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 vs 영업통…은행장 '진검승부' 펼친다

입력 2019-03-24 19:01  

"국내 시장은 좁다"
진옥동 신한은행장 내정자
SBJ은행 고속성장 이끈 '일본통'




[ 김순신 기자 ] 국내 은행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영업통’ 일색이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 함영주 전 KEB하나은행장 등은 ‘영업의 달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이 금융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분위기가 크게 바뀌고 있다. 신한·KEB하나 등 주요 은행이 새로운 수장으로 국제통을 전진 배치하며 기존 영업통 최고경영자(CEO)들과 진검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국제통 은행장 시대

신한은행은 26일 주주총회를 열고 진옥동 신한금융 부사장을 차기 신한은행장으로 선임할 계획이다. 진 내정자는 신한은행에서 손꼽히는 일본 전문가다. 일본법인인 SBJ은행 대표 등 38년간 은행 생활 가운데 18년을 일본에서 보냈다. 진 내정자는 SBJ은행의 고속 성장을 이끌며 2017년 부행장보를 거치지 않고 부행장으로 ‘깜짝’ 승진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진 내정자는 2020년 글로벌 순익 비중을 2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CEO”라고 말했다.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은 금융계에서 손꼽히는 ‘중국통’이다. 2001년 홍콩지점 부지점장을 시작으로 15년간 중국에 근무하며 하나금융의 지린은행 투자를 이끌었다. 2014년 하나은행 중국법인 대표를 맡은 뒤 하나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과 하나금융지주 글로벌 총괄부사장을 지냈다. 지 행장이 법인장으로 근무하는 동안 하나은행 중국법인의 순이익은 2015년 205억원에서 2017년 373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중국 선양지점장으로 근무할 때 새벽 4시 차를 몰고 베이징으로 달려가 예비 고객들을 만난 뒤 한밤중에 돌아오는 일을 1년간 반복했다는 지 행장의 일화는 유명하다”고 전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도 미국 LA지점장, 글로벌사업본부 집행부행장 등을 거친 국제통이다. 해외 기업설명회를 통역 없이 직접 진행할 정도로 영어에도 능숙하다. 2017년 우리은행장 취임 후 지난해 캄보디아 WB파이낸스 등을 인수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국제 감각까지 키운 영업의 강자들

영업통 은행장들도 주특기인 영업 능력을 바탕으로 국제통 행장들과 실적 대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도진 기업은행장, 허인 국민은행장,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각자 조직에서 영업으로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김 행장은 인천 원당지점장 근무 시절인 2008년 전국 700여 명 지점장 가운데 1등 지점장에 뽑혔다. 그는 하루 평균 4개 공장에 영업을 다닌 것으로 유명하다.

허 행장은 대기업부 부장, 동부기업금융지점장, 삼성타운대기업금융지점장 등을 지낸 기관영업 전문가다. 그는 영업그룹 대표를 맡아 2017년 경찰청 협약 대출 사업권을 인수했다. 지난해는 국민은행 최초로 서울 노원구, 광진구 구금고 운영권을 따내기도 했다.

이 행장 역시 지역영업본부장을 연달아 맡아 실적이 만년 꼴찌였던 경기, 서울을 전국 순위권으로 올려놨다. 이 행장은 영업 실력을 인정받아 부행장을 거치지 않고 농협상호금융 대표로 파격 승진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은행을 1년 넘게 이끈 영업통 은행장들도 국제적 감각을 키워 국내외에서 은행 간 치열한 실적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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