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 미 국채 장단기 금리가 역전돼 국제 금융시장은 홍역을 앓았습니다.
3개월물과 10년물간 금리 역전을 놓고 “침체 신호다”, “아니다” 논쟁도 많았습니다.
지난 29일 문제가 순식간에 해소됐습니다.
이날 아침 급작스레 뉴욕 채권시장에서 3개월물 등 단기물 금리가 급락하고, 10년물 등 장기물은 올라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없어진 겁니다.
3개월물은 0.034%포인트나 떨어져 2.403%가 됐고, 10년물은 0.018%포인트 상승해 2.407%가 된 겁니다.

이는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이날 아침 악시오스 인터뷰를 통해 “Fed가 '즉각'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리길 원한다”고 밝힌 직후입니다.
커들로 위원장은 “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을 되풀이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그런 생각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Fed가 보유자산 축소도 중단하기를 바랄 것이다. 나도 그 견해에 동의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시장에선 그동안 Fed가 당분간 '참을성'을 보인뒤 하반기에나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관측해왔습니다.
그런데 커들로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 뜻이라면서 '즉각'이란 단어를 쓰자, Fed가 상반기에도 금리를 내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겁니다. 이는 3개월물, 그리고 6개월물 금리까지 끌어내렸습니다.
커들로 위원장은 파문이 커지자 CNBC에 출연해 '즉각'이란 표현은 잘못 인용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이 말엔 별 반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시장은 커들로 말고도 또 다른 이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새 Fed 이사로 지명한 보수 경제평론가 스티븐 무어입니다.
무어는 지난 26일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기준금리를 즉각 0.5%포인트 인하해야 한다”며 “Fed가 지난해 9월과 12월 금리를 올린 일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밝혔습니다.
바로 커들로 위원장이 한 말과 똑같습니다. '즉각'이라는 말도 들어갔구요.
일부에선 1명의 이사가 바뀐다고 Fed의 결정이 뒤집어지진 않을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무어가 취임하면 그의 Fed 내부 역할이 미미할 것으로 보는 건 잘못일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게다가 지금 Fed 의장이 누구입니까. 시장 하락+트럼프 압력에 석달만에 모든 결정을 뒤집은 제롬 파월입니다.
커들로와 무어가 똑같은 발언을 사흘만에 반복한 건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커들로도 "트럼프 대통령 견해"라고 밝혔구요,
트럼프 대통령은 커들로 인터뷰가 나간 뒤“Fed가 실수로 금리를 올리지 않고, 터무니없는 시점에 양적긴축을 하지 않았다면 3.0% 국내총생산(GDP)이나 증시는 모두 훨씬 높아졌을 것이고 세계 시장은 훨씬 나은 상황에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위해 본격 압박작전을 시작한 것 같습니다. Fed의 '참을성'을 오래 두고 보겠다는 자세가 아닙니다.
지난 주 장단기 금리 역전으로 침체 논란이 일자 가장 먼저 ‘참을성’을 잃은 게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가 합니다. 트럼프는 내년 11월 재선을 앞두고 경기 부양을 위해 파월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생각인 듯합니다.
그럴 수 밖에 없지요.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에 재선되지 않으면 감옥으로 직행할 가능성이 큽니다. 로버트 뮬러 특검 얘기가 아닙니다. 트럼프는 마이클 코언 압수수색에서 나온 은행 대상 재무재표 조작, 트럼프오거니제이션 경영, 탈세 등 10여건 이상에 대해 뉴욕주와 뉴욕시 검찰에 의해 조사받고 있습니다.
이건 사면도 안됩니다. 연방 범죄는 대통령 사면 대상이지만, 주나 시에서 기소되면 대통령이 사면할 수 없습니다. 이에 따라 월가 일부에선 올해 말 트럼프가 재산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사퇴할 것이란 관측까지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가장 '만만한' 파월부터 손을 보기로 한 것 같습니다.
과연 파월 의장은 견딜 수 있을까요. Fed는 곧 금리를 내릴까요.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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