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광 회장 "고객과 직원에게 행복 전파하기 위해 미술관 운영하죠"

입력 2019-04-04 18:06  

'거인'전서 예술경영론 밝힌 안병광 유니온약품 회장

서울미술관서 오는 28일까지
김환기·정상화 등 작품 전시



[ 홍윤정 기자 ] “대중이 미술을 쉽게 느끼도록 하자는 게 우리 미술관의 모토입니다.”

미술을 공부한 적 없다는 안병광 유니온약품 회장(62)은 2012년 서울 부암동에 지은 서울미술관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흥선대원군 별장인 석파정 인근에 서울에서 가장 큰 부지(4만6000㎡)를 가진 미술관을 세웠다. 올초에는 신관 M2를 새로 열었다. 4일 서울미술관에서 만난 그는 “미술관 설립자가 아니라 한 명의 관객으로 봐달라”며 “앞으로도 관객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전시를 열어 나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안 회장은 유명 미술품 컬렉터로 잘 알려져 있다. 2010년 서울옥션 경매에서 이중섭의 ‘황소’(1953)를 35억6000만원에 사들이면서 화제가 됐다. 1983년 제약회사 영업사원 시절에 비를 피하려고 들어간 인사동 액자집에서 ‘황소’의 복제품을 본 것이 미술품 수집의 계기였다. 신관 개관 기념전 ‘거인’(4월28일까지)에 전시된 김환기 작가의 ‘십만개의 점 04-VI-73 #316’도 그의 주요 소장품 중 하나다.

‘거인’전 기획은 안 회장이 직접 도맡아 했다. 그가 평생 수집한 500여 점의 작품 중 엄선했다. 낮은 조도로 차분하게 꾸민 전시관에 김환기, 서세옥, 정상화 작가 등 한국 근현대 유명 화가들의 대형 회화와 이천도예명장 권영배 씨의 달항아리를 걸었다. 그가 전시 기획에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서울미술관 개관전은 물론 2013년의 ‘The Hero-우리 모두가 영웅이다!’에도 그의 손길이 닿았다. 그는 “이번 개관전을 마지막으로 전시 기획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며 “직원들이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도우며 든든한 뒷언덕으로 남겠다”고 말했다.

안 회장의 본업은 의약품 유통업이다. 제약회사 최말단에서 시작해 6개 계열사를 둔 의약품 도매기업 유니온약품을 일군 신화의 주인공이다. 그는 “본업은 미술이 아니다”면서도 “1주일에 한두 번은 꼭 미술관을 둘러본다”고 말했다.

유니온약품 본사에도 그의 ‘예술사랑’의 흔적이 많다. 회사 곳곳에는 그가 수집한 각종 판화가 걸려 있다. 직원들에게 별도의 예술 교육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사무공간에 자연스럽게 예술적 분위기가 스며들도록 했다. 그는 “경영활동으로 돈을 벌 수는 있어도 미술관을 세우겠다고 결심하는 건 정말 힘든 일”이라며 “기업이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다는 데 대한 직원들의 자부심이 크다”고 강조했다.

안 회장에게 서울미술관은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그는 “미술관 운영은 고통”이라는 의외의 답을 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전시를 위해 많은 고민과 노력이 들어갑니다. 한국 사람들은 늘 새로운 전시를 원해요. 새로운 전시를 기획하는 건 항상 고통이죠. 게다가 이 큰 미술관과 귀중한 작품들을 유지하려면 늘 걱정을 달고 살아요. 그래도 행복합니다. 전시를 보고 행복해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면 그 기운이 저에게도 전달되니까요.”

서울미술관은 이달부터 새로운 시도를 시작했다. 표 한 장(1만1000원)으로 한 달간 무제한으로 미술관을 관람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안 회장은 “대중들이 미술관 방문에 부담감을 느끼지 않았으면 하는 시도”라며 “예술이 대중에게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작지만 조약돌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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