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계소문|'넌 황금이 아닌 폭탄이었어' 연예계·사회 초토화 시킨 '승리와 아이들'

입력 2019-03-16 08:44   수정 2019-04-12 19:39

[김수영의 연계소문]
연(예)계 소문과 이슈 집중 분석

승리·정준영·최종훈·용준형·이종현, 성추문으로 연예계 줄퇴출
발칵 뒤집힌 엔터·방송·사회계
버닝썬 관련 의혹 차질 없이 발본색원해야




"그레이트 승리(GREAT SEUNGRI)".

그룹 빅뱅 승리는 군 입대를 앞두고 화려하게 피날레를 장식하려 했던 콘서트에 "위대하다"라는 표현을 붙였다. 그러나 현재 그는 성매매 알선 혐의 피의자로 전락했다. '황금 인맥'을 자랑하던 승리의 절친들 역시 줄줄이 연예계에서 퇴출당하고 있다.

승리가 사내이사를 맡았던 강남의 클럽 버닝썬에서 벌어진 폭행 사건에서 파생된 온갖 성추문으로 연예계가 발칵 뒤집혔다. 승리가 해외 투자자에게 성접대를 하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데 이어 정준영이 불법으로 촬영한 이성과의 성관계 동영상을 동료 연예인들이 있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유포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 이 영상을 본 사람은 승리와 그룹 FT아일랜드 최종훈, 하이라이트 용준형, 씨앤블루 이종현이다.

화려하게 연예계를 휘젓고 다니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지고 이들은 연일 터지는 논란 속 해명과 사과, 활동 중단 발표를 반복하고 있다. 그야말로 '황금'이 아닌 '폭탄'이었던 이들의 인맥 놀이에 대중의 마음은 분노로 들끓었고, 엔터테인먼트계와 방송가는 물론 사회 전반에 매머드급 흑운이 드리웠다.

◆ 직격타 맞은 엔터社, 미흡한 위기관리로 혼란 가중

연이은 성추문으로 직격타를 맞은 것은 엔터테인먼트 업계다. 피의자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승리와 정준영은 연예 활동 중단을 선언했고, 소속사 YG와 메이크어스는 이들과의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최종훈 역시 팀을 탈퇴, 연예인으로서의 삶을 접겠다고 선언했다. 용준형도 하이라이트에서 나왔다. 사실상 다들 연예계 퇴출을 당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소속사들은 미흡한 사실 확인으로 입장을 번복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YG는 승리가 성접대를 지시하는 내용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 내용이 공개되자 "조작된 문자"라며 법적 대응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러나 이후 아티스트 관리를 철저히 하지 못했다고 사과하며 그와의 계약 해지 사실을 알렸다.

최종훈과 이종현의 소속사 FNC도 다르지 않았다. FNC는 두 사람이 정준영의 '몰카' 영상이 공유된 단체방에 있었다는 논란이 일자 친분이 있어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였을 뿐, 사건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최종훈의 음주운전 사고와 관련한 경찰 청탁 의혹 역시 부인했다. 하지만 이번 역시 입장 번복. 이후 돌아온 것은 지난 날을 후회한다는 반성과 사과의 말이었다.

용준형 측도 "어떠한 불법 동영상 촬영 및 유포와 관련이 없다"고 하다가 이내 "정준영이 보낸 '몰카'를 봤다. 팩트 체크를 하지 못하고, 섣부른 판단으로 공식 입장을 냈다"고 전했다.

불법적인 일과 직결되는 엄중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각 소속사들은 섣부른 입장 발표로 수차례 입장을 번복했다. 명확한 사실관계 파악도 없이 되려 법적 대응까지 운운해 혼란만 가중시킨 것이다. 일각에서는 '거짓 해명'은 대중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분개하고 있다. 사안의 심각성을 깨닫고,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냉철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 방송가도 비상, "책임 면할 수 없어"…하차에 폐지 요구까지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루된 인물들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방송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정준영은 KBS2 '1박 2일', tvN '짠내투어', '현지에서 먹힐까?'에서 퇴출 당하는 것은 물론, 출연 예정이던 페스티벌에서도 이름이 빠졌다.

연이어 하차 소식이 전해진다는 것은 그만큼 그가 다수의 프로그램에 얼굴을 내비치며 대중의 인기를 끌어모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실로 승리, 정준영은 최근까지도 각종 예능에 출연하며 활약해왔다. 일부 프로그램은 이들의 홍보 또는 재기를 돕는 발판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대중의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현재 사건과 연관된 승리 클럽 '버닝썬'과 정준영의 '황금폰'이 방송에서 다뤄졌다는 부분에 강한 비판이 가해지고 있다. 승리는 MBC '나 혼자 산다'와 SBS '미운 우리 새끼'를 통해 직접 클럽을 운영하고 있음을 자랑했다. 당당하게 '위대한 승츠비'라는 별명도 얻어갔다.

한편 2016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 스타'에서는 정준영의 '황금폰'이 언급된 바 있다. 당시 정준영과 함께 출연한 가수 지코는 "(정준영에게) 카카오톡만 하는 '황금폰'이 있다. 많은 분의 연락처가 있다"고 말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입건된 정준영은 15일 오전 경찰 조사를 마친 후 이 '황금폰'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정준영의 불법 행위를 밝혀낼 결정적 단서로 거론되고 있는 '황금폰'이 과거 단순한 예능 소재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에 방송국 차원에서도 출연자 내지 방송 소재와 관련해 철저한 검증과 관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전에 '버닝썬', '황금폰' 등을 충분히 검증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것들을 가벼운 방송 소재로만 소비하고 말았다는 지적이다.

특히 '1박 2일'은 2016년 정준영이 전 여자친구의 신체 일부를 촬영한 혐의로 피소돼 무혐의를 받은 전례가 있음에도 3개월 만에 그를 복귀시켰다는 점에서 더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이는 자칫 도덕 불감증으로 비춰질 수 있는 부분이다. 분노한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의 폐지를 요구하기 시작했고, 결국 KBS는 '1박 2일'의 방송 및 제작 중단을 발표했다.


◆ '버닝썬' 사회 문제의 온상, 사건의 뿌리 잊지 말아야

지난해 11월 클럽 버닝썬을 방문한 손님 김 모씨는 클럽 이사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그는 출동한 경찰이 피해자인 자신을 오히려 가해자로 지목했다며 클럽과 경찰 간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그렇게 시작된 버닝썬 불씨는 클럽 내 마약 유통 및 흡입, 탈세, 성범죄, 권력 유착 등으로 번져 나갔다.

온갖 범죄와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된 버닝썬은 마치 판도라의 상자처럼 끊임 없이 각종 의혹을 뱉어냈다. 그 과정에서 승리의 성매매 알선과 정준영의 '몰카' 논란이 파생됐다. 이어 '몰카'를 공유한 연예인들이 줄줄이 공개되며 관련된 인물이 '누구'인지에 관심이 쏠렸다. 그리고 현재, 승리와 정준영 등이 포함된 카톡방에서 '경찰총장'이 언급되며 경찰 고위 관계자가 이들의 뒤를 봐줬다는 정황까지 추가됐다.

그 가운데 성추문이라는 또 다른 갈래로 인해 정작 버닝썬 자체를 둘러싼 의혹들이 묻힐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연예인들의 불법적 행위에 대한 조사는 단순 가십으로 치부되지 않고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사건의 뿌리이자 시발점이 된 버닝썬의 민낯을 파헤친다는 '본질'은 더더욱 잊혀져서는 안 될 중요한 과제가 되어야 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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