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복무단축 불똥…'대체복무 폐지' 갈등

입력 2019-03-22 17:36  

"국가경쟁력 강화 위해 유지해야"
vs "병력자원 부족해 폐지 불가피"

해상선원노조, 국방부 앞 집회
국방부 "3년 후 가용인력 부족"



[ 정의진 기자 ] 국방부의 군(軍) 대체복무제 폐지·축소 움직임에 이해 당사자들의 반발이 격화되고 있다. 대체복무제는 산업체나 대학에서의 근무로 군 복무를 대신하는 제도다. 군당국은 “저출산으로 인한 병역 자원 감소로 대체복무제 폐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대체복무제를 활용하려는 청년들과 관련 업계는 “국가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업계 “폐지하면 인력 충원 불가능”

국내 해상산업을 대변하는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선원노련)은 22일 오후 1시30분 서울 용산동 국방부 청사 정문 건너편 인도에서 집회를 열고 승선근무예비역 제도 유지를 촉구했다. 이날 집회엔 선원노련을 비롯해 전국 해양·수산 관련 대학 학생 2000여 명이 참가했다. 승선근무예비역 제도는 산업기능요원 전문연구원 공중보건의사 등 총 여덟 가지 대체복무 방법 중 하나다. 선발된 인원은 해운·수산업체에서 일정기간 승선근무하며 병역의무를 이행한다.

선원노련이 국방부 앞에서 집회를 연 것은 국방부가 저출산에 따른 인구절벽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대체복무제를 축소·폐지하려 하고 있어서다. 선원노련은 이 제도를 폐지하면 당장 인력 충원이 어려워 기업 활동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선원노련 관계자는 “승선근무예비역 제도는 유사시 육·해·공군에 이어 ‘제4군’으로서 전시물자와 병력을 수송할 해양인력 양성을 위해 운용하는 제도”라며 “국가 경제 및 안보에 직결되기 때문에 병역자원 부족을 이유로 단순 폐지 대상이 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승선예비역 이외의 대체복무제를 활용해온 다른 산업계도 대체복무 폐지 방침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산업기능요원과 전문연구원 제도를 활용해온 중소기업의 우려가 크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21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주최한 한 토론회에서 “산업기능요원 및 전문연구원 제도로 2016년 3조4935억원의 부가가치와 3만5022명의 고용이 창출됐다”며 “두 제도가 폐지되면 중소기업의 인력난이 심해지고 기술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 해 1500여 명에 달하는 공중보건의를 대변하는 조중현 대한공중보건의사협회장도 “공중보건의 제도가 도입된 40년 전보다는 의료 취약지가 많이 없어졌지만, 여전히 산간벽지 및 섬 지역엔 공중보건의가 필요한 곳이 있다”며 “폐지 이전에 공중보건의 폐지로 인한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한 로드맵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 “저출산에 축소 불가피”

산업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지만 국방부는 대체복무제 축소·폐지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다. 인구절벽으로 입대 인원 감소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3년 후인 2022년부터 필요한 병력을 채우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조홍용 경남대 군사학과 교수가 2017년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국방정책연구’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필요한 병사 소요인원은 20만2526명이지만 입영가능 자원은 19만3829명에 불과하다. 이 분석은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국방개혁 2.0에 따라 군 복무기간을 육군 18개월, 해군 20개월, 공군 22개월로 축소한 경우를 가정한 결과다.

국방부 관계자는 “저출산과 복무기간 단축으로 가용 병력이 급격하게 줄고 있어 연 2만여 명에 달하는 대체복무제는 어떻게든 손볼 수밖에 없다”며 “폐지 시기와 단계적 축소 규모에 대해 관계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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