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영화 경계 허물고, 제작도 협업…'시네드라마'가 뜬다

입력 2019-02-27 17:29  

문화 뉴 트렌드

안방 달구는 영화 같은 드라마



[ 김희경 기자 ]
‘드라마틱 시네마’ ‘시네마틱 드라마’.

최근 콘텐츠업계에서 새로 생겨난 용어들이다. 드라마와 영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이란 뜻이다. OCN의 ‘트랩’과 넷플릭스의 ‘킹덤’, 제작 예정인 ‘드림사이드’ 등이 대표적이다. 시청자와 영화 관객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두 장르의 장점을 결합한 작품이 잇달아 나오고 있는 것이다.

전체적인 형식과 분량은 드라마에 가깝다. 긴 호흡과 풍성한 캐릭터 전개도 드라마 그대로다. 그런데 스크린에서나 볼 수 있던 연출 기법이 활용되고 화려한 화면이 구현된다. 작품 성격만이 아니다. 연출과 작가 등 두 장르의 제작진이 만나 함께 만든다. 실제 이들 작품엔 영화 ‘극한 직업’ 대사를 패러디한 댓글도 달린다. “지금까지 이런 드라마는 없었다. 이것은 드라마인가 영화인가.”

영화처럼 콘티 적극 활용

CJ ENM의 영화채널 OCN은 ‘트랩’을 시작으로 이런 흐름을 이끌고 있다. 지난 9일 첫 방영된 이 작품은 알 수 없는 덫에 걸린 한 남성 앵커의 충격적인 전말을 다룬 스릴러물. 배우 이서진, 성동일이 주연을 맡았다. 분량은 짧은 드라마 형식인 7회다. 극본도 ‘별순검’ 등을 집필한 남상욱 드라마 작가가 썼다. 반면 연출은 영화 ‘백야행’의 박신우 감독이 맡았다. 영화 ‘완벽한 타인’ ‘역린’ 등을 제작한 이재규 감독은 총괄 프로듀싱을 하고 있다.

영화처럼 콘티(인물 표정과 동작, 카메라 움직임 등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를 적극 활용한다. 콘티는 배우들이 섬세한 연기를 할 수 있도록 하고, 감독이 연출 포인트를 잡을 수 있게 돕는다. 그동안 드라마 제작 현장에선 콘티를 찾아볼 수 없었다. 배우 성동일은 제작발표회에서 “영화와 드라마를 많이 해봤지만 이렇게 콘티가 완벽한 작품을 해본 적은 없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처럼 전부 콘티를 만들었기 때문에 드라마에서 볼 수 없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기 좀비 웹소설과 웹툰 원작인 ‘드림사이드’도 비슷한 방식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영화 ‘신과 함께’의 김용화 감독, 드라마 ‘보이스’의 김홍선 PD가 손잡는다. 집필은 드라마 ‘무사 백동수’의 권순규 작가가 맡았다. 드라마를 만드는 몬스터유니온, ‘신과 함께’를 만든 제작사이자 시각효과업체 덱스터스튜디오가 함께 참여한다.

넷플릭스로 트렌드 더욱 강화

이 같은 현상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OTT) 업체 넷플릭스로 인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국내에서 자체 제작하는 드라마에 영화 못지 않은 대규모 제작비를 투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국내 첫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에는 회당 2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판 좀비물로 화제가 된 이 작품은 드라마 ‘시그널’의 작가 김은희, 영화 ‘터널’의 김성훈 감독이 만들었다. 시즌 2 연출은 영화 ‘특별시민’의 박인제 감독이 맡는다. 영화에서 주로 볼 수 있었던 배우 주지훈, 류승룡, 배두나가 연기한다.

시네마틱 드라마의 분량은 시즌별로 6회 정도다. 2시간짜리 영화를 세 편 보는 느낌이다. 김성훈 감독은 ‘킹덤’ 공개 직후 인터뷰에서 “극장을 안방으로 가져오는 시도를 조심스럽게 해봤다”며 “낯설게 느낄 수 있지만 스크린에서나 볼 수 있었던 수준의 작품을 이젠 안방과 지하철에서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제작에 들어간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도 마찬가지다. 이 작품은 평범한 이름과 달리 귀신을 쫓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보건교사의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드라마다. 원작 장편소설을 쓴 정세랑 작가가 극본을 맡고 영화 ‘비밀은 없다’ 등을 만든 이경미 감독이 연출한다. 안은영 역에는 배우 정유미가 캐스팅됐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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