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폭행사건이 권력형 비리로…'버닝썬 게이트' 8대 의혹

입력 2019-03-22 17:48  

커버스토리


[ 조아란 기자 ] 단순 폭행사건에서 시작된 ‘버닝썬 게이트’가 대한민국의 모든 이슈를 집어 삼키는 블랙홀이 됐다. 마약 유통, 성매매 알선, 경찰 유착, 탈세 등 갖가지 의혹이 줄줄이 제기되면서 경찰 등 수사기관은 물론 연예계와 정치권까지 휘말리고 있다. 버닝썬 게이트와 관련한 각종 의혹을 항목별로 정리했다.

1) 112신고자를 가해자로 몬 경찰?

버닝썬 게이트는 작년 11월 24일 112에 걸려온 한 통의 신고전화에서 시작됐다. 신고자는 버닝썬 손님 김상교 씨(29). 김씨는 클럽에서 시비가 붙었는데 클럽 이사와 가드(보안요원)에게 끌려나와 무차별적으로 구타를 당했다고 신고했다. 신고 후 10분 뒤 서울 역삼지구대 소속 경찰관들이 도착했지만 체포된 건 김씨였다. 클럽 영업에 지장을 줬고 정당한 공무집행도 방해했다는 이유였다. 김씨는 분노해 이후 보배드림 등 온라인 커뮤니티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의혹 글을 올리고 여론전에 나섰다.

2) 버닝썬은 클럽 마약 유통의 본산?

클럽 버닝썬이 ‘마약 유통의 근거지’가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졌다. 과거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을 받았던 김무성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의 사위 이모씨(42)에게 필로폰 코카인 등을 판매한 게 버닝썬 직원 조모씨(28)였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조씨는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이씨에게 필로폰 코카인 등을 판매했고 함께 투약도 했다. 김상교 씨를 고소한 직원 애나도 마약 정밀검사 결과 엑스터시, 케타민 양성 반응이 나왔다. ‘버닝썬이 마약을 조직적으로 유통했느냐’의 핵심에는 이문호 버닝썬 공동대표(29)가 있다. 이씨의 지시로 버닝썬이 마약을 조직적으로 유통하고 판매했는지가 쟁점이다. 경찰은 이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지난 19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3) 버닝썬에서 ‘약물 성폭행’ 빈번했다?

버닝썬에서 약물을 활용해 여성들을 성폭행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버닝썬 폭행사건 신고자 김씨는 본인의 SNS에 “버닝썬에서 ‘물뽕’(GHB·데이트 강간 마약)을 이용한 성폭력이 빈번하게 일어났다”는 요지의 글을 올렸다. 이후 버닝썬 VIP룸 화장실에서 촬영된 유사성행위 영상이 유포되면서 영상 속 여성에게 물뽕을 먹였는지가 논란이 됐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물뽕이 실재했다는 증언이 잇달아 올라왔다.

4) 승리는 ‘성매매 포주’?

클럽 버닝썬과 별개로 승리는 성접대 의혹도 받고 있다. 승리가 유인석 유리홀딩스 대표(34) 등이 있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2015년 성접대를 제공하려 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메시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승리는 강남 클럽 아레나에 자리를 마련하라고 지시하면서 “지금 여자 부를 애가 누가 있지” “응, 여자는? 잘 주는 애들로”라고 말했다. 승리는 해외에서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5) ‘유흥업계의 황제’ 강모 사장은 누구?

버닝썬의 ‘모태’로 알려진 대형 클럽 아레나가 탈세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수사가 강남 유흥업소 전반으로 확대됐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매출을 축소 신고한 혐의다. 국세청은 150억원(가산세 제외)을 탈세한 혐의로 서류상 대표 6명만 고발했다. 이후 조사에서 서류상 대표들이 실소유주로 강모씨(46)를 지목함에 따라 국세청은 강씨 등을 추가 고발하고 포탈 세액도 162억원으로 높였다. 강씨는 클럽 2개와 가라오케 14개 등을 소유한 ‘유흥업계의 황제’로 알려졌다.

6) 정준영 몰카 피해 여성은 10여 명?

가수 정준영(30)이 2015년부터 여성과의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 촬영해 유포한 사실이 알려지자 국민 여론은 더 들끓었다. 정씨는 승리, FT아일랜드 최종훈(29) 등 8명이 있는 단체대화방에서 몰래 촬영한 성관계 영상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 여성은 10여 명이 넘는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1일 불법촬영 및 유포 혐의로 정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씨는 2016년에도 같은 혐의로 애인에게 피소당했는데, 당시 성동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부실수사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7) 강남경찰서가 버닝썬 뒤 봐줬나?

버닝썬과 강남경찰서 간 유착 의혹은 작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성년자가 출입해 술을 2000만원어치 마셨다가 적발됐는데 이를 무마하기 위해 클럽 측이 경찰에 뇌물을 줬다는 의혹이 나왔다. 핵심 고리로 지목된 것은 전직 경찰관 강모씨(44)다. 강씨 부하직원인 이모씨는 버닝썬으로부터 2000만원을 받아 금융계좌 6개에 나눠 송금했다. 강씨는 2000만원 중에서 230만원을 팀장급(200만원) 수사관급(30만원) 현직 경찰에게 나눠줬다. 경찰은 이 2000만원이 이문호 공동대표에게서 나온 것으로 확인했다.

8) 靑 민정실 근무한 ‘경찰총장’이 뒷배?

‘경찰총장’이 주요 피의자들의 뒤를 봐줬다는 의혹으로 버닝썬 사건은 ‘권력형 게이트’로 비화했다. 버닝썬 직원 김모씨가 단체대화방에서 “(유 대표가) 경찰총장과 문자하는 걸 봤다”고 남긴 메시지가 발단이 됐다. 조사 결과 경찰총장은 2017년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파견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의 직속 부하로 일하기도 한 윤모 총경(50)이었다. 지인의 소개로 윤 총경을 알게 된 유 대표가 멤버들에게 다리를 놔줬고, 유 대표와 그의 부인 배우 박한별, 가수 최종훈 등은 윤 총경과 함께 골프를 쳤다. 최종훈은 윤 총경 부인인 김모 경정에게 K팝 공연 티켓을 마련해주기도 했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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