다.

지난해 4월에는 중국 경찰이 장시성 난창시의 한 콘서트장에서 안면인식 기능을 활용해 수배 중이던 31세 남성을 체포한 바 있다. 홍콩의 유명가수 장쉐여우의 콘서트에 관중 5만여명이 운집한 상황이었지만 중국의 얼굴인식 시스템은 수배자를 곧바로 인식했다.


최첨단 안면인식 기술이 동원된 덕분이었다. 중국은 톈왕(天網·하늘의 그물)이란 이름의 영상 감시시스템을 2015년부터 구축해 왔다. 범죄 용의자 데이터베이스와 감시카메라를 연동해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이 범죄자를 추적하는 것. 중국에는 2억개가 넘는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고 그 중 2000만대 이상이 톈왕의 손아귀에 있다. 중국 정부 검열을 피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중국이 첨단기술을 범죄자 검열과 감시에만 쓰는 건 아니다. 중국 기업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개발한 신용평가앱 ‘세서미 크레딧’은 개인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활동을 평가하고 소비한 물건에 따라 신용점수를 매기고 있다. 예컨대 기저귀를 자주 구입한다면 자녀가 있고 책임감이 높다는 식으로 인식돼 점수가 올라가는 식이다.

심지어 SNS에 정부에 부정적인 뉘앙스의 글이나 댓글을 쓰는 경우도 점수에 반영된다. SNS상 친구가 누구인지도 평가 대상이 된다. 교류하는 친구들의 신용 점수와 평판에 따라서 본인의 신용 점수까지 달라질 수 있다.

이렇게 평가된 신용점수는 여러 곳에 쓰인다. 점수가 높을수록 보증금 없이 자동차 렌트가 가능하거나 해외여행 허가가 빠르게 나는 등 수혜를 입는다. 반면 점수가 낮으면 공무원, 언론인 취업이 제한되거나 심할 경우 대중교통 이용이 거부되기도 한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해당 시스템을 전면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중국 정부의 행보는 비판의 대상도 된다. 모든 것을 감시한다는 ‘빅브라더’ 우려에서다. 인권침해, 개인정보보호 문제 등 윤리적 이슈가 따라붙는다. 그러나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중국 정부는 첨단기술을 사회 통제에 활용하고 관련 데이터를 쌓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의 안면인식 관련 기술은 최첨단을 달리고 있다. 미국 상무부 소속 국가기술표준연구소(NIST)가 주최한 안면인식공급자대회(FRVT)에서 중국 기업이 개발한 알고리즘이 2016년부터 3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게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에는 1~5위가 모두 중국 기업이었다.

윤리적 이슈를 의식하며 첨단기술을 연구하는 여타 국가들이 전국민을 대상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하는 중국을 따라잡기 쉽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시장조사업체 젠마켓인사이츠는 오는 2023년 세계 얼굴인식 시장의 절반가량(44.6%)을 중국 기업이 독식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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