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나도 고배당 달라니" 상장사들, 무리한 주주제안에 '속앓이'

입력 2019-03-15 16:21   수정 2019-03-15 16:58

올해 일반주주들이 상장사에 주주제안으로 요구한 배당금이 7조1394억원(유상감자 등 포함)으로 나타났다. 이들 상장사 당기순이익의 두배가량이다. 적자를 낸 상장사에도 적잖은 배당을 요구하는 등 일부 주주들의 요구가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나온 상장법인(12월 결산) 정기 주총 공시 결과 상장사 16개사가 배당(주식배당 제외)유상감자 관련 주주제안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렸다. 이들 상장사가 요구받은 배당 총액은 7조1394억원이다. 회사가 제시한 배당금(1조283억원)에 비해 7배가량 많은 것은 물론 지난해 당기순이익 합계(3조7582억원)와 비교해도 2배에 달하는 액수다.



이들 상장사 가운데 한솔홀딩스 한일철강 이니텍의 경우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냈다. 한솔홀딩스 소액주주는 12일 종가(4925원)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가격(1만1000원)에 주식 136억원어치를 사들여 소각하라고 제안했다. 또 지난해 말 순현금(현금성자산에서 차입금을 제외한 항목·218억원)의 상당액을 주주환원에 쓰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당기순손실 321억원을 기록했다. 한솔홀딩스 관계자는 “회사의 안정적 투자재원이 유출되면서 장기적 성장잠재력을 훼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액주주들은 이 회사에 자신들이 추천하는 김택환 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요구도 했다. 한솔홀딩스는 참고서류를 통해 “김택환 주주가 사내이사로 요구되는 전문성을 갖췄는지 확인하기 위해 추가자료를 요청했지만 제공받지 못했다”며 “후보자가 제출한 경력으로 비춰 볼 때 전문성과 경험이 부족하다”고 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한일철강도 주주들 요구에 난감해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당기순손실 8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이 회사의 주력제품인 철판의 원재료인 코일가격이 급등한 영향 탓이다. 그럼에도 주주들은 주당 1000원, 총 22억원의 배당금을 요구했다. 지난해 말 한일철강이 보유한 현금성자산(61억원)의 3분의 1가량의 현금을 배당금으로 달라는 것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회사 재무구조와 실적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요구”라고 말했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에 요구한 주주제안도 논란을 빚었다. 엘리엇은 현대차에 지난해 순이익(1조6450억원)의 3.5배에 달하는 5조8000억원을 배당 총액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현대모비스에도 배당총액 2조5000억원을 요구했다. 지난해 현대모비스 순이익(1조8882억원)의 1.3배에 달하는 규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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