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내면의 행복만이 진리 아냐…즐거움은 밖에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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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4-25 17:23   수정 2019-05-25 00:30

[책마을] 내면의 행복만이 진리 아냐…즐거움은 밖에서 온다

조이풀

잉그리드 페델 리 지음 / 서영조 옮김
한국경제신문 한경BP
402쪽 / 1만7000원



[ 윤정현 기자 ]
1929년 처음 막을 올린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장소는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 있는 루스벨트호텔이었다. 참석자들은 샴페인을 마시면서 탁자에 둘러앉아 시상식을 즐겼다. 그로부터 15년 후 시상식 무대는 극장으로 옮겼다. 1953년부터는 방송에서 중계도 시작했다. 무대와 객석은 그에 맞췄다. 파티 같았던 시상식은 하나의 공연이 됐다. 광고가 나가는 시간이 되면 사람들은 우르르 일어나 움직였다. 수상자를 발표하면 상을 못 받은 배우들이 먼저 자리를 떴다. 행사는 어수선했고 어느새 객석은 절반만 차 있기도 했다.

2008년 아카데미 시상식의 세트 디자인을 맡게 된 미국 건축가 데이비드 록웰은 무대 앞 오케스트라석부터 없앴다. 대신 객석을 만들었다. 관객이 시상식의 주인공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무대 앞부분은 둥글게 디자인했고 좌석은 동심원 모양으로 퍼지게 제작했다. 무대와 가까워진 관객이 축제의 중심에 있었다. 모두가 함께하는 축하의 분위기에 이끌려 더 많은 스타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무대 디자인에서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었다.

《조이풀》을 쓴 잉그리드 페델 리는 록웰의 이야기를 들어 “감정은 전염성이 있고 ‘즐거움’은 더 그렇다”는 것을 강조한다. 세계적인 디자인회사 IDEO에서 디자인 디렉터로 일했던 저자는 지난해 즐거움을 주제로 한 테드(TED) 강연으로 이름을 알렸다. ‘즐거움이 숨어 있는 곳과 찾아내는 법(Where joy hides and how to find it)’이라는 제목의 13분짜리 강연과 이 책의 핵심은 같다. 다만 책엔 훨씬 다채로운 즐거움의 영역과 풍성한 사례가 담겨 있다.

저자는 “우선 즐거움을 얻는 대상을 정신적인 것으로 한정하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명상을 하고 마음의 안정을 취하며 집착을 버리고 욕망에서 벗어나는 것만 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책은 그런 내면의 행복을 좇느라 눈에 보이는 주변 세계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는다. 물질에서 진정한 즐거움을 찾아낼 수 있다. 그것은 부끄럽거나 숨길 것이 아니다.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는 “즐거움은 형태가 없고 추상적이라는 고전적인 생각은 틀렸다”며 “즐거움은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인생이 바뀌었다”고 서술한다.

구체적인 실체로 존재하는 즐거움, 그것을 찾으려는 본능을 따라가는 과정을 열 가지 즐거움의 미학으로 풀어놓는다. 저자는 각 장에 에너지와 풍요, 자유와 조화, 놀이와 놀라움, 초월과 마법, 축하와 재생이라는 즐거움의 이름을 붙였다.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단어들이지만 마음을 흔드는 빛과 색부터 자연 속에서 누리는 풍경, 리듬과 패턴의 매력, 모여야 즐겁고 나눌수록 커지는 축하의 순간까지 생생하고 다양한 사례가 즐거움의 윤곽을 뚜렷하게 드러낸다. ‘진짜 중요한 것은 물질적 풍요가 아니라 감각적 풍요’ ‘구름이 즐겁게 느껴지는 건 가벼워 보이기 때문’이라는 구문들도 공감으로 와닿는다. 저자는 “즐거움은 우리의 무의식에 말을 걸고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 안의 최선을 이끌어낸다”며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더 많은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음을 일깨운다.

일단 책을 덮고 다음 질문에 답을 해보자. 하루를 마치고 집에 들어설 때 어떤 감정이 느껴지는가. 당신이 아는 가장 즐거운 사람은 누구인가. 가장 최근에 진정한 즐거움을 느낀 순간은 언제인가. 당신의 직장에서 크게 소리 내 웃어본 적이 있는가. 당신은 무슨 활동을 할 때 가장 즐거운가. 집에서 가까운 곳에 당신에게 행복을 주는 장소가 있는가. 저자는 말한다. “모든 인간은 즐거움을 느끼는 능력을 갖고 태어난다. 불이 켜지지 않았더라도 즐거움의 불씨는 우리 안에 있다.” 책이 그 불씨를 찾아가는 길을 안내한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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