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결혼한 예식장 어디갔지?"…감쪽같이 사라진 지역 명소들

입력 2019-03-19 17:31   수정 2019-03-19 17:50

웨딩홀, 호텔 부지에 주상복합 단지들 들어서
지역 내 랜드마크급 명소 사라져




"분명히 여기쯤 있었는데, 어디 갔을까?"

부동산 개발이 사회현상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 지역 명물로 꼽히던 웨딩홀, 호텔 등과 같은 명소들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아파트나 오피스텔들이 채우고 있다. 지역 명소들은 30년 이상 같은 자리를 지키면서 지역의 얼굴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건물이 노후화되고 중심지가 이동하면서 경쟁력이 떨어졌고, 결국 새로운 건물로 탄생하고 있다.

주말 낮에 서울 강남구에서 지하철 3호선 신사역 4번 출구 일대는 '이곳' 때문에 붐볐다. 바로 강남웨딩홀이다. 단일 규모로 큼직하게 조성된 웨딩홀은 경부고속도로와도 가깝고 강남이라는 상징 때문에 주말마다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 곳은 하나자산신탁이 시행하고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오피스텔?상가 ‘신사역 멀버리힐스’로 변경된다. 오피스텔 전용 20~33㎡ 총 83실(예정)과 도시형생활주택 전용 30~37㎡ 총 12세대(예정), 상업시설 136호(예정), 메디컬타워로 구성된다.

쉽게 말해 커플이 탄생하는 '결혼식장'에서 나 혼자 사는 '원룸'으로 변경되는 셈이다. 전반적으로 혼인건수가 줄고 있는데다, 결혼식의 풍속도가 바뀐 영향이 크다. 최근 강남에서는 웨딩홀에서 급하게 결혼식을 올리기 보다는 고급 호텔 혹은 하우스 웨딩을 통해 결혼을 하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혼인건수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 작년 연간 혼인 건수는 25만7700건으로 전년 26만4500건보다 6800건(-2.6%) 줄어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지역에서 오래된 호텔이 있던 자리는 대로변인데다 교통이 편리한 입지에 있다. 주차장 부지를 지상에 따로 마련한 경우들이 많다보니 2개동 이상의 단지가 조성되기도 한다. 지역민들로서는 아쉽지만, 부동산이 개발되기에는 더 없이 좋은 땅임 셈이다.

경기도 수원에서도 결혼식장과 호텔로 유명했던 '호텔 캐슬'이 문을 닫고 아파트·오피스텔 건물로 변신한다. 호텔캐슬은 1986년 수원에서는 처음으로 특급 호텔로 개관했다. 32년간 수원을 대표하는 호텔로 수원 시민에게는 김포국제공항이나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공항리무진버스의 탑승처로도 유명했다.

호텔캐슬 인근인 광교신도시에는 신규 호텔들이 들어서고 있가. 주변 주택단지들도 노후되면서 재개발·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호텔캐슬 또한 한일건설이 짓는 '우만 한일베라체 ECO PLUS'라는 이름으로 아파트 202가구와 오피스텔 21실이 들어설 예정이다.

울산에서 '공업탑'과 함께 지역주민들의 흥망성쇠를 함께한 '올림피아호텔'도 아파트·오피스텔로 변경된다. 1984년 문을 연 올림피아 호텔은 울산 공업화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업무차 찾아온 인사들로 커피숍과 객실이 붐볐던 곳이었기 때문이다. 앞서 울산에서는 코리아나호텔, 울산관광호텔, 태화호텔 등도 철거되고 아파트나 오피스텔이 됐다.

이 부지에는 시티건설과 두산건설이 '문수로 두산위브더제니스'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5층~지상 38층 2개동으로 아파트 256가구와 오피스텔 99실로 구성된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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