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서 몰래 인슐린 주사 놓는다고?…'1형 당뇨' 앓는 아이, 부모 믿음과 지지가 필수

입력 2019-05-03 16:43  

소아당뇨로 불리는 1형 당뇨

수시로 혈당 확인하고 주사
자존감 떨어져 우울증 호소
긍정적 사고 갖도록 도와줘야



[ 이지현 기자 ] 국내 당뇨병 환자는 5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 10명 중 1명 정도가 당뇨병을 앓고 있다는 의미다. 음식을 먹으면 췌장은 세포에 들어온 포도당량에 따라 인슐린 호르몬을 분비한다. 인슐린이 혈액 속 포도당을 에너지로 바꿔주기 때문이다. 인슐린이 만들어지지 않거나 에너지 전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당뇨병이다.

당뇨병은 혈액 속 혈당 수치로 진단한다. 식사 전 8시간 정도 공복을 유지한 상태에서 혈당이 126㎎/dL 이상이거나 식사를 한 뒤 혈당이 200㎎/dL 이상일 때 혹은 당화혈색소 수치가 6.5% 이상일 때 당뇨병 진단을 받는다. 이영준 고려대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당뇨병은 크게 인슐린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생기는 1형 당뇨와 인슐린 저항성 때문에 인슐린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생기는 2형 당뇨, 임신성 당뇨 등으로 나눌 수 있다”며 “이 중 1형 당뇨병은 주로 소아 청소년기에 발생해 소아당뇨로도 불린다”고 했다.

1형 당뇨병은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면역체계가 인슐린을 생성하는 췌장의 베타 세포를 공격해 인슐린을 만들지 못하게 된 환자가 많다.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분류된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생긴 항체 때문에 췌장이 파괴돼 1형 당뇨병이 생기기도 한다. 1형 당뇨병이 있으면 혈당이 증가한다. 180㎎/dL를 넘으면 당분이 소변으로 배출된다. 이때 수분도 같이 빠져나가 소변량이 증가하고 자다가 일어나 소변을 보는 다뇨증상을 호소한다. 소변으로 당 성분이 많이 배출되면 몸은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 갈증을 느낀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음식 속 에너지원인 당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배출하기 때문에 에너지원으로 몸속 단백질을 사용하게 된다. 이 때문에 체중이 줄고 자꾸 음식을 찾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 교수는 “1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소아청소년은 잘못된 식습관이나 운동부족 등 생활습관에 문제가 있어 당뇨에 걸린 것으로 오해받을 때가 많다”며 “그러나 1형 당뇨병은 건강하게 지내다 갑자기 발병할 때가 많다”고 했다.

1형 당뇨병은 평생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이다. 몸속에서 인슐린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매일 여러 차례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 혈당 기복이 심해 혈당을 자주 측정해야 한다. 알맞은 식사와 적절한 운동도 중요하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면 정상생활을 할 수 있다. 1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성장기 학생이라면 당을 천천히 올리는 복합 탄수화물, 불포화 지방산, 섬유소 등을 식단으로 구성해야 한다. 정해진 시간에만 간식을 먹고 짧은 시간에 혈당이 오르는 밀가루, 인스턴트 식품은 삼가야 한다. 적당한 운동은 포도당 흡수를 도와준다. 혈당을 낮추고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도 도움된다.

아이들에게 많은 1형 당뇨병은 관리가 쉽지 않다. 나이가 어려 질환을 이해하는 것부터 어려움을 겪는다. 수시로 혈당을 확인하고 주사를 맞는 것도 마찬가지다. 학교에는 적당한 투약 장소가 없기 때문에 친구들 시선을 피해 화장실에서 몰래 주사를 맞는 학생도 많다. 이 때문에 자존감이 떨어지고 우울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부모의 믿음과 지지가 중요한 이유다. 이 교수는 “아이가 지치거나 좌절하지 않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며 “학교에서도 인슐린 주사를 맞을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고 아이에게 저혈당 등 응급상황이 생겼을 때 적절한 조치를 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또래 당뇨 환자와 어울려 교육받는 당뇨 캠프 등도 도움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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