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업체로 출발, 제약사 M&A는 처음일 것"

입력 2019-03-06 18:21   수정 2019-03-08 11:43

2019 K바이오스타 (9) 바이오리더스

2009년 TCM생명과학 창업…신종플루 진단키트로 '대박'
넥스트BT·바이오리더스 인수…건강기능식품·신약 개발 '도전'



[ 전예진 기자 ]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의 화두는 인수합병(M&A)이다. 올초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이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사 세엘진을 700억달러(약 78조원)에 인수해 화제가 됐고 지난달에는 스위스 로슈와 프랑스 입센이 각각 스파크세러퓨틱스와 클레멘티아를 인수했다. 자금력을 갖춘 제약사들이 세포 치료제, 유전자 진단 등 정밀의학 분야로 발을 넓히는 추세다.

국내에서는 정반대 전략을 구사하는 사람이 있다. 박영철 바이오리더스 회장이다. 2009년 체외진단 의료기기 업체 TCM생명과학을 창업한 그는 2017년 신약 개발기업 바이오리더스를, 지난해 건강기능식품 전문업체 넥스트BT 지분을 사들였다. 올 1월 경남제약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전통제약사업까지 넘보고 있다. 박 회장은 “진단 업체에서 제약사로 거꾸로 가는 회사는 우리가 처음일 것”이라며 “진단기기를 개발하면서 축적한 기술력과 병원 영업망을 바탕으로 토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바이오업계 이단아

M&A 행보만큼이나 박 회장의 이력은 독특하다. 대우 출신인 그는 알프넷코리아, 엘텐앤브리지코리아 등 외국계 정보기술(IT) 회사의 한국 대표를 지냈다. 바이오 사업과는 인연이 없었다. 박 회장은 “전망이 밝은 사업을 검토하다 보니 바이오밖에 없었다”며 “한 번에 여러 가지 질병을 진단하는 멀티플렉싱 기술에서 가능성을 발견하고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2009년 8월 자본금 1억원으로 한국TCM을 창업하고 신종플루와 조류인플루엔자, 계절성 독감을 6시간 만에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했다. 그해 신종플루가 유행하면서 회사는 큰 성공을 거뒀다.

이후 산부인과까지 영역을 넓혔다. 2017년 세계 최초의 패드형 자궁경부암 자가진단키트 ‘가인패드’를 개발했다. 산부인과 진료를 통해 의사가 질 분비물을 채취하는 기존 검사와 달리 패드를 착용하고 있으면 된다. 기존 방식과 비교했을 때 정확도가 97.9%에 달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수출도 준비하고 있다. 종교, 문화적 특성상 산부인과 진료를 꺼리는 무슬림 국가에서 반응이 좋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 달라그룹이 1200만달러를 투자했고 인도네시아 칼베그룹, 말레이시아 국립암센터와도 수출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4월 온라인 판매를 시작으로 진단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했다.

진단부터 치료까지

박 회장은 신약 개발에도 도전장을 던졌다. 바이오리더스를 통해서다. 이 회사는 자궁경부상 피이형증치료제(BLS-H01)의 임상 2상을 마무리하고 임상 3상을 준비하고 있다. 자궁경부전암 치료제 ‘후파백’은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그는 “후파백은 경쟁사와 달리 경구용으로 환자에 친화적”이라며 “가인패드로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이 우리가 개발한 신약으로 치료받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약 개발만 하는 회사는 임상을 하다가 실패하면 남는 게 아무것도 없다”며 “우리는 그동안 축적한 진단 데이터를 활용해 환자 맞춤 치료제를 개발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경남제약 인수를 통해 종합 헬스케어 기업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신약 개발에 성공하면 생산부터 유통, 판매까지 직접 맡겠다는 복안이다. 박 회장은 넥스트BT를 통해 올 1월 경남제약의 최대주주인 마일스톤KN펀드 내 듀크홀딩스의 현금 출자분 5300좌를 인수했다. 그러나 듀크 측이 바이오제네틱스에 지분을 이중으로 매매하면서 인수에 제동이 걸렸다. 박 회장은 “경남제약이 가진 브랜드와 약국 유통망, 생산설비가 바이오리더스에 합쳐지면 막강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공정한 경쟁을 통해 인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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