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그룹 재도약 원년' 선포했지만…회계쇼크가 '발목'

입력 2019-03-28 17:50  

물러나는 박삼구 회장

2002년 회장 취임…한때 재계 7위
2006년 대우건설·2008년 대한통운
인수 후유증 끝내 극복 못해



[ 김보형/박상용 기자 ] 28일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직을 내려놓고 퇴진한 박삼구 회장(74)은 금호그룹 창업주인 고(故) 박인천 회장의 3남이다. 형인 고 박성용 회장과 고 박정구 회장에 이어 2002년 9월 제4대 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박삼구 회장 취임 이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순풍에 돛을 단 것처럼 잘나갔다. 2006년 11월 시공능력평가 1위 건설회사인 대우건설을 6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2008년 3월엔 물류업계 1위 대한통운을 4조1040억원에 사들였다. 10위권을 맴돌던 재계 순위(자산 기준)는 7위로 상승하며 ‘10대 그룹’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산업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에서 3조원을 차입한 게 화근이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건설업이 부진에 빠졌다. 결국 2009년 6월 대우건설 재매각을 발표했다. 박 회장은 한 달 뒤인 7월 경영 책임을 지고 명예회장으로 일선에서 물러났다.

대우건설 매각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주력 계열사인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까지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이른바 ‘형제의 난’이 벌어지기도 했다. 박찬구 회장이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사들이자 박삼구 회장은 동생을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를 계기로 2010년부터 박삼구 회장이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 등 항공건설운수 부문을, 박찬구 회장이 금호석유화학 등 석유화학 부문을 나눠 경영하는 분리 경영에 들어갔다.

박삼구 회장은 금호렌터카와 대한통운 등 알짜 계열사를 매각한 뒤 2010년 11월 총수가 아니라 전문경영인으로 복귀해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다. 워크아웃에 따른 금호산업 등 주요 계열사 감자(자본금 감축) 등으로 개인 지분이 없는 상태였다. 그는 이후 그룹의 모태인 금호고속까지 매각하고 3000억원이 넘는 사재도 출연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2015년 채권단으로부터 모기업인 금호산업을 되찾았다.

그는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자신이 첫 삽을 떴던 서울 신문로 그룹 빌딩을 매각했다. 지난 1월 공평동 신사옥(센트로폴리스빌딩)으로 회사를 옮기면서 올해를 그룹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았다. 박 회장은 1월 신년사에서 “지난 9년간의 어려운 시기를 극복했고, 지난 1년간의 뜻하지 않은 시련도 극복했다”며 “올해부턴 새로운 그룹 사옥에서 새로운 역사를 시작해 나가자”고 직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김보형/박상용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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